고래를 위하여
고래를 위하여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5.05.04 1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태동의 여행과 상념 | 울산광역시 울산박물관과 울산대공원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울산에 내려오는 이야기의 한 축은 고래다. 고래의 도시 울산의 역사와 생활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울산박물관을 돌아보고 박물관 바로 옆에 있는 울산대공원을 산책한다. 울산대공원은 울산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곳이다. 

 

▲ 울산박물관 전시장에 있는 반구대암각화 모형.

고래사냥
울산박물관 본관 정문 옆 벽에 울산에서 유명한 여행지 중 한 곳인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를 본떠 새긴 조각을 볼 수 있다. 

이 조각은 실제 반구대암각화가 있는 곳을 향해 배치됐다. 조각 아래에 있는 ‘투영못’은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을 상징하는데 벽에 새긴 반구대암각화가 물에 비친다. 

박물관 로비에도 반구대암각화 탁본이 있다. 박물관 전시관에서 여행자를 처음 반기는 것도 반구대암각화를 재현한 전시품이다. 

그렇다면 반구대암각화란 무엇일까? 반구대암각화는 태화강 상류 대곡리 골짜기에 있는 선사시대 유적이다.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포경유적으로 1971년 12월25일 발견 했다. 세계에 암각화는 많이 있지만 고래, 동물, 사람, 도구 등 약 300점이 새겨져 있는 암각화는 반구대암각화 뿐이다. 

여기에 새겨진 그림은 수십 점의 고래 그림을 비롯해서 거북이, 물고기, 호랑이, 멧돼지, 사슴, 배를 타고 고래를 사냥하는 모습, 그물, 울타리 등이다. 

고래와 관련된 또 다른 전시품 중 눈에 띄는 것은 동물의 뼈로 만든 화살촉이 박힌 ‘고래뼈 화석’이다. 

▲ 동물뼈 화살촉이 박힌 고래뼈 화석.

이 화석에서 발견된 화살촉은 사슴의 발가락뼈로 만들었다. 이 화석이 발견됨에 따라 신석기 시대 사람들도 고래 사냥을 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이 밖에 박물관에는 선사시대,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근현대의 울산 역사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전시품이 있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울산 태화사지 12지상 사리탑(보물 제441호)’이다. 이 사리탑은 1962년 태화동의 반탕골에서 발견됐다. 태화사는 643년(선덕여왕 12)에 자장이 창건한 절이다.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안했다. 탑신이 종 모양인 것과 탑 표면에 12간지의 주인공인 12마리의 동물을 돋을무늬로 새긴 것이 특징이다. 

산업의 도시 울산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산업전시관은 울산이 산업도시로 성장하게 된 역사와 울산의 산업 현황도 파악할 수 있다.

 

▲ 호수.

울산대공원 동문에서 정문까지
울산박물관 바로 옆에 울산대공원 동문이 있다. 햇살 따듯한 봄날 동문에서 정문까지 산책하기 좋다. 정문 부근에 있는 큰 연못을 끼고 돌면 길은 남문으로 이어진다. 

울산대공원은 울산의 여러 여행지 가운데 울산 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곳으로 2009년 제6회 아시아태평양 조경가협회 조경계획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울산대공원 동문으로 들어가면 울산대종이 여행자를 반긴다. 울산대종은 높이 3.78m, 무게 21톤 규모다. 

느티나무가 있는 산책길을 걷다보면 자연학습원, 잔디광장 등을 지나 정문 부근에 있는 큰 연못에 이르게 된다. 

 

▲ 나비원에는 다양한 식물도 있다.

나비원 장미원 동물원이 모여 있는 곳
울산대공원 동문~정문 구간이 산책하기 좋은 곳이라면 남문 부근 나비원과 곤충생태관, 파충류관, 동물원 등이 모여 있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나비원은 나비 번데기를 형상화한 건축물이다. 로비에는 세계의 다양한 나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나비표본을 전시했다. 여러 나라의 나비 가운데 페루의 나비가 눈에 띈다. 꽃 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나비 날개의 문양과 색감에 마음을 빼앗겨 한 참을 바라본다. 

나비의 생태를 알려주는 전시품들을 보고 살아 있는 나비가 날아다니는 곳으로 들어간다. 다양한 식물 사이를 날아다니는 나비의 날갯짓이 명랑하다. 

동선을 따라 움직이면 발길은 곤충생태관에 닿는다. 곤충생태관에서 여행자를 처음 반기는 것은 귀엽게 생긴 살아 있는 우파루파다. 

우파루파는 멕시코 소치밀코호수에 서식하는 희귀 도룡뇽이다. 국제적멸종위기종으로 세계자연보호연맹에서 심각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고 보호하고 있는 동물이다. 수백 종의 곤충표본과 살아 있는 곤충 10여 종이 있다. 

곤충생태관을 보고 다시 나비원으로 들어가서 파충류를 볼 수 있는 파충류관을 돌아보고 밖으로 나와서 장미원과 동물원으로 향한다. 

장미원은 독일의 ‘아이스버그’, 프랑스의 ‘녹아웃’과 ‘쥬빌레 듀 프린스 드 모나코’, 미국의 ‘제미니’와 ‘오클라호마’ 등 263종 5만5000 그루의 장미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동물원으로 들어가면 흑고니, 원앙, 캐나다기러기, 오리, 거위 등이 있는 물새전시장이 처음 나온다.

청공작, 백공작, 은계, 긴꼬리꿩, 황금계, 금계 등 색이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조류를 볼 수 있는 색동새전시장도 인기가 많다. 공작이 날개를 펼치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본다. 

▲ 울산대공원 동물원에 있는 미어캣.

일본원숭이도 인기지만 어린왕자에 나오는 사막여우와 귀여운 미어캣 우리 앞에 아이들이 모였다. 

동물원까지 다 돌아본 뒤 정문으로 가다보면 ‘소원돌’을 만난다. 소원을 빌고 소원돌을 돌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 장태동 기자

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