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건조, “나보다 많이 해본 사람 한국에는 없을 것”
목재건조, “나보다 많이 해본 사람 한국에는 없을 것”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5.04.23 2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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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시스 안철면 대표의 결코 건조하지 않은 파란만장 목재 건조 이야기

[나무신문] 최근 목재시장에서 목재의 규격과 품질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목재가공의 기본인 건조 또한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991년 삼익악기에 입사해 악기재의 ‘핵심’ 목재건조를 총괄하면서 잔뼈가 굵은 ‘목재건조 설비의 달인’ 우드시스(http://blog.naver.com/ws7417) 안철면 대표를 만나보았다. - 편집자 주

▲ 우드시스 안철면 사장.

우드시스는 어떤 회사인가

우드 앤 우드워킹 시스템, 목재와 목재가공기계의 줄임말이다. 작명하는데만 7년이 걸렸다.(웃음) 지금은 목재 건조설비와 목재 탄화설비를 중점으로 설계, 시공하고 있다.

설비에 대해 더 설명해 달라

건조설비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상부 송풍형 열기 건조실을 주로 하고 있다. 이 설비의 장점은 균일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비교적 빠른 시간에 건조시키면서도 건조목의 품질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 시장에서는 보통 후부 송풍형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 설비는 열기가 목재에 직접 닿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채택하고 있는 상부 송풍 방식은 열기가 나무에 직접 닿지 않고 건조실을 완전히 한 바퀴 돌기 때문에 품질이 매우 균일하게 나온다. 여기에 특별히 세팅된 프로그램에 의해 열기의 방향이 수시로 바뀌는 것도 우리 시스템의 노하우다.

탄화설비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탄화목 생산설비 또한 유럽형 상부 송풍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탄화목 생산도 역시 온도가 균일하게 전달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균형이 깨지면 이색(異色)과 같은 문제가 생기게 된다.

탄화설비는 2004년부터 개발을 시작해서 2006년 국내 최초로 태영팀버에 대용량 탄화설비를 납품했다. 이 설비는 탄화는 물론이고 고온 및 중온 건조를 모두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건조설비 규모와 운용 방식은

지금 주로 하고 있는 설비 규모는 40~70㎥까지다. 주문에 따라서는 5~200㎥까지도 설치가 가능하다. 설치기간은 50㎥ 용량(이하 같은 기준)을 기준으로 했을 때 3개월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핵심부품 중 하나인 팬을 미리 수입해 놓을 생각인데, 이렇게 되면 설치기간을 한 달로 줄일 수 있다.

규모는 폭 5미터와 길이 10미터 정도를 잡으면 된다. 연료는 대부분 전기열교환기를 쓰지만 상황에 따라서 LPG, LNG, 화목, 펠릿 등 보일러를 사용할 수도 있다.

건조설비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들었다(웃음)

1991년 삼악악기 기술개발부에 입사해 목재개발 업무를 배웠다. 그러다가 건조를 본격적으로 접한 것은 93년 중국 하얼빈삼익악기에서다. 당시 하얼빈삼익악기에는 50㎥짜리 건조실이 10동 있었는데, 이것을 담당하면서 목재건조를 접하게 됐다. 한국과 하얼빈을 오가며 본사 30개 동 건조설비도 함께 관리했다.

이때 목재 건조 스케줄 표준화 작업을 총괄하면서 365가지 수종의 건조 스케줄을 개발해, 관리 표준화 매뉴얼을 완성했다. 아마 한국에서 나보다 더 많은 수종의 목재를 건조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웃음)

건조 경험을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94년부터 96년까지는 인도네시아 삼익악기에서 근무했다. 이때에는 월 1만㎥의 원목입고와 8500㎥의 제재를 관리했다. 인도네시아에는 당시 29개동의 건조실이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보통 한달에 1950㎥의 건조목이 생산됐다.

96년 삼익악기 본사로 복귀해서 2002년까지 근무했는데, 이때에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을 다니면서 건조 관리를 했다. 또 중국의 동북3성에 산재해 있는 외주업체들의 건조기술 지도업무를 담당했다. 그리고 2003년 ‘드디어’ 우드시스를 창업했다.(웃음)

건조업무와 건조 설비는 다르지 않나

93년 당시 삼익악기는 건조설비를 이전하면서 문짝만 빼고 다 교체하는 작업을 했다. 이때부터 건조설비의 설계와 설치까지 담당한 것이다. 진짜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게 바로 목재 건조 설비다.(웃음)

악기재는 변형오차가 1/100 이내이어야 할 정도로 건조가 중요한 부분이다. 당시의 삼익악기 건조 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이었다.

설치비용이 궁금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일본과 뉴질랜드에서 들여온 설비가 있는데, 이들 제품에 비해 1/2이나 많게는 1/3 수준의 비용이면 충분히 설치가 가능하다. 물론 성능은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다. 그게 바로 20년의 노하우다.(웃음)

주요 납품현황

2004년 경기 파주 보성목재 목재건조설비(지게차 입출로 방식) 40㎥ 2동

2004년 중국 하얼빈 삼익악기 유한공사 목재건조제어기 수리(incomac 제어기 10기)

2006년 인제군청 목재고열처리탄화설비(국내최초-소형)

2007년 인천 신대림제재소 목재건소설비/열처리소독 겸용(레일 입출로 방식) 20㎥ 1기

2009년 인천 태영팀버 건조/고열처리탄화설비 10㎥ 1기(국내최초-대형)

2010년 인천 창대목재 목재건조설비(지게차 입출로 방식) 70㎥ 2동

2011년 인도네시아 삼익악기 목재건조 및 관리표준 컨설팅(6개월)

2012년 인도네시아 오즈 기타(GUITAR) 목재건조 및 관리표준 컨설팅(현재 진행 중)

2014년 인천에 50㎥ 목재건조설비 설치

2015년 부산에 50㎥ 3동 목재건조설비 설치하고 한 동 추가 설치 준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