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은 살아있다
전시관은 살아있다
  • 나무신문
  • 승인 2015.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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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의 여행과 상념 | 대전 국립중앙과학관과 천연기념물센터

▲ 천연기념물 센터 외관.
대전에 가면 재미있는 전시관이 두 곳 있다. 국립중앙과학관과 천연기념물센터가 바로 그 곳이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우리들 옆에서 벌어지는 일상생활 속에 숨겨진 과학의 원리를 실험기구와 기계장치를 통해서 재미있게 알아보도록 했다. 눈으로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만져보고 실험도 해보고 실험기구에 들어가 체험도 할 수 있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여러 전시관을 돌아보며 각종 체험을 즐기고 있으면 1~2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천연기념물센터는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희귀한 천연기념물들에 얽힌 이야기도 재미있다.

 

▲ 국립중앙과학관 상설전시관 내부에 전시된 트리케라톱스.
이상하고 신기한 과학 나라
코리올리효과를 아시나요? 상대방을 향해 공을 던지면 공이 똑바로 나아가지 않고 한쪽으로 휘어져서 나가는 것을 코리올리효과라고 하는데 그런 현상을 체험할 수 있는 ‘코리올리의 방’이 국립중앙과학관에 있다.

이름만 들으면 딱딱하고 재미없는 과학이론이 가득할 것 같은 국립중앙과학관의 실상은 신기하고 재미난 것들로 가득하다.

창의나래관에 가면 9대의 센서가 사람의 움직임을 인식하여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볼 수 있는 모션캡쳐 체험을 할 수 있다. 12m 대형 화면에서 디지털콘텐츠를 조종하고 인터랙티브게임을 즐기는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과학 원리를 몸으로 느껴본다.   

자기부상열차 체험시설도 있다. 해설가의 안내로 자기부상열차의 원리를 이해하고 자기부상열차가 떠오르는 모습도 볼 수 있으며 실제로 과학관역과 엑스포역 사이 995m 구간을 운행하는 자기부상열차를 타볼 수 있다.

7살 이하 어린이를 위한 ‘꿈아띠체험관’도 운영한다. 인체와 자연,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꾸몄다. 놀이시설도 있다.

▲ 국립중앙박물관 외부.
천체관도 인기다. 천체관은 밤하늘 별자리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곳이다. 23m 돔투영관에서는 실제 밤하늘을 재현해서 각 계절에 볼 수 있는 별자리를 그리스로마신화 등의 이야기와 연관시켜 설명한다. 또한 태양계 행성에 대해 알아보는 등 행성, 별, 우주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우주체험관에는 우주정거장 내부 모형을 통해 우주정거장에서 이루어지는 의식주 생활을 살펴보는 코너가 있다. 우주공간에서 필요한 방향감각을 익히기 위한 훈련장치에서 고안한 우주유영체험 장치는 색다른 체험을 선물한다. 로켓이 발사될 때 혹은 전투기가 날아갈 때는 평상시 지구에서 받는 중력의 몇 배에 해당하는 중력을 느끼게 된다. 그런 중력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체험시설도 있다.  

상설전시관은 재미있고 신기한 체험을 통해 여러 과학 원리를 쉽게 터득할 수 있는 곳이다. 큰 원형 레일에 설치된 자전거페달을 밟아 구심력과 원심력의 원리를 알아보는 원심력자전거, 15도 정도 기운 방안에서 귀의 특정 기관과 시각의 신호가 달라 어지러움과 멀미를 느끼게 되는 멀미의방, 공기대포, 플라즈마유리구, 도르레, 만화경 등 관람하는 사람이 직접 전시품을 작동하여 과학 원리를 체험하게 되는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상설전시장 입구에는 조선의 최신병기인 신기전을 전시하고 있으며 야외전시장에 가면 전투기와 탱크 나로호 모형 등을 볼 수 있다.

 

▲ 천연기념물센터에 있는 문경 존도리 소나무.
전시관으로 들어온 존도리소나무
달성의 측백수림이 천연기념물 제1호로 지정된 이후 지난 2014년 4월까지 모두 454건의 천연기념물이 지정됐다.

천연기념물센터는 독수리 두루미 수달 등의 동물박제와 존도리소나무 등 식물표본, 공룡알과 공룡발자국 등 화석, 어름치 황쏘가리 등의 살아 있는 천연기념물을 전시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것도 있다.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존도리소나무다. 경북 문경시 존도리에 있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소나무가 주변 환경 탓에 말라죽어서 2006년에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됐었다.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소나무를 천연기념물센터로 옮겨왔다. 이 나무는 높이가 7.3m, 가지의 폭이 22m 정도로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자태였지만 전시실 안에 전시하기 위해 줄기와 가지의 일부를 잘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웅장하면서도 넓게 뻗은 소나무의 자태에서 상서로운 기상이 느껴진다.

박제된 매를 공중에 매달아 놓은 곳도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행해졌던 매사냥에 대해 알아보는 곳이다. 자료에 따르면 삼국시대부터 매사냥을 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는 매를 사육하고 매사냥에 관한 일을 맡아보는 응방이라는 관청도 있었다. 매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사냥하는 매를 송골매라하고 새끼부터 길들인 매를 보라매라고 했다. 고려시대에는 매사냥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매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생겼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매 꼬리에 시치미를 달아서 누구의 매인지 알아볼 수 있게 했다. 그런데 시치미를 떼어버리면 누구의 매인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지금도 쓰고 있는 ‘시치미를 뗀다’라는 표현이 여기에서 유래됐다고 전한다.  

독수리가 서로 싸우고 있는 장면을 연출한 독수리 박제도 있는데, 박제임에도 그 눈빛과 몸동작에서 살아 있는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살아 있는 천연기념물도 볼 수 있다. 천연기념물 제190호 황쏘가리는 그 빛깔이 황홀하다. 황금색을 띠고 있는데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강유역에서만 발견되는 희귀종이다.

천연기념물 제259호인 어름치가 무리지어 산다. 금강이나 한강 등에 서식하는 어름치는 알을 보호하기 위해 모래와 자갈로 5~8cm의 탑을 쌓는다. 남생이도 볼 수 있다.

독도 모형도 있고, 독도의 영상물을 통해 독도의 지형과 생물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화석과 암석, 동굴의 표본 등도 전시됐다.


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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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