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숭례문에 금강형 소나무만 이용해야 하나요?
왜 숭례문에 금강형 소나무만 이용해야 하나요?
  • 나무신문
  • 승인 2014.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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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100문 100답 | 5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팀

 

▲ 송지채취, 산불 등으로 상처 입은 소나무(사진제공 : 국립산림과학원 조재형 박사)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숭례문 복원과정에 여러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그 중 하나가 숭례문 복원에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부재는 목재이며 여기에 이용된 것이 바로 금강형 소나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한대로 왜 숭례문복원에 금강형 소나무만 사용해야 하는 것일까? 그 답은 여기에 있다.

본래 숭례문의 구성 부재들이 금강형 소나무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2012년 7월27일 시행된 문화재보호법 제3조에 의거한 문화재보호의 기본원칙에서 문화재 보존·관리 및 활용은 원형유지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또한 유네스코 산하 ICOMOS(국제사적위원회) 헌장에는 역사적 목재 건축물의 보존을 위한 원칙으로 새 구성재, 또는 일부 구성재는 동일한 수종의 목재 또는 적절하다면 교체되는 구성재와 같은 품질의 목재로 만들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금강형 소나무를 이용해야 한다. 또한 숭례문뿐만 아니라 다른 목조 문화재들도 소나무로 되어 있는 것들이 많아 수리와 복원에 가장 중요한 나무이다.

그러나 현실은 질 좋은 금강형 소나무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목재문화재 복원용 소나무 기준인 특수재는 원목의 경우 말구직경 30㎝ 이상 45㎝ 미만이며 재장이 360㎝ 이상 720㎝ 미만이다. 특대재는 말구직경 45㎝ 이상 재장 720㎝ 이상이다.

 

 

▲ 관리하지 않은 소나무림(좌)과 관리한 금강형 소나무림(우)(사진제공 : 국립산림과학원 조재형 박사)

이정도 규격의 목재가 되려면 우리나라에서는 환경과 지역에 차이가 있지만, 적어도 100년 이상은 자라야한다. 우리나라 산에 소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지만, 특수재, 특대재로 문화재 복원에 주요 부재로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여기에는 일제의 수탈, 6.25, 70년대까지 연료문제 해결을 위한 목재 의존 등 시대적인 이유가 있다. 그 후 전 국민의 관심과 임업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오늘날의 숲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소나무는 40~60년생으로 문화재 복원용 목재로 생산되기까지에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멀리서 보면 좋은 목재를 얻을 수 있는 소나무로 보이지만, 실제 큰 나무들은 대부분 많은 상처를 갖고 있다. 산불피해로 인한 상처, 송지(소나무의 송진) 채취로 인한 상처 등으로 목조문화재 복원용으로 사용이 불가한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산림청은 문화재 보수ㆍ복원용 목재를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2001년 3월17일 ‘문화재복원용 목재생산림 지정ㆍ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2001년부터 2007년에 걸쳐 3개 지방청 산하, 39개소(918ha)에 총 21만7000본(9만6000㎥)를 목재생산림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서 자란 소나무는 앞으로 목조문화재 복원을 위하여 사용되어 우리의 전통 목재문화의 맥을 이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