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 회장 | 영림목재(주)
지난 10월22일 가을 가랑비가 추적추적 오는 가운데 도쿄의 ‘히비야 공회당’에서 개최된 일본 [제66회 중소기업단체전국대회]에 한국참가대표단의 일원으로 다녀왔다. 한국 측에선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을 비롯해 두 명의 부회장 등 8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선 전국중앙회 쓰루타회장 및 경제 산업성 대신 등 정부 측 각료와 자민당 간사장, 공명당 대표 등 정당대표 그리고 회장단 8명 등 2,200 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더불어 전국중소기업청년중앙회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는데 우리나라도 검토해볼 사항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일본목재산업의 여러 조합에서도 청년부가 별도로 활동해 가며 업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하니 이제부터라도 벤치마킹을 해봐야 할 것이다. 대회 규모도 그렇지만 도쿄 중심부인 히비야 공원 내부에 위치한 히비야공회당은 1929년에 건축돼 콘서트홀의 원조로 선정된 역사적 건조물인데 국가기관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으며 1~2층 객석으로 그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부러웠다.
그런데 잠시 여기서 한-일 양국 간의 중소기업중앙회를 비교해 보기로 하자. 한국의 창립은 1962년인데 비해 일본은 일찍이 1955년이었으며, 회원 수는 한국이 970 여개 단체 및 65만개의 업체이지만 일본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3만 조합에다 300만 업체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반면에 직원 수로는 한국이 320명에 달하나 일본은 45명뿐이며, 연간 예산도 한국이 약 245억 원인데 반해 일본은 약 9.5억 엔(한화 약109억 원)에 그치고 있다. 이는 단적으로 한국 중기중앙회의 주요 사업추진과 활동 범위의 위상이 일본과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고 있으며, 일본 측에서도 이를 부럽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일행은 곧이어 도쿄타워가 내다보이는 ‘산노파크 타워’라는 곳으로 옮겨 간담회에 임했다. 이미 두 차례나 만난 적이 있는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중의원]과 [기타가와 신스케 중소기업청장관] 및 [요스케 쯔루호 참의원] 등 7명이 합석했다. 니카이 중위원은 경제 산업성 대신을 3회나 역임한 10선 의원이며, 2013년도에 여수엑스포 유치협조로 당시의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한 바 있는 대표적인 친한파 의원 중의 한분이기도 하다. 금년 9월에 당 서열 3위인 총무회장에 취임한 것을 축하하는 말을 시작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줄곧 이어져 갔다. [타다 경제 산업성 심의관]은 본인이 자원에너지청 전력가스사업부장을 겸임하고 있다며 일본 산업계의 큰 고민이 에너지에 있음을 설명해 주어 우리나라에도 시사 하는 바가 컸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에게 “최근 유가가 하락하고 있고 또한 목재 펠렛으로 대체 연료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물었더니 “그러한 상황은 맞지만 여러 가지 막대한 비용에 비하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심각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중기청의 [기타가와 장관]은 기업의 가업승계에 관한 한국 측과의 차이를 조목조목 확인하곤, 추후 양국 간 상호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얘기 도중 [니카이 의원]은 가까운 시일 내 일본의 중소기업인 2,000명이 서울을 방문코자 하는데 그 회의를 수용할 호텔이 없다고 들었다며 사실인지 묻기도 했다. 우리는 그 방문이 확정되면 대책을 마련해 보겠다고 답했지만, 일류 호텔에서의 2천명이상 토의할 수 있는 대형 회의실 존재여부는 사실상 전혀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