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재 최대 소비자 MDF 생산업계 “휘청”
국산재 최대 소비자 MDF 생산업계 “휘청”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4.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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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원재료난으로 원목가격 “껑충”…산림청은 대책회의에 주무관 “한명”

중밀도섬유판(MDF) 생산업계가 극심한 원재료난에 시달리고 있다. 국산 나무의 최대 소비처이면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국산재 목재제품 시장인 MDF 마저 수입산에 시장을 내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재료 부족으로 인해 그동안 톤당 8만원 대에 형성되던 국산재 원목 가격이 10만원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더욱이 상당수 MDF 제조업체들이 원재료 구매를 위해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어서, 자칫 국내 원목은 그나마 남아 있는 소비처를 모두 잃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같은 MDF업계의 원재료난은 지난해에 비해 소비량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원목 조달량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관련 협회의 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중순까지 MDF 생산업체의 국산재 조달량은 침엽수와 활엽수를 합쳐서 108만3000톤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지난해 조달양 112만7000톤에서 4만4000톤 줄어든 수치다.

반면 사용량은 지난해 106만5000톤에서 올해 116만8000톤으로 10만3000톤 늘어났다. 간단한 산술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15만톤 정도 줄어들었다는 계산이다. 현재 국내 7개 MDF 공장에서 1개월 원료 사용량이 16만톤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원재료난이 얼마만큼 심각한 수준인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최근 산림청을 찾아가 대책을 요구하는 등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림청은 지자체 등에 벌채허가를 늘려줄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거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체감온도다.
이 과정에서 MDF업계의 원재료난에 대한 산림청의 대처가 너무 안일하다는 불만도 불거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활한 원료공급 방안을 찾기 위해 생산업계 책임자들이 모두 산림청에 내려간 일이 있었는데, 이 자리에 담당과장은 고사하고 주무관 한 명만 참석한 것을 보고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물론 ‘그럴만한 사정’에 대한 설명은 있었지만, 예고 없이 찾아간 것도 아니고, 어찌됐든 현재 국산재의 최대 소비자들이 찾아간 것인데 이렇게 홀대하는 것을 보면 산림청이 국산재 산업에 관심이 있기나 한 것인지 의심스러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제는 산림청으로서는 나름대로 노력을 하는 것 같지만 벌채허가를 내주는 지자체에 이와 같은 힘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며 “산림청은 이를 위한 특별점검을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실행에 옮기고, 벌채량 확대를 위한 대국민 홍보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 목재생산과의 한 관계자는 “MDF 생산업체들이 원재료난을 겪고 있지만 가동률을 보면 보통 80%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고 100%에 가까운 업체도 있다”며 “이를 보면 아직은 극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특히 계절적으로 7,8월 벌채량이 줄어들었다가 9월에 다시 늘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곧 MDF 업체들의 원재료난도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MDF 생산업계가 국산재 총사용량 대비 66% 정도를 소비하고 있다. 지난해 벌채량 490만㎥에서 올해는 520만㎥로 늘리겠다는 산림청의 계획만 믿고 생산계획을 잡았다가 결국 원자재 가격은 폭등하고 제품가격은 하락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는 지금 생존을 건 경쟁에 내몰리면서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를 위해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분명한 것은 MDF 업계가 무너지면 66%의 국산목재도 판로를 잃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