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건 정부 반대, 외세 침략 반대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봉건 정부 반대, 외세 침략 반대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 나무신문
  • 승인 2014.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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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의 여행과 상념 - 전북 완주군 삼례읍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

▲ 동학농민군 출진상 Ⓒ장태동
전국으로 번진 동학농민혁명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 강원도 강릉시 운정동. 강원도 강릉시 용강동.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충남 공주시 금학동. 충남 공주시 이인면. 충남 공주시 신기동. 충남 공주시 계룡면. 충남 공주시 금학동. 충남 예산군 예산읍 신례원. 충남 예산군 삽교읍 성리 목시마을. 충남 서산시 읍내동. 충남 서산시 해미읍. 충남 당진군 운산면. 충남 당진군 당진읍. 충남 홍성군 홍성읍. 충남 논산시 중화동. 충북 청원군 북이면. 충북 천안시 성남면. 충북 보은군 장내리. 충북 보은군 보은읍. 충북 옥천군 청산면. 충북 괴산군 괴산읍. 충북 영동군 용산면. 충북 용화면. 경북 예천군 예천읍. 경북 예천군 유천면. 경북 예천군 용문면. 경북 에천군 예천읍. 경북 김천시 교동. 경북 구미시 선산읍. 경남 하동군 화개면. 경남 진주시 수곡면. 경남 진주시 소곡면. 전남 장흥군 장흥읍. 전남 장흥군. 전남 나주시 금성동. 전남 강진군 병영면. 전남 영광군 법성면. 전남 장성군 황룡면. 전남 장선군 황룡면. 전남 광양시 광양읍. 전남 순천시 승주읍. 전남 무안군 청계면. 전남 진도군 진도읍. 전북 정읍. 전북 완주군 삼례읍.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전북 전주시 완산구 완산동. 전북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전북 익산시 금마면 신룡리 미륵산. 전북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그리고 황해도와 평안도.

 

위에 기록한 곳은 동학농민혁명군이 점령했거나 관군·일본군과 전투를 벌인 곳이다. 동학농민혁명은 전라도에서만 일어났던 국지적인 농민의 혁명이 아니었다. 전국에 들불처럼 번진 민중의 혁명이었다.

동학농민혁명은 봉건정부의 부패한 권력이 저질렀던 핍박과 수탈의 뿌리를 뽑고 조선을 침략하는 외국세력을 반대하는 기치를 내건 역사적 변혁기에 조선 민중의 정확한 역사 인식과 그에 대응하고자 하는 조선 민중의 열망이었다.

 

삼례시장, 그리고 스쿠터 아저씨
전북 완주군 삼례에 도착한 건 비가 오락가락하는 우중충한 날 오전이었다. 연신 흐르는 땀을 닦으며 삼례시장으로 들어선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삼례 재래시장에 장이 서는 날이었다. 오래된 목재 건물이 장골목을 이루고 사람들은 익숙한 듯 그 장거리를 오간다.

장거리 한 쪽에 닭을 파는 집들이 모여 있다. 닭장 안에 닭들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한쪽에는 개고기를 판다는 문구가 보인다.

▲ 삼례시장 닭집거리 Ⓒ장태동
닭을 사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둘러보더니 닭 몇 마리를 지목한다.여름 보양식에 삼계탕만한 것도 없으려니 생각하며 닭집 안을 둘러보는데 옛날 시장골목에서 보던 것들이 눈에 띈다. 아마도 이 거리에서는 닭을 직접 잡아 털을 뽑고 직접 손질을 해주는 모양이다.

목적지인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을 찾아가는 길을 물으려 들어간 시장거리에서 옛 정취를 느껴본다. 

찾는 곳을 물어봐도 사람들이 잘 모른단다. 그렇게 물어물어 시장 골목을 헤매다 만난 팔순의 아저씨에게 정확한 위치를 들었다.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은 완주 향토예술문화회관 옆에 있다고 한다. 걸어서 가기는 좀 멀다며 아저씨는 택시를 타라고 했으나 택시가 드물었다. 그래서 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는데 아저씨가 스쿠터를 타고 오시더니 내 옆에 멈춘다. 그러고 “여기 한 번 탈 수 있으면 타 봐!”하신다. 여러 번 괜찮다고 했지만 아저씨는 끝내 나를 태우고 목적지까지 ‘쌩쌩’달려 도착했다.

 

▲ 스쿠터로 나를 태워준 삼례시장에서 만난 아저씨 Ⓒ장태동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은 생각보다 넓었다. 그리고 광장에 설치된 조형물들이 모두 눈에 띈다. 들불처럼 번져 횃불처럼 시대를 밝힌 동학농민혁명의 기상이 느껴진다.
농기구를 든 힘줄 불거진 팔뚝을 형상화한 거대한 조형물 앞에는 ‘대동의 장’이라는 제목의 표지석이 서있다. 농민들의 뜻이 하나로 결집된 의지와 그들의 이상, 그리고 그들의 힘을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조형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거대한 민중의 역사가 물결치는 힘이 느껴진다. 

‘추념의 장’이라는 표지석 뒤에는 동학농민군의 역동적인 모습을 표현한 조형물이 있으며 표지석에는 이름 없이 스러져간 농민군들의 넋을 위로하고 추념하면서 동학농민혁명 정신의 핵심인 인내천 사상을 되돌아보자는 뜻이 담긴 문구가 적혀 있다.

삼례는 1892년 음력 11월 최제우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며 수천 명의 민중이 모여 시위를 벌인 곳이다. 또한 1984년 음력 9월에는 10만 여 명의 농민군이 모여 봉건 정부의 부패세력을 척결하고 조선을 침략한 외세 일본을 응징하기 위해 10만 여 명의 농민군이 모여 봉기를 한 곳이다. 삼례는 동학농민혁명의 제2차 봉기의 근거지였던 것이다.

▲ ‘대동의 장’ 조형물 Ⓒ장태동
당시 동학농민혁명군이 모였던 곳은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이 아니라 현재 삼례동부교회 부근이며 그곳은 옛 삼례시장이 있었던 곳이다. 

1894년 1월 고부 군수 조병갑의 핍박과 수탈에 대항하며 이평면 말목장터에서 봉기한 동학농민혁명의 불씨는 전국적으로 번졌다.

고부 태인 부안을 점령한 동학농민혁명군은 황토현에서 전라감영군을 대파한 뒤 흥덕 고창 무장 영광 나주까지 진출했으며 전주성을 점령한다.

전주성을 점령한 뒤 동학농민혁명군은 전라감사와 합의하여 집강소를 설치하여 폐정 개혁을 추진하면서 전주성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그리고 동학농민혁명은 충청도와 경상도 지역으로 확산되기에 이른다.

삼례에서 일어난 동학농민혁명군의 2차 봉기는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뿐만 아니라 경기도 황해도 강원도 평안도 지방까지 확대되었다.

그리고 그해 11월 일본군·관군과 벌인 마지막 전투인 우금치 전투에서 패한 동학농민혁명군은 해산했지만 충청도와 전라도 일부지역에서는 이듬해 7월까지 항전했다.  

 

 스쿠터로 나를 데려다준 팔순의 아저씨는 삼례에서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나를 태우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아저씨가 이름이 뭐냐며 다시 한 번 물어보신다. 그 목소리가 참 순박하다.  


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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