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역사성과 자연생태성을 회복하라
청계천, 역사성과 자연생태성을 회복하라
  • 박광윤 기자
  • 승인 2014.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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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위원회 연구보고서, ‘인공어항’이라는 오명 벗어야

청계천시민위원회는 지난 2005년 암천(暗川)에서 개천으로 거듭난 청계천을 역사문화가 담긴 생태하천으로 개선·보완하는 내용을 담은 연구보고서 ‘청계천 역사성 및 자연생태성 회복(안)’을 12일(수) 발표, 서울시에 건의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012년 3월 청계천시민위원회가 발족한 이후 2년여 동안의 활동 결과물로서, 그동안 청계천 주변지역 조사· 모니터링과 설문조사, 시민열린회의, 시민대상 설명회 등 시민의견 수렴을 거쳤다.

앞서 시는 2005년 청계천 복원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2012년 3월 환경·생태, 문화·도시 전문가 시민 등 26명으로 구성된 청계천시민위원회를 발족, 민간위원회 주관으로 청계천에 대한 시민여론조사 및 문제점 진단, 토론 등을 통해 개선방안 마련을 요구한 바 있다.

이는 복원 당시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치지 못했다는 점과 복원 후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과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시민들과 충분한 논의 및 합의를 하고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원칙을 바탕으로 했다.

서울시는 큰 틀에서 청계천시민위원회가 제시한 ‘청계천 역사성 및 자연생태성 회복’ 방향에 공감하고, 이 중 단기간에 실현 가능한 자연생태하천 조성, 보행친화거리 조성, 시민과 함께하는 청계천관리 등은 올해부터 바로 시행할 계획이다. 실현 논란이 예상되는 수표교 중건 등은 타당성조사를 거쳐 신중하게 검토 후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청계천시민위원회는 우선 개선이 필요한 문제점으로 역사문화성 결여와 인공어항이라는 오명을 들을 정도로 미흡한 자연생태성, 또 계단형 진출입로로 인한 통행불편 등 질 낮은 보행환경 세 가지를 지적했다.

역사문화성에서는 2005년 복원당시 계획됐던 수표교 원위치 원형복원이 실현되지 못하고 본래의 구조와는 다른 구조물이 설치된 것을 지적했다. 자연생태성에서는 인공적인 직강 하천 형태로 복원해 인근 지천들과 연속성이 단절됐고, 고수부지의 하안식생대의 자리는 대부분 이용자 편익을 위한 조경석 계단 등의 공간으로 조성돼 생태기능을 상실했다는 게 위원회의 설명. 또, 진출입로의 부족, 협소한 보도폭, 도로 횡단의 어려움, 주변지역 매력요소 미흡으로 인한 보행활성화 저하 등 보행환경이 열악하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보완하기 위해 위원회는 3대 비전과 5대 키워드를 제시했다. 3대 비전은 △역사문화를 계승하는 매력 있는 청계천 △자연생태가 살아 숨 쉬는 청계천 △도심 활력 공간 청계천이며, 5대 키워드는 △‘수표교 원위치 중건’으로 역사성 재회복 △‘물길 곡선화, 보 철거 등 개선’으로 자연생태하천 조성 △‘상류 지천 복원 및 계곡수 활용’으로 물길 회복 △‘넓게 걷는 청계천 위 보도, 문화휴식거리’의 보행친화거리 조성 △‘시민참여형 거버넌스 구축’의 시민과 함께하는 청계천 관리이다. 

서울시는 실현 논란이 예상되는 수표교 중건과 백운동천, 삼청동천등 물길 회복 등은 기술적 타당성, 경제적 타당성을 신중하고 면밀하게 검토한 후에 추진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명래 청계천시민위원회 위원장은 “그동안 각계 전문가들과 심도있게 논의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해 이번 청계천 개선안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장기적인 호흡으로 하나하나 제대로 복원해 청계천이 세계적인 생태·역사관광지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