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사와 전설의 산 증인, 늙은 나무의 고백
서울 역사와 전설의 산 증인, 늙은 나무의 고백
  • 박광윤 기자
  • 승인 2014.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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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사연있는 나무이야기’ E-BOOK 발간

▲ 삽화. 창덕궁 회화나무군
작고 소박한 가게들과 어울리며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손꼽히는 종로구 정독도서관, 이 그윽한 풍경이 가능한 것은 전통만큼 오래된 야외정원과 도서관 입구 버팀목 없이 근사한 수형의 회화나무 덕분이다.

마음껏 가지가 뻗어나가는 모습이 옛 경기고등학교 시절부터 학자의 기개를 상징한다해 ‘학자수’로 불리웠다. 선비의 굳은 절개와 높은 학문을 상징했던 최고의 길상목(吉祥木)으로 여겼던 것이다. 몇 차례의 존폐위기를 거쳐 여전히 우직하게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말없이 내려다보고 있다.

이와 같이 서울시는 오랜 세월동안 도시 서울을 곁에서 지켜온 노거수(老巨樹)의 갖가지 사연을 담아 ‘사연있는 나무이야기’를 발간한다. ‘사연있는 나무이야기’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수도 서울의 역사와 변화의 산 증인이자 전설의 주인공인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시민들과 서울을 찾는 이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작년 9월에 기획됐다.

우선 책 발간에 앞서 나무에 얽힌 52건의 사연에 대해 전문 작가의 답사, 취재 및 세밀화그림 등을 통해 6개월에 걸쳐 E-BOOK으로 제작했다. E-BOOK은 주요 천연기념물, 보호수 등 나무에 대한 전설(傳說), 고사(故事) 등 사연을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담아내고 세밀화를 활용해 오랜 세월의 흔적을 몸으로 보여주는 나무와 주변 건물 등 사연의 공간적 특징을 부드럽게 표현했다. 또한 수령, 수고 등 나무 기본적인 정보를 비롯해 열매, 잎 등의 삽화와 설명글을 삽입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더불어 사연있는 나무를 찾아가 볼 수 있도록 소재지, 문의처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소개된 총 52건의 사연은 ‘재동 백송’ 등 사대문안 나무 28건, ‘창전동 느티나무’ 등 사대문 바깥 나무 24건으로 구성돼 있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읽어 볼 수 있도록 서울시 홈페이지와 서울시 공식 관광정보사이트(Visit Seoul) 등에서 무료로 공개하고 향후 책자로 인쇄할 예정이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서울의 역사와 변화를 말 없이 지켜온 나무의 이야기가 서울의 역사와 나무를 이해하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 한다”며 “오랜 세월의 흔적을 몸으로 이야기하는 나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