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寫사掌장 칼럼 | 할아버지 손등
나寫사掌장 칼럼 | 할아버지 손등
  • 나무신문
  • 승인 2014.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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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손등이 생각난다.
대구달성공원 앞길에
일곱 살 큰손주 대동하시고
행차 나오셨다가
장기판 훈수에 해 너머 가는 길
칼칼해진 목너미 막걸리에
돼지껍다구 양념
매운 줄도 모르는 일곱 살
조손의 눈망울이 가닿은,
왜정 때 배우신 세월 지난 일본어 몇 마디
추임새 먹인 나무젖가락 상판에 두드리면
조상님 면전에 누가되는 쌍놈짓이라
고이 한 쌍 면전에 두시고는
예엣다 조손간에는 술은 괜찮다
니도 맛은 봐라 하시던
이녁에 계신
할아버지 손등이 생각난다.

글·사진 _ 나재호 하이우드 엔 옥토버상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