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과 일상의 만남, 전시공간을 박차고 나오는 상상
작품과 일상의 만남, 전시공간을 박차고 나오는 상상
  • 박광윤 기자
  • 승인 2014.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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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공간 프로젝트isola

▲ 사물의 공간, 가변설치, 2014
갤러리조선에서는 지난 2월12일부터 오는 3월5일까지 서혜영 작가의 “사물의 공간”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품이 전시 공간을 벗어나 일상의 공간으로 돌아가는 상상에서 시작됐다.

“서혜영의 이번 작업은 작품이 전시장이라는 특별한 장소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서 하나의 소장품, 사물, 가구, 소품의 역할을 대신하게 됐을 때 공간과 작품과의 관계를 작가의 관점에서 조명하고자 했다” 그래서 이번 작업들은 ‘바라보는 대상’에서 ‘사용하는 용품’으로, 하나의 ‘작품’이면서 하나의 ‘사물’이 되는 ‘예술’과 ‘일상’의 경계 위에 아슬하고 모호한 정체성을 뿜어내며 관람객들에게 다소 생소한 사유적 경험을 안겨준다.

▲ isola, installation view, EVA, 2014
특히 학교나 관공서 등 ‘제도적인 공간’, 공원, 지하철 등 ‘공공의 공간’, 그리고 친밀하면서 사적인 ‘개인의 공간’ 등 전시된 조형물들이 각기 다른 장소에 놓였을 때 변화하는 위상과 역할에 대해서 ‘사진작업’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그 실천적 프로젝트에 대한 작가적 의도를 쉽게 공감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침식사를 위한 몇 가지 도구 , 쌓여있는 옷가지 , 거의 죽어가는 화분들. 그 쓰임의 경중을 떠나 현대인의 일상공간에서도 개인의 취향과 상황에 따른 풍경이 펼쳐진다. 프로젝트 isola는 고이 모셔두고 바라만 보던 작품이 일상의 한 부분이 되는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예술창작의 결과물이자 일상의 사물事物이 된 작품은 각각의 취미대로 놓여져 주변의 사물事物과 함께 다양한 역할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사물私物의 공간을 창조해낼 것을 기대해본다”
 

▲ 사물의 공간, 가변설치, 2014

바닥에는 직육면체의 나무박스들이 쌓여있고 기하학적인 형태의 조형물들이 나무상자 위에 놓여있거나 달라 붙어있다. 기하학적인 형태는 재료를 달리해 기둥을 감싸 유기적인 형태를 만들기도 하고, 전등갓으로 매달리거나 바닥에 놓여 인테리어적인 공간연출을 하기도 한다. 그것들은 작품의 존재에 대한 단서이면서 작품 그 자체이기도 하다. (중략)


▲ box, installation view, 미송 무늬목, MDF, 자석, 2014
그 동안 선으로부터 만들어낸 가장 단순한 도형에서 출발한 패턴들의 집합을 통해 기존의 구획들을 구분하고 빛과 공간감으로 연출하면서 다양한 공간의 변화를 만들어왔다. 작가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예술과 일상의 틈에서 이미 알고 있는 원형이 되는 유닛들이 구축되고 증식해나가는 유기적인 공간을 꿈꾸며 공간에 개입하는 새로운 형식들을 실험하고자 한다. 그래서 결코 낯설지 않은 형태들은 다소 모호한 의미를 지닌 채, 규격화된 제도적인 공간, 공공의 개방적인 공간, 친밀한 개인의 공간으로 수용되었을 때의 다양한 요소들의 확장된 체험을 내재하고 있다.  

- 작가 서혜영


전시장 = 서울 종로구 소격동 125 갤러리 조선
문의 = 02.723.7133


▲ installation view,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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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