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으로 꼬인 목재가격 악재
안팎으로 꼬인 목재가격 악재
  • 서범석
  • 승인 2007.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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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합판종주국 등극…일본 가격리더 상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원목 및 목재품 가격 상승행진에는 중국의 원자재 독식과 함께 선임 상승 및 주요 생산국들의 생산여건 변화 등이 종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앞으로도 이와같은 가격 상승세는 명확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러송은 전년대비 50~60%, 뉴송은 30~35% 가량 가격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합판 또한 1년 전에 비해 50% 정도 올라있다. 이와같은 현상은 구조용패널(OSB)을 제외한 파티클보드(PB)와 중밀도섬유판(MDF)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임 또한 뉴송과 남양재 모두 ㎥당 각각 50달러와 60달러까지 올라있는 상태다.

◇합판생산 종주국에 중국 등극

합판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생산 종주국으로서의 인도네시아의 몰락과 중국의 1위 등극을 들 수 있다. 종전까지의 합판 생산은 인도네시아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한 채 말레이시아와 중국이 그 뒤를 잇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현재 인도네시아의 연간 합판 생산량은 400만㎥에 그치고 있으며 수출은 그나마 300만㎥에 그치고 있다. 이는 연간 900만㎥에서 1000만㎥을 생산하던 것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이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2500만㎥을 생산해 이 중 800만㎥ 가량을 수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에는 3000만㎥ 생산에 1000만㎥ 수출까지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단순히 생산량만 놓고 볼 때 인도네시아에서 줄어든 생산량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으니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제품의 질에 있어 중국산 합판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와같은 현상은 비교적 고품질을 요구하는 마루판용 대판이나 박판 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 이들 국가들의 합판 수출국 편중 현상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수출량 800만㎥ 중 절반가량을 미국으로 수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수출량 50% 정도는 일본으로 가고 있다.

◇일본 가격결정 리더 상실

최근까지 남양재와 러시아산 원목의 경우 그 수입량을 무기로 일본이 가격을 결정하는 리더 자리를 지켜왔다. 러시아 원목의 경우 일본이 매년 500만㎥에서 600만㎥을 수입해 1위를 고수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의 2005년 러시아 원목 수입량은 2000만㎥에 달했으며, 지난 해에는 2500만㎥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때문에 이제는 중국이 가격리더라는 것은 공전의 사실이 됐다. 남양재 또한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70%까지 중국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원목선 운항 대폭 감소

선임의 강세도 지속되고 있다. 뉴송의 경우 ㎥당 20달러 선이던 선임이 50달러까지, 러송 역시 25달러에서 40달러 수준으로 고착화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원유가 상승에 있지만, 선사들의 원목선 운항 기피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많을 때는 네다섯 곳의 선사에서 운행하던 50~60척의 원목선이 지금은 10척, 많아봐야 15척 정도밖에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선사 또한 I해운과 D해운 두 곳으로 줄었다.

원목선의 질 또한 20년 이상 노후된 2만톤급 이하 일명 ‘똥배’가 대부분이다. 이나마도 대개가 국내 선사 소유가 아니라 1년이나 6개월 단위로 일본이나 중국으로부터 임대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는 언제든지 원목선의 수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목재업계에서는 비싸진 운송비에도 불구하고 선사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지만, 어디 한 곳 하소연 할 데가 없는 실정이다.

외국 선사의 경우 최소 3곳 이상의 원목을 합적해야 하는 국내 원목수입사의 실정상 그림이 떡이나 마찬가지다. 남양재의 경우 보통 6000~1만㎥의 원목을 실어야 하는 데, 몇 년 전만 해도 200만㎥ 정도 수입되던 양이 지난해 50만㎥ 정도로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 때문에 3곳에서 10곳이 모여야 한 배를 띄울 수 있는데, 외국선사의 경우 자체 합작 서비스 없이 화주들이 알아서 채워야 한다.

◇OSB 가격도 장담 못해

전반적인 가격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OSB 또한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OSB의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전체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의 주택경기 폭락에서 찾을 수 있다.

또 지난 2005년부터 오는 2008년까지 계획된 북미산지의 OSB 공장 증설 및 신설계획이 한창 진행 중에 있기 때문이다. 계획에 따르면 올해 생산을 개시하는 공장 9개 등 총 15개 공장이 증설 또는 신설된다. 생산능력은 약 870만㎥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OSB의 수요가 점차 줄어들면서 오는 2008년까지 계획된 증설 및 신설 계획이 연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