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원목 가치는 과연…결론은 “있을 때 잘해”
국산원목 가치는 과연…결론은 “있을 때 잘해”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3.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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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으로 물었습니다

“사장님, 이거 얼마면 사실래요?”…“안 사”

 

최근 국제시장에서의 목재수급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국산재의 중요성 또한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산 원목의 최대 소비처인 MDF, PB 등 목질보드류 생산업계에 대한 새로운 평가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국산재를 너무 헐값에 사들여 비교적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 생산에 투입함으로써 귀중한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목질보드류 업계에 들어가는 원목량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목질보드류 생산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주장은 천부당만부당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국산 원목의 품질을 놓고 봤을 때 수입재에 비해 오히려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공급되고 있으며, 그나마 목질보드류 생산업계가 없으면 마땅한 소비처도 없을 것이라는 반론입니다.

이에 나무신문은 현재 목질보드류 생산업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국산원목의 사진을 ‘비교적 높은 부가가치로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분류되고 있는 국내 제재소 사장님들에게 보내고 구입 의사와 사용용도를 물어봤습니다. 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목재제품 유통업체 및 목조주택 시공업체 등에도 의사를 함께 타진해 봤습니다.

그리고 산업계 관계자들과 별개로 산림청을 비롯한 국립산림과학원,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조합 및 학계 등에도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산업계에는 공장 도착도 기준으로 얼마면 사겠는 지와 그 용도를 물었고, 학계 및 관에는 ‘얼마를 받아야 적당한 가격’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참고로 학계에서는 한 건의 답변도 받지 못했습니다.

한편 이번 ‘카카오톡 취재’에 사용된 사진은 국내의 한 목질보드류 생산업계로부터 협조를 받았습니다. △수종 니기다소나무 △길이 210cm △굵기 7~20cm(평균 15cm)  △산지 충남 당진 △양 8톤 △가격 64만8000원(톤당 8만1000원, 공장도착도)인 원목입니다. 가격을 제외한 나무의 규격 정보와 사진을 보내고 이렇게 물었습니다.  


 

 “사장님, 이거 얼마면 사실래요?"

카톡남 1호
인천 한옥재 및 목재가공 전문 제재소 사장님
“톤당 5만원. 용도는 화목용, 칩용. 그러나 안 사요. 그냥 막 태울 수는 없잖아요.”

카톡남 2호
인천서 무절재 전문 제재소를 운영하고 있는
“저희 업종하고는 거리가 있네요. 죄송합니다.”

카톡남 3호
인천서 목공방 및 인터넷을 통한 소비자 대상 목재제품 유통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 대표
“도저히 감이 안 잡힙니다^^”

 카톡남 4호
경기 광주 목조주택 자재 유통업체 사장님
“원목은 취급 안 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카톡남 5호
인천 탄화목 등 목재가공 및 특수목 수입유통업체 대표
“현재 저희는 국산 리기다는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낙엽송 잣나무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톡남 6호
인천 소할재 생산업체 사장님
“죄송. 저희의 용도에 안 맞네요.”


카톡남 7호
경기 용인 목조주택자재 유통 및 시공업체 대표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만, 저에게는 용도가 없어요^^”


카톡남 8호
인천 북항 인테리어 마감자재 수입업체 사장님
“죄송! 제 분야가 아니라서…, 제재소 하는 분과 상담할 내용 같습니다.”

카톡남 9호
인천에서 구조용·내장재용 집성재 생산 및 목제품 수입유통사를 운영하고 있는
“국산재는 취급하지 않고 또한 이 나무의 가치 판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지니스를 시작하기에는 우리 회사의 부담이 큽니다.”

카톡남 10호
최근까지 국산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인천의 한 목제품 생산업체 관계자
“우리가 이젠 국산재를 구입하지 않아요.”

카톡남 11호
경기 광주에서 무늬목을 생산하고 있는 사장님
“저희는 그런 목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카톡남 12호
부산의 방부목 등 조경시설재 생산업체 관계자
“죄송합니다. 저희는 제재를 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카톡남 13호
인천에서 무늬목 등을 이용한 고급 목재제품 생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관심 없습니다.”

카톡남 14호
경기 광주에서 주로 특수목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사장님
“우리는 용도에 맞지 않습니다. 우리는 무절 건조목을 사용합니다. ”


카톡남 15호
인천 소할재 생산업체 대표
“우리는 원목제재가 안 되니 그림의 떡이구요,  남동공단에 000목재에 문의해보세요.”

카톡남 16호
인천 제재소 사장님
“저는 필요 없습니다. 제재용도의 원목은 아닌 걸로 보입니다.”

카톡남 17호
인천 탄화목 등 국산재를 이용한 가공목재 생산업체 관계자
“저희는 리기다소나무를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카톡남 18호
인천 국산재 목재제품 생산업체 대표
“우리 회사는 낙엽송만 취급하고, 재제목만 사용해서 원목상태로는 취급이 불가능합니다. ”

카톡남 19호
인천 한옥 및 절재, 조경시설재 전문 생산업체 사장님
“리기다는 용도에  잘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포장재쪽으로 알아보심이….”

카톡남 20호
경기도 통나무 및 중목구조 목구조 건축업체 대표
“저에게는 수종과 규격이 맞지 않는 원목입니다.”

카톡남 21호
경기 광주 목조주택자재 및 특수 합판·보드류 수입 유통업체 사장님
“안녕하세요. 근데 우리하곤 연관이 없는데요.”

카톡남 22호
인천 목재제품 유통업체 대표
 “제가 국산재는 감이 없어서리…. 하지만 가격이 많이 낮을 듯 사료되옵니다 ^^;”

카톡남 23호
인천 가구용 특수목 공급업체 사장님 
“서 사장님 고맙소. 하지만 나는 용도가 안 되고, 수요가  없어요. 항상 좋은 일 있기를….”

카톡남 24호
경기도 목재제품 및 목공기계 공급업체 대표
“글쎄요. 제재목만 판매하다보니….”

카톡남 25호
인천 소할재 생산업체 사장님
“이런 원목은 000에 의뢰가 제일인 것 같습니다. 아니면 000에 환봉용으로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

카톡남 26호
인천의 구조용 집성재 생산업체 대표
“굵기와 길이가 너무 짧아 저희 용도에 맞지 않아 구매가 어렵습니다.”

카톡남 27호
인천 합판류 수입업체 사장님
“죄송합니다. 전혀 감이 안 잡히네요^^*(메롱)”


  “가격이 얼마면 적당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카톡남 28호
산림청의 새로운 카리스마
“내일 알려드려도 될까요?”

카톡남 29호
산림조합의 열혈 국산재 홍보대사
“직재일 경우 톤당 15만원, 펄프재일 경우 8만원이며 현지 상차도입니다.”

카톡남 30호
국립산림과학원을 대표하는 연륜 있는 박사님
“토목재라면 현행 가격으로 96만원, 제대로 된 희망가격은 120만원으로 생각합니다.”

카톡남 31호
산림청의 떠오르는 브레인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침엽수 칩용 목재가격을 기준으로 볼 때 64~68만원 수준으로 생각합니다. 칩 회사 도착가 기준으로요.”

카톡남 32호
국립산림과학원 유명 박사님
“저는 이쪽 전문가가 아니라서 모르겠네요. 000 과장님께 문의바랍니다.”

카톡남 33호
산림조합의 고독한 지적 유목민
“넵, 100만원 정도입니다.”

 


한편 한국임업진흥원에서는 여러분의 의견을 모은 후 대표로 한 분이 전화를 해오셨습니다. 그분의 전언에 따르면 임업진흥원에서도 이와 비슷한 조사를 해보셨다고 합니다. 제재소를 찾아가 국산재의 가치를 물어보고 구매의사를 타진했다는 것이지요. 결과는 앞서 나온 카톡남들의 반응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군요.


저희의 결과는 이렇습니다. “공급을 제한한다고? 그나마 국산재 써 주는 보드류 생산업체가 있을 때 잘해라” 이 말은 제 말이 아닙니다. 카톡 답장은 안 하고 저 만나길 기다렸다가 “나한테 왜 이런 쓸모없는 걸 사라고 하느냐?”고 따지신 인천의 한옥재 및 조경시설재 전문 제재소 사장님인 카톡남 34호의 말이었습니다.


뜬금없는 ‘카카오톡 취재’에 응해주신 카톡친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서범석 기자  카카오톡 ID = seot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