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COLUMN | 독립공원의 일본나무와 엉터리 학명
SPECIAL COLUMN | 독립공원의 일본나무와 엉터리 학명
  • 나무신문
  • 승인 2013.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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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주혁 | 동원산업 상임고문, 전 이건산업 솔로몬사업부문 사장  hf07@hanmail.net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이 있는 독립공원에서 아침 운동을 하다가 우연히 나무 한그루를 발견했다.

이 나무는 서대문 형무소 오른쪽(정문 기준) 담장에서 약 10m 정도 떨어진 길가에 있는데 나무에 부착돼 있는 표식판을 읽다가 잘못된 것을 발견하게 됐다.

우선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은 과거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투옥되고 고문을 당하던 곳인데 담장 바로 옆에 하고많은 나무 가운데 하필이면 일본 단풍나무를 심어 놓은 것은 그렇게 바람직하게 보이지 않는다.

또 사진에서 보듯이 학명에 ‘Japanese Maple’이라고 써놓은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학명은 계, 문, 강, 목, 과, 속, 종으로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식물의 표식판에 쓸 때는 과(科), 속(屬), 종(種) 또는 속, 종만 적는다. 아는바와 같이 학명(scientific name)은 라틴어로 되어 있고 국제 공통이다.

그런데 단풍나무, Japanese Maple 등은 학명이 아니라 각국 나라에서 사용하는 일반명(common name)으로서 ‘단풍나무’는 한글 일반명이고 ‘Japanese Maple’은 영어 일반명이다. 관공서에서 생각 없이 써 붙인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말과 영어를 읽을 수 있는 일본인이 이 표식판을 보면 비웃을 일이다.

단풍나무는 약 200종이 있으므로  학명은 Aceraceae Acer spp.(spp.는 species(종)의 약어)라고 쓰든가, 아니면 200종 중에서 Japanese Maple(일본 단풍나무)에 해당하는 정확한 종을 찾아서 써야 할 것이다(예 : Aceraceae Acer palmatum).

과는 정자, 속과 종은 이탤릭체로 쓰는 것이 학명 표기의 규정이다. 이탤릭체가 없는 타지기의 경우는 밑줄을 긋는다. 또한 종이 너무 많아 특정한 종을 찾기 어려울 경우는 종의 자리에 그냥 spp. 또는 sp.라고 쓰면 된다(이 경우는 이탤릭체가 아니고 정자체다). 학명 종 뒤에 학명을 붙인 명명자의 이름은 쓸 필요가 없다. 써도 되고 안 써도 된다.

결론으로 말하자면 우리 민족 독립운동의 역사적 현장에 일본 나무보다 우리 나무, 특히 무궁화를 많이 심고, 나무에 붙이는 표시판을 제대로 해서 붙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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