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해 달린다 ②
내일을 위해 달린다 ②
  • 나무신문
  • 승인 2013.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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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비로비잔 시리우스사 및 전나무산림 답사기

 

▲ 피죽 | 부산물(소할재)

신두식 본부장 | 산림조합중앙회 중부목재유통센터

둘째날(5월28일, 화)-2
인접지 제재소가 5~6개소가 더 있는데 모두 시리우스사보다 규모가 작다고 한다.
이런 환경으로는 펠릿제조 최소 규모에도 원료조달이 어럽다고 판단되었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결론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벌채현장을 방문하자고 요청하였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멀리 이곳까지 왔으니 임지현황이나 자원에 대한 가능성이라도 확인하고 싶었다.
벌채지 현장 방문이 쉽지가 않은 것 같다. 가랑비가 오고 비포장임도로 약 50km를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비포장길이 험하여 4륜 짚차의 통행이 안 되어 입구에서 산지원목수송용 트럭을 임차하여 현장을 답사하기로 하였다.
화물트럭이라 운전석 외 2좌석과 의자 뒷 공간에 2명 운전자외 4인이 참여하기로 했다.

주위의 임상 전체가 천연림으로 자작나무, 포플러류, 박달나무 등 활엽수가 주류를 이루어 추운지역에는 침엽수라는 고정관념이 완전히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평야지대의 활엽수림에서 해발이 높아질수록 활엽수와 전나무 혼효림 산정부에는 전나무 단순림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토질은 검은색으로 절개지 단면의 하부 자갈층 등으로 볼 때 비옥해 보였으며 수고생장도 상당히 발달되어 50m에 달하는 전나무도 있었다.

특징은 어느 지형이던지 습지가 많은 것 같았다. 안내자에 따르면 동결심도가 깊어 약 3m 내외 하절기에 얼었던 깊이까지 녹지 못하여 물이 빠지지 않고 계속 고여 습지가 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여부는 잘 판단이 안 된다. 우리나라의 추운지역 동결심도는 약 1.5m 정도이지만 땅속 깊이 내려갈수록 지열이 있어 결빙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내 지식으로는 알쏭달쏭한 이야기이다.

산정부의 전나무 숲은 상당히 밀생되어있고 평균경급은 20~24㎝내외 임목축척량은 450㎥/ha 정도는 되어 보였다.

안타깝게도 이미 수령이 다하여 자연 고사가 진행되고 있어 좋은 원목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었다. 또한 너무 밀생된 수관으로 하층식생의 발달이 저하되어 적절한 관리의 필요성을 느꼈다.

임도주변이나 벌채지 등 수관이 없는 지형에서는 전나무 유령목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었다. 2년 전 중국 흑룡강성 지역의 산림벌채지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같이 추운지역임에도 해발고의 차이인지 임상은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흑룡강성의 경우 자작나무와 낙엽송의 혼효림이 대부분이었고 천연하종으로 수목의 밀도도 굉장히 높은 편이였으나 수고와 나무의 굵기는 적은 편이였다. 그런데 이곳은 자작나무와 전나무가 주류이고 임목생장량이 더 양호한 듯하다. 기후와 토양에 따른 수종의 분포가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비포장도로를 4시간 정도 지나면서 너무 덜컹거려 허리와 목이 아프고 점심도 먹지 못하고 내려왔다. 하지만 울창한 자연림의 숲과 개울물 경치를 감상하고 머릿속 가득 좋은 느낌으로 보상 받기에 충분한 것 같다.

 

시내로 돌아오니 오후 5시가 되었다. 방문한 목재공장의 공장장 집에 초대되어 점심겸 저녁식사를 하였다. 마나님께서 손수 장만한 아제르바이젠 민족의 고유음식을 2시간에 걸쳐 맛있게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에 오면 또 음식을 대접하겠노라는 푸근하고 친근한 공장장님의 말씀에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숙소에서 종합토론을 가졌다.
현재의 공장부산물은 양이 너무 적어 원료조달에 문제가 있고 산지의 미이용 원목은 어느 정도 양적인 부분이 가능한 것 같다. 공장의 위치도 시내가 아닌 벌채지역 산림 입구가 합리적이지 않겠는가 하는 부분과 내일 지방정부를 방문 잠재원료의 양과 공장설립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로 하고 취침에 들었다.

 

 

▲ 고사 진행 중인 전나무 숲 | 벌채목

 

셋째날(5월29일, 수)06:30 알람소리에 뒤척이다 다시 잠이 들었다. 약 6시간의 차량탑승으로 몸이 피곤하였던 모양이다. 아침 산책을 하지 못한 채 아침을 먹기 위하여 다시 일어나 바깥에 나가니 비가 오고 있다. 어차피 산책을 못하게 되었으니 하는 안심으로 편안하게 아침식사를 마쳤다.
일행 일부가 공장을 방문 작별인사를 하고 다시 합류하여 지방정부를 방문하였다.
우리나라의 원스톱 행정지원체계와 비슷한 조직인 것 같았다.
외국자본의 공장설립에 대하여 우호적이었으며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세부적으로 검토하여주겠다는 답신을 들었다.

 

참고로 최근 바이오매스 이용과 관련 중국인 등 몇 차례 상담을 가진 적이 있으며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례는 없다고 하였다.

비로비잔 지방정부 역시 미이용 자원을 활용하는 것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며 필요사항은 중앙정부에 건의를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매년 약 100만㎥의 벌채 계획과 그중 50만㎥의 미이용 목재를 바이오매스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당초 계획은 나 혼자만 하바로브스크로 돌아와 귀국하고 나머지 일행들은 비로비잔의 제재소 현황 파악이였으나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여 일정을 바꾸어 하바로브스크로 같이 돌아와 저녁 열차로 니홋가의 제재소 현황을 파악하기로 하였다.

하바로브스크에서 공항내 음식점에서 간단이 점심을 먹고 혼자 귀국행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나머지 일행은 나홋가 방문)

 

 

▲ 저녁만찬 | 공장장 집 저녁

 

맺음중국 흑룡강성, 카나다 로키산맥, 동남아(인니,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지역마다 임목자원의 특성이 다르다.

 

토질, 지형, 기후에 적합한 수종들이 저마다의 조건에 맞는 생육을 하고 있다.
바이오매스로 이용할 수 있는 자원역시 당초의 생각을 많이 벗어나고 있다.
동남아의 생장이 빠른 활엽수의 이용과 추운지역의 침엽수 이용에 대한 적합성 구분이 단순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생장속도가 빠른 잇점과 등급이 낮은 원료의 단점, 생장속도가 느린 단점과 양질의 원료 및 잠재량(면적)이 많은 잇점, 그외 지리적인 물류비용을 낮출 수 있는 지역 등.
외국의 관공서를 방문 상담하면서 준비가 많이 소홀했다는 반성을 해본다. 페이퍼로 된 기본 사업계획서 하나 없이 구두상 상담으로 얻는 게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장설립에 필요한 검토 내용이 수십 종류가 넘는데 수십 분의 구두상 미팅으로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참으로 반성해본다. -연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