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의 8호 감방
유관순 열사의 8호 감방
  • 나무신문
  • 승인 2013.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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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의 여행과 상념 - 서대문독립공원

▲ 독립문. 앞에 기둥은 영은문 주초이다
지하철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로 나오면 선선한 바람이 부는 푸른 나무 그늘이 있다. 그 그늘 밑을 천천히 걷는다. 투명한 햇살 속으로 나가 주변을 둘러본다. 여기저기 상징탑이  서있고 멀리 이색적인 아치형 시설물인 독립문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독립의 기상이 서려있는 서대문독립공원이다.

 

독립문과 독립관
자동차들이 분주하게 지나가는 큰길 옆 서대문독립공원 3.1만세운동기념탑 옆을 지나간다. 오른쪽 한옥 건물은 독립관이다.

독립관은 조선시대에 중국 사신들을 맞이하고 보내면서 잔치를 열었던 모화관 건물을 없애고 그 자리에 1896년 독립협회에서 만든 건물이다. 자주·민권·자강사상을 고취하는 장소로 사용됐다. 일제강점기 때 강제 철거 된 후에 1996년 복원했다.

독립관 앞에는 독립문이 있다. 아치형으로 생긴 독립문은 모화관의 정문인 영은문을 없애고 그 자리에 지은 것이다. 독립문 앞에 있는 두 개의 돌기둥은 영은문의 기둥을 받쳤던 주초이다.

 

순국선열추념탑
다시 독립관 건물 쪽으로 가다가 건물 오른쪽 옆으로 난 길로 조금만 가면 순국선열추념탑이 나온다.

순국선열추념탑은 애국지사와 항일투사 등 조국 광복을 위해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한 선열들의 원혼을 추모하기 위해 1992년에 건립한 탑이다.

태극기를 음양각한 22.3m 높이의 조각상과 좌우 길이 40m의 부조벽으로 구성됐다. 부조벽에는 항일의병무장상, 윤봉길 열사 상징상, 이봉창 열사 상징상, 3.1독립만세상, 안중근의사 이토 히로부미 저격상, 순국선열 의병체포 처형상, 청산리전투상 등이 새겨져 있다.
탑에 새겨진 부조를 살피며 탑 앞으로 천천히 걷는다. 한 장면 한 장면에 담긴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생각해본다. 생각만으로는 그날의 숨 막히는 순간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탑을 뒤로하고 발길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향한다. 

 

▲ 옛 서대문형무소 전경 옛 서대문형무소 시설물. 독립 애국 지사들이 서로 말을 하지 못하도록 운동장에 벽을 만들어 칸을 나누었다 옛 서대문형무소 창문에 꽃이 피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옛 서대문형무소 자리에 들어선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서대문형무소는 1907년 일제가 독립 애국 지사들을 가두기 위해 만든 감옥이다. 그 첫 이름은 경성감옥이었다. 이후 서대문감옥, 서대문형무소, 경성형무소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해방되고 나서 서울형무소, 서울교도소, 서울구치소 등으로 불렸다. 

일제강점기 때에는 수많은 독립 애국지사 등이 이곳에 수감 되었다. 해방 이후 반민족행위자와 친일분자 등도 이곳을 거쳐갔으며 4.19, 5.16, 군사정권 등을 지나면서 민주화를 위해 앞장섰던 많은 사람들이 수감되기도 했다.

1987년 서울구치소가 이곳을 떠날 때가지 옥사는 모두 15개 동이었는데 이 중 9, 10, 11, 12, 13옥사와 사형장 등을 남겨두고 서대문형무소역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3.1만세운동에 앞장섰던 유관순 열사가 수감 되었던 방이 있다. 여성독립운동가가 수감 되었던 곳을 조사하면서 일제강점기 유관순열사가 수감되었던 8호 감방을 찾아낸 것이다. 유관순 열사 수형기록표를 토대로 얼굴원형복원 작업을 진행한 내용도 알아볼 수 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한쪽 귀퉁이에는 붉은색 벽돌담 위로 삐죽 솟아 자란 나무가 있는 건물이 보인다. 이곳이 사형장이다.
독립 애국 지사 400여 명이 이곳에서 처형됐다. 사형장 건물 옆에는 처형 후 시신을 옮겼던 시구문도 있다.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처형당해야 했던 그날 독립 열사의 비분강개 기운이 서렸는  지 사형장 담 안에서 자라난 나무 한 그루 유난히 푸르고 푸르다.


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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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