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건축업계의 통합을 기대하며 목조건축업계의 통합을 기대하며
목조건축업계의 통합을 기대하며 목조건축업계의 통합을 기대하며
  • 나무신문
  • 승인 2013.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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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COLUMN] 목재법 시행, ‘나무’를 위한 제언 ①

 

건축가 조남호 소장
(주)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 대표
mate518@naver.com

 

목재가 탄소감축효과와 친환경 소재임을 인정받아 목재이용을 촉진하고 목재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담고 있는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이 5월2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목재이용의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침체에 빠져있던 목재관련 분야가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법은 그동안 목재업계가 요구해온 많은 조치들을 담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목재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테지만 우리가 희망하는 것이 단순히 목조주택이 더 많이 지어지는, 즉 양적인 성장만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장기화되고 있는 건설 경기의 불황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며 우리 사회가 더 이상의 고용과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선진국형 산업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조주택 시장은 비교적 높은 비율의 성장을 거듭해 왔다. 업계의 노력도 있었지만 환경과 건강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아파트 신화의 붕괴에 따른 단독주택 선호가 늘어난 것도 한 원인이다. 그런데도 왜 목조건축업계는 여전히 불황이고, 어려운가?

지속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중견목조주택 업체들은 여전히 영세하며, 오래된 시공업체조차 일 년에 몇 십 채 짓는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의 건설 환경에서는 단 기간에 더 많은 주택 수주는 오히려 회사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고, 실제 그러한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현장이 늘어날수록 회사대표의 개인 능력보다는 품질 관리를 위한 인력의 질이나 관리시스템이 중요한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더 많이 발생하는데 비해, 해결 능력은 떨어지며, 사후관리의 누적량도 늘어만 간다. 결과적으로 회사의 부담으로 남게 마련이다. 점점 더 좋은 시공으로 다음 수주의 선순환 효과로 작용해야 하는데 부정적인 측면이 늘어난다. 시공사 대표에게 목조주택시공은 더 이상 행복하지 않은 일이 된다. 차라리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적정량을 정해 놓고 수주를 자제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인지도 모른다. 이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은 브랜드화와 시스템의 구축이다. 사업체 단위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신한옥을 위해서는 100억원 대의 R&D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가? 우리의 농촌과 전원의 풍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한옥인가? 목조주택인가?

 

현재의 가격 위주의 경쟁 구도에서 시장의 확대는 고용을 늘려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시장의 질을 개선시켜 주지는 못한다. 새로운 인력이 유입될 뿐 기존 시장의 질을 높여 주지는 못한다. 한옥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문화적 가치가 높아진데 힘입은 것이다. 한옥이 어느 날 창작되어 나온 것이 아닌데 사람들의 관심이 갑자기 높아진 것은 어떤 계기로 인해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현대건축은 경제성과 효율만이 우선시 되어 왔다. 목조건축도 이러한 기반 위에서 철근콘크리트 같은 산업화된 재료들과 경쟁해왔다. 인간적인 건조 환경으로서의 목조건축은 자연과 합일되며, 과거로부터 이어오는 문화적 전통이 담겨져 있다. 경제적 가치에 환경적 문화적 가치를 더 할 때 좀더 나은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은 단순히 시장의 크기를 늘려주는 법이 되기보다는 지속가능하며 문화적으로 성숙한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환경 조성은 되었으되 실효적 성과를 위해서는 범목조건축업계의 통합적 협력이 필요하다. 목조건축협회(삼림청 소속), 목조건축기술협회(국토부 소속), 목조기술인협회 등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선의의 활동을 하고 있지만, 현재처럼 분산돼 있는 것은 부정적 측면이 훨씬 많다. 모든 선의가 좋은 결과를 만들지는 않는다. 통합을 어렵게 하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대의적으로 본다면 극복되지 못할게 없다. 업계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목조건축의 브랜드 가치와 시스템 개선 등 연구과제의 발굴과 제도의 마련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환경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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