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마루주택Ⅰ은 가와의 목조주택 1호이다. 처음으로 짓는 목조작업이다 보니 다분히 임상적인 작업일 수밖에 없었다. 임상을 남의 집으로 하기에는 불안하기도 하여 스스로 대상이 되기로 했다. 즉 내 집을 목조로 짓기로 한 것이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있다. 내 집을 스스로 설계하고 지어 성공하지 못했다는 변명구다. 짓고 나니 다소 후회도 되고 많은 사람들이 내 집을 보고 나의 성향과 능력을 평가하려는 것 같아 괜히 손해 보는 기분이 든다. 그래도 하나 건진 것은 스스로 임상을 거치는 진행형 수업을 한 것이다.
집을 다 짓고는 시골의 어머니께서 올라오셨다. 오신지 보름쯤 지나서 다른 사람보다는 솔직한 평가를 하실 것 같아 조심스레 이 집이 어떠냐고 여쭈었더니 짧게 한마디 하셨다. ‘집은 세 번은 지어봐야 뭘 좀 알지’…할 말이 없었다.
이 집을 짓는 동안의 위안이라면 모처럼 대인관계의 스트레스를 좀 벗어나 육체노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릴 적에 미장일 목수일이 재미나 보여서 미장이나 목수가 되고 싶기도 했었는데…철근 묶는 일부터 페인트 일까지 땀 흘리며 하다 보니 어느덧 6개월이 후딱 지나버렸다. 집을 짓기 전까지 사무실에서 그간 내가 하던 일들이 남의 일처럼 여겨지고 잡부일이 천직처럼 편안했다.
그는 관리하던 땅 중에 가장 급한 경사의 비정형 대지를 내게 제공했고 대지 내의 나무들을 가능한 베거나 옮기지 말고 기존의 자연지형에 어울리는 건축을 소망했다.
삼각형의 경사 급한 대지는 서향으로 키가 큰 참나무가 있었고 중턱엔 소나무가 소담스레 모여 있었다.
소나무 숲을 끼고 있는 2층 가족실은 장방형매스를 일부 들어내어 가족실 전용 소정원이 만들어졌고 원래부터 자리를 잡고있던 소나무가지가 살짝 덮고 있다.
삼각형의 대지에 목조로 지어진 긴 주택과 八자로 어긋나서 만나는 사랑채(아프리카 조각을 전문으로 다루는 화랑)는 노출콘크리트로 만들어져서 흙에 깊숙이 박혀있으며 두 채 사이에 만들어진 마당은 주차공간이면서 화랑의 마당으로서 역할을 한다.
전체단면을 도로측에서 보면 4개층 높이로 나뉘어져 있고 각층은 모두 땅에 접하게 되면서 각자의 조그만 마당 또는 목조데크를 만나게 된다.
2001년 당시 집짓기는 초짜인 가와에게 조언을 해주신 목조건축기술협회의 김진희 교수, 노출콘크리트 연구회의 이연준 씨 ,쎄쩌의 김대영 이사, 공학목재 사용을 지도해 준 경민산업의 이한욱 이사 등 많은 사람들의 노고도 이집 곳곳에 숨어 있다.
글·자료제공 _ 최삼영 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에디터 _ 박광윤 기자
설계: 최삼영(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설계담당 : 조만재, 정주광
대지위치 :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풍동 450-10
지역·지구 : 준농림지역
대지면적 : 482.00㎡(154.81평)
건축면적 : 160.36㎡(48.51평)
지상면적 : 264.37㎡(79.97평)
연면적 : 282.19㎡(85.36평)
건폐율 : 33.27%
용적율 : 54.85%
건물규모 : 지하1층, 지상2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목조
외장재료 : 적삼목, 노출콘크리트
모형제작 : 전진곤, 권오열
구조 : 박덕환
시공 : 건축총괄 - 송형호(가와디자인)
목구조 - 이승재
외부데크 - 호현기(솔토스홈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