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南友[나무]- ‘창조경제’를 검색하다
COLUMN 南友[나무]- ‘창조경제’를 검색하다
  • 박광윤 기자
  • 승인 2013.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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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광윤 기자 pky@imwood.co.kr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핵심인 ‘창조경제’가 화두다. 학술적으로 정립된 용어가 아닌 정치적 구호로 탄생하다보니 그 개념의 모호성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게다가 정부조차 ‘창조경제’의 개념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으며, 이에 대부분의 미디어들이 ‘창조경제’에 대해 훈수를 두며 한마디씩 거드는 양상이다. ‘창조경제’는 아직 깔끔한 정리가 없다. 그래서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에 ‘창조경제’에 대해 한번 물어보기로 했다. 가끔 용어의 개념은 명확한 ‘결어’보다 정의가 도출되는 ‘과정’ 속에서 더욱 단단하게 해석되는 법.

 

농업사회에서의 농업은 생산이 전부였다. 산업사회에 접어들면서 가공과 유통을 접목해서 부가가치를 높여왔다. 이제는 생산, 가공, 유통은 기본이고 여기에 덧붙여 관광과 휴양, 체험과 교육을 접목한 농업의 복합산업화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종(異種)산업과의 교류와 협력, 융복합이 만들어낸 농업의 새로운 모습, 이것이야말로 농업분야의 창조경제라 할 수 있다.
- 박정환·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장(한국일보)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는 신규 채용인력의 30%가 디자인 전공이 아니다. 심리학, 철학은 물론 음악, 사진 등을 전공한 사람도 뽑는다. 복합적 사고에서 창조가 나온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는 K9을 만들면서 원격제어, 차량관리, 정보검색이 가능한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했다. 그게 유보(UVO)시스템이다. 전형적인 굴뚝기업 포스코도 2년 전부터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조직원은 물론 외부인들도 각자의 아이디어를 쏟아내 그것을 뒤섞자는 개념이다. - 손현덕 부국장 산업부장 겸 지식부장(매일경제)

 

요즘 짜파구리도 인기다. 짜장라면인 짜파게티와 우동라면인 너구리를 섞어서 끓인 것이다. 엄마 없이 아빠와 아이만 떠난 여행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아내는 한 방송국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된 뒤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덕분에 제조업체들의 매출도 수직 상승하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와 도·소매점에서 짜파게티가 동나기도 하고 관련 연예인들이 해당 식품회사의 광고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비빔밥과 차이는 있지만 다른 재료들이 뒤섞여 제3의 맛을 낸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 박봉식 정경팀장(건설경제)

 

픽사 사옥은 원래 3개의 별도 건물로 설계됐다. 한 건물에는 컴퓨터 엔지니어, 다른 건물에는 애니메이션 제작자, 마지막 건물에는 감독과 편집자를 비롯한 나머지 사람들이 일하도록 한다는 구상에 따른 설계였다. 잡스는 여러 영역의 사람들이 한데 어울리게끔 설계를 변경했다. 특히 픽사 전체에 화장실을 두 개만, … 중간 지점에 설치하도록 했다. 당연히 불편이 뒤따르는 조치였다. 멀리 떨어진 사무실에서는 화장실에 오기까지 15분이 걸렸다.
“픽사 사람들은 연달아 흥행작을 터트린 요인 중 하나로 ‘화장실 대화’를 꼽는다. 손을 씻으며 다른 분야 사람들과 나눈 ‘대단한 대화’가 협업과 창의성을 촉진했다는 얘기다. 이게 바로 잡스가 겨냥한 효과였다. … 그는 사람들이 창의적인 일을 잘 수행하도록 하려면 다른 문화의 사람들과 섞여 함께 일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Jonah Lehrer, Imagine: How Creativity Works)”
- 백우진 정치경제부장(아시아경제)

 

‘창조경제’란 대략 ‘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창조’, ‘창조를 위한 파괴’ 두 가지로 요약되는 듯하다. 그렇다면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다. 최근 몇 년간 학계 업계 말할 것 없이 ‘경계 허물기’는 최대의 이슈가 아니었는가. 문제는 이것이 국가정책으로 구체화되는 단계에 와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정책을 요구 받고 있으므로 무엇이든 내놓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이다. 창조경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최근 영림목재 이경호 대표가 한국경제 ‘한경 에세이’ 코너에서 3·4월 필진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의 칼럼에서도 목재분야의 창조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몇 줄 검색된다. 융복합시대, 목재분야는 무엇을 해야 할까.

 

“동계올림픽 경기장을 자국산 목구조 건축설계로 선정한 것은 건축과 임업목재산업 분야를 융합해 일자리를 창출한 창조경제의 좋은 모범사례다. 성공적인 수종개량을 통해 제2,3의 세계적인 친환경 목조건축물이 계속 이어져 나오기를 바란다.” - 영림목재 이경호 대표(한국경제)

 

우리나라의 목재자급률은 아직 16%에 그쳐 수입의존도가 높다. 나무도 잘 골라 심어야 하고 지속적으로 숲을 잘 가꾸어 고급목재 생산기반을 다져야 한다. 임업분야에 첨단기술을 융합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 숲에서 자라는 식물 중 미래유망품목을 찾아내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 변상욱 기자(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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