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미광목재
클로즈업/ 미광목재
  • 유상기 기자
  • 승인 2007.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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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스런 목재묶음띠”

인천 남동공단의 미광목재는 내장용으로 쓰이는 러송 제재목을 생산하는 업체로 시판위주의 영업을 한다. 그래서인지 전국의 인테리어 업자들이 주로 찾는 곳이다.

다른 제조업의 실명제와 비슷한 게 목재업계에 있다면 미광이라는 이름을 걸고 목재를 묶어내고 있는 미광목재의 이 ‘묶음띠 정책’이 그것과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미광은 자사가 생산하는 제재목 묶음띠에 ‘美光木材’라는 큼지막한 문구를 찍어서 제품을 출하한다. 김용석 대표는 전에 이와 같은 시도를 했던 업체는 많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기 이름이 찍힌 상품인 만큼 하자가 생겼을 때는 수많은 반품요구에 시달리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는 품질에 자신이 있고, 제품 하자율이 제로에 가까울 때나 할 수 있는 시도라는 것이다. 많은 업체들이 미광처럼 묶음띠에 자신의 이름을 박아 출하했었지만 지금 버티고 있는 것은 거의 미광뿐이라고 설명한다.

김 대표는 “목재를 생산해 내는 것은 요리는 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재료가 좋아야 훌륭한 요리가 나오듯, 제재목도 원목이 좋아야 제품이 좋다. 같은 러송이라도 수종에 따라 또 생산되는 지역에 따라 원목이 다를 수 있다. 제품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곳에서 구매해야 원하는 좋은 원목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며 원목이 쌓여 있는 곳으로 인도한다.

그곳에는 생채기가 별로 없는, 초구경과 말구경이 엇비슷한 러송이 가지런히 쌓여 있다. 또 그 옆에는 가지런히 묶여 출하를 앞두고 있는 제재목들이 몸에 묶음 띠를 두르고 있다.

김 대표는 노란 색띠 위에 선명한 미광목재라는 문구 하나를 지켜내기 위해 수많은 악재와 싸웠던 지난날을 돌이키며 “근래 묶음띠를 역추적 해 주문을 시도하는 업체도 늘고 있어, 묶음띠가 제품판매와 동시에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발휘해 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간 묶음띠가 단순히 제재목만 묶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품질을 향한 김 대표의 고집까지 묶어 놓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