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든펜 이야기3]우든펜, 날개를 달다 한국우든펜협회
[우든펜 이야기3]우든펜, 날개를 달다 한국우든펜협회
  • 박광윤 기자
  • 승인 2013.02.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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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순 한국우든펜협회 회장, 호막코리아 영업이사 이창순 씨는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바로크가구 공채 6기로 입사,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면서부터 목재분야와 한솥밥을 먹었다. 바로크가구 설비관리 파트에서 일하면서 지금의 직장인 ‘호막코리아’의 목공기계를 처음 접하게 됐다. 호막코리아는 국내 ‘목공기계’ 분야에서 선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 기업으로, 현재 이창순 씨에게 처음으로 우든펜과 인연을 맺게 해준 회사이기도하다. 독일에서 VIP용 선물로 보내준 것이 바로 우든펜이었던 것. 당시 목공에 관심도 많았고 실제 나무를 깎는 일을 즐겨해 온 탓에 우든펜에 강한 매력을 느꼈고, 인터넷을 검색해 우든펜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점에 큰 흥미를 느꼈단다. 그리고 미국 쇼핑몰을 통해 우든펜을 만들기 위한 공구 재료 선반 등을 세트로 구입해 베란다 공방을 차려 펜 깎기를 시작했다. 그해 말 네이버에 카페를 개설해 관심있는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 현재 협회 활동으로까지 확대됐다.
2004년만 해도 ‘우든펜’은 국내에서 아주 생소한 이름이었다. 펜키트를 구입할 수 있는 마켓이 존재하지 않아서 관심 있는 몇몇 사람들이 볼펜이나 샤프를 분해해 나무로 몸통을 깎아 조립해 쓰는 정도였다. 그러나 2004년 말 오픈한 네이버 카페 ‘우든펜 만들기’는 현재 5천명이 넘는 회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 규모의 우든펜 동호회가 됐다. 우든펜은 최근 급격하게 저변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도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아이템이다. 그래서 지난해 한국우든펜협회가 창립됐고, 우든펜은 새로운 날개짓을 향한 준비를 마쳤다. 카페 ‘우든펜 만들기’를 처음 개설한 장본인이자, 한국우든펜협회 창립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된 이창순 씨를 만났다.     -편집자주

 

우든펜을 만나다, 카페를 만들다

‘우든펜 만들기’ 카페를 2004년 12월22일 개설했고 우든펜을 처음으로 본 것은 2004년 초입니다. 직장이 독일 회사였는데, 당시 독일에서 VIP용 선물로 보내 온 것이 참 고급스런 우든펜이었어요. 너무 매력적이었죠. 그때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 우든펜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어요. 한 미국 소핑몰을 통해 재료, 공구, 선반, 선발칼 등을 세트로 구매했고, 제일 처음으로 깎아 본 것이 ‘유러피언 펜’이었습니다.

당시 카페를 개설해 보니 상업적인 키트를 이용해 만드신 분은 보질 못했고, 기성품을 분해해서 나무로 몸통을 깎아서 만드셨던 분은 더러 있었어요. 1년에 회원이 50명도 늘지 않을 정도로 우든펜이 워낙 알려지지 않은 때였죠. 그래도 점차 카페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공동으로 키트 구매를 대행해 주기도 했습니다. 2008년부터는 일 년에 한 번 정도 우든펜 교육을 오프 모임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는데, 교육을 정기적으로 하면서 점차 마니아층도 생기고 회원수도 늘어났어요. 처음 50명 늘어난 것과 500에서 1000명 늘어나는 데 드는 시간이 똑같았습니다. 점차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게 된 거죠.

 

내 손안에 쏙, 우든펜의 매력은
매일 만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가구들은 매일 만지는 물건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나무로 펜을 하나 만들어 놓으면 늘상 만질 수 있어요. 매일 나무의 감촉을 느낄 수 있는 거죠. 가장 나무의 감촉을 많이 느낄 수 있는 아이템이 ‘펜’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든펜을 알기 전부터 나무를 깎고 만지는 일을 좋아했는데, 우든펜의 경우에는 감동이 틀리더라구요. 가구를 만들 때는 다양한 목재를 접하진 못했는데 펜을 만들면서 보니 정말 다양한 나무가 있고, 같은 나무에도 다양한 무늬가 있다는 걸 느꼈죠. 우든펜을 하면서 목공의 매력을 한층 더 느끼게 됐고, 결국에는 나무를 가지고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저의 꿈이 됐습니다.

그리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보통 목공기계는 위험해서 다룰 때 조심해야 되는데, 요즘에는 위험하지 않은 아이들용 목선반이 시중에 나와 있어요. 사용연령이 6세에서 99세까지입니다. 또 재료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는 것도 장점입니다. 선물 아이템으로 부담도 없고, 직접 만들어 주니 선물로서 가치가 높습니다. 일반 공방에서는 자기가 쓸 가구를 만들기는 쉽지만 남에게 선물하기에는 비용도 비싸고 작업도 쉽지 않은 일이죠.

 

보이는 나무는 모두 펜으로 깎고 싶었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펜을 만들어 보는 게 목적이었던 듯해요. 나무만 보면 펜으로 깎아보고 싶고, 더 신기한 나무를 찾게 되고. ‘이걸 깎으면 어떻게 나올까’ 하는 호기심에 길을 가다가 주워서도 만들고, 나무로 생긴 건 다 깎아보게 되는 거죠. 그런데 펜을 깎으면 깎을수록 나무의 결을 보게 됩니다. ‘이 나무를 이런 결로 자르면 예쁘게 나오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무늬 예쁜 나무를 보면 그 부분을 깎고 싶다는 생각이 들죠. 넓은 것보다 촘촘한 무늬결이 더 예쁘게 나오니까 어떤 방향으로 자르면 좋을지 셈하게 됩니다.

이제 우든펜이 날아오를 때
우든펜을 둘러싼 요구가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이 다양한 요구를 동호회 차원이 아닌 협회 차원에서 해결할 필요가 생겼죠. 예를 들어 우든펜을 판매하고 싶어하는 요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들 처음엔 베란다 공방에서 취미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우든펜이 상업적으로도 많이 진출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피아커’ 같은 우든펜 고유 브랜드도 몇몇 나타났고, 지인을 통해 오더를 받아서 판매하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판매를 하고 싶은데 활로를 못 찾은 분들에게는 협회가 쇼핑몰을 구축해서 판매망을 제공할 수 있을 겁니다.

또 그간 카페에서 목공기계나 펜킷 등을 공동구매 방식으로 구매 대행을 했었는데 세금계산서 등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많았죠. 협회 차원에서 운영하면 주문 수량도 많아져 가격도 좀 더 싸게 구입할 수 있고, 실질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든펜이 점차 전문화되면서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아졌는데, 이런 작품들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든펜 마니아 분들도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많아요. 다양한 전시회들이 있는데, 개인 참여는 힘들겠지만 협회 차원에서 부스 하나만 얻어도 작품 전시에는 충분한 지원이 될 겁니다.

그리고 교육 사업 확대와 지도자 양성 및 인증제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최근 중학교 교육이 체험 위주로 바뀌면서 학교에서 단체로 목공 실습을 하러 오는 경우가 많아요. 학교에 공방을 차려주는 정책적인 움직임도 있고, 실제 목선반이 학교로 많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가르쳐줄 인력의 요구도 생길 것입니다. 그런데 책임있는 교육을 위한 자격 인증을 어디선가는 해줘야합니다. 이런 다양한 요구들에 하나씩 맞춰갈 계획입니다.
글 _ 박광윤 기자

 


나무가 주는 아름다운 선물,
‘우든펜’ 만들기

네이버 카페 ‘우든펜 만들기’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일요일을 이용해 하루 8시간 정도 진행되며, 인원을 6명 이내로 제한해 주어진 시간에 보다 밀도 있는 교육을 진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교육은 초보자를 위한 교육으로 장비 및 공구 교육을 통해 장비 구입 등 초보자들이 겪을 수 있는 실수를 사전에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취미로 우든펜을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최근 50대와 40대 회원이 제일 많을 정도로 은퇴자들이 노후 준비 및 창업 목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많아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는 것이 교육의 특징이다. 실습은 샤프 하나와 펜 하나를 깎는 과정으로 이뤄지며, 앞으로 협회차원에서 초보자 교육을 이수했다는 자격증을 주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이외 옻칠 마감 교육 등 1년에 2회 정도 특별 교육이 진행되기도 하며, 수강료는 8만원에 재료비와 중식비가 포함됐다.
교육문의_010.3710.5686(이창순)
교육장소_하남 우든펜공방 경기도 하남시 미사동 203-4



한국우든펜협회 창립총회

2012년 12월12일 서울 양평동 우드토피아 공방에서 한국우든펜협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협회 정관을 정하고, 회장 및 임원진 선출이 진행됐다. 회장에 이창순(호막코리아 이사), 부회장에 진상준, 최승진 씨가 선출됐고, 감사에 신현문, 정석진 씨가 인준됐다. 참가자들은 앞으로 한국우든펜협회를 통해 교육 전시 사업 및 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 우든펜의 대중적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우든펜을 만들면 처음엔 소장해야지 맘을 먹는데, 사람을 만나면 자꾸 주고 싶은 맘이 생긴다. 나무를 닮아 가는 건가. 살아서도 죽어서도 불편불만 없이 아낌없이 주는 것이 나무 아닌가. 나무 같이만 살면 정말 훌륭한 삶이 아닐지”

 - 한국우든펜협회 이창순 회장

 

자료제공 _ 한국우든펜협회, 우든펜만들기, 펜공구닷컴
한국우든펜협회
http://cafe.naver.com/woodpen4
우든펜만들기 네이버 카페
http://cafe.naver.com/woodenpan
펜공구닷컴
www.pen0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