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거주, 휴식
현대사회는 사람들로 하여금 ‘홀로서기’가 중요한 삶의 덕목이거나 목적이라고 이야기하는 듯이 보인다. 그것은 주변의 도움 없이도 살아가기 위해서 더 많은 산업 생산물을 필요로 하게 되는 즉, 소비사회가 지향하는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통신기기들은 사람들 간의 시공간을 초월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만들고 홀로서기를 더욱 완전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물리적으로는 고립된 ‘방의 도시’가 통신네트워크에 의해 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명백하게 건축의 외연을 확장시켜주지만 건축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건축은 사람들을 보다 실질적으로 한 자리에 모이게 하는 물리적인 장소이다. 한편 보다 많은 양의 상품이나 가치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분업화는 여전히 그 틀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분업화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일과 삶을 일치시키지 못한 채 생활하는 것에 큰 불편을 못 느끼는 듯하다. 우리는 일과 거주와 휴식, 삶에 대한 관찰을 통해 구축적인 논리에 따라 물리적 실체로서 대지에 서게 하는 것이다.
알즈너 코리아 이천 콤플렉스는 건강 관련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기업의 업무·생산지원연구를 목적으로 지어진 시설이다. 부지는 영동고속도로 덕평 IC에서 10분 거리에 작은 규모의 전원주택단지에 연해 있다. 중소기업들이 도시 외곽지역에 입지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낮은 땅값과 싼 임금 때문이지만 이 회사가 만드는 시설들은 적극적인 의미에서 탈도시적인 건축의 단면을 보인다. 이것은 원활해진 광역교통망과 온라인 정보 통신 환경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서울에서 1시간 이내의 거리에 입지하고 전국에 대리점을 가지고 있는 이 회사로서는 당연한 선택처럼 보인다. 이 회사는 구성원들 간의 단순히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주종관계가 아닌 공동체로서의 특징을 갖고 있다. 구성원들 모두 인근지역에 거주하면서 일(Working)과 거주(Living), 휴식(Resting)이 별도의 시간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거주성과 휴식을 통시에 경험하는 통합된 환경을 지향하고 있다.
건축이 사람들의 생활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믿는 것처럼 사람들은 건축에 색을 덧붙여 가게 될 것이다. 인접한 대지에 교육시설과 숙소가 더해지면 알즈너 코리아 콤플렉스는 완성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글·자료제공 _ 조남호·(주)솔토건축사사무소 대표 / 에디터 _ 박광윤 기자
설 계 : 조남호 (주)솔토건축사사무소
대지위치 :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회억리 169-6
용 도 :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 연구동-474㎡, 사무동-593㎡
건축면적 : 연구동-161.41㎡, 사무동-234㎡
연 면 적 : 연구동-399.23㎡, 사무동-662.96㎡
건 폐 율 : 연구동-34.05%, 사무동-39.46%
용 적 율 : 연구동-62.19% 사무동-77.30%
규 모 : 지하1층, 지상2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조+경량목구조
외부마감 : 노출콘크리트, 목재사이딩, 징크돌출이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