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신한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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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상기 기자
  • 승인 2007.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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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고의 세월을 관통한 솔리드

솔리드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만큼 솔리드의 전폭적 수요 상승은 목재업계와 일반 소비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호재이고 그래서 모두가 갈망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바램들은 고작 귓가의 환청으로 느껴질 정도로 시야에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아 애석한 마음이다.

언제가 인천에 있는 신한개발 사무실에 들어가 발을 심하게 굴려 본적 있다. 거기에는 10년을 훨씬 넘겨 이제는 퀘퀘하기까지 느껴지는 햄록 솔리드 플로어가 있다.

인고의 세월을 견뎌 먼지가 스미고 물기로 광택이 생겨, 연륜의 빛이 반질반질 나는 이 솔리드 위에 물을 흠뻑 머금은 걸레자루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아직까지 마대 걸레로 이렇게 닦고 있는 것인데, 여느 사무실의 열에 아홉은 이와 같지 않다.

목재가 물과는 상극이기 때문인데 이는 경제논리가 솔리드의 두께를 후려쳐 생긴 오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더 싸고, 재료를 조금 써 단가를 줄이고, 가공하기 쉬운 형태로 잘라내다 보니 솔리드가 자체의 매력을 잃어버렸을지도. 하지만 이내 이것도 짧은 생각일 수 있다. 목재가 절약돼 우리는 극소량의 쾌적함을 지원받고 있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환경과 경제논리와 우리의 감성이 물고 물리면서 현상은 나타나고 흘러가게 마련.  하지만 솔리드는 지금도 눈물을 머금고 ‘나는 할 수 있다’ ‘난 원래 견딜 수 있다’ 호소하고 있는 듯하다.

솔리드의 시대는 오고야 말 것인가? 그렇게 편히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얄팍하게 주판을 튕겨도 계산은 쉽게 나온다. 세계의 건물 착공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원시림은 없어져 가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갖가지 국가 간의 규약, 협약, 다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허나 신한개발 사무실에 발을 들여 놓고 솔리드를 밟는 이 기분 좋음은 떨칠 수 없다. 지속가능한 솔리드 양산 정책이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