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림청엔 과연 임업인의 혼이 남아있나
[사설] 산림청엔 과연 임업인의 혼이 남아있나
  • 나무신문
  • 승인 2012.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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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지난 10년 간 우리나라의 임도는 단 1미터도 늘어나지 않았다는 얘기가 있다. 다소 과장된 분석이라고 해도 그 요지는 틀린 소리가 아니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사전에서 찾아보면, <임도의 종류를 한국에서는 국유림 임도시설사업 실시요령에서 차도(1급·2급)·우마차도·목마도 등으로 구분하고 있지만, 일본과 같은 나라에서는 임도규정(林道規程)이 별도로 제정돼 있고 그 규정에 의하면 자동차도(1급·2급)·산림철도(1급·2급)·차도·목마도(木馬道)·우마도·삭도(索道)·유송도(流送道) 등 7종으로 구분하고 있다. 임도망의 정비 여하가 임업경영의 집약도(集約度)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으며, 임도는 임업경영상뿐만 아니라 산림의 가치평가에도 중대한 관계가 있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마디로 임도는 임업경영의 근본이라는 얘기이고, 산림청은 지금까지 사전에도 나오는 수준의 아주 기본적인 임업경영마저도 등한시해오고 있다는 소리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산림청의 임업 내팽개치기는 소신을 저버리고 일부 왜곡된 환경론자들의 눈치나 봐왔기 때문에 발생된 일이다. 사전에도 나와 있듯이 임도는 산림의 가치를 높이는 중대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산림의 가치에는 산림환경도 당연히 포함된다.

산림청의 그릇된 눈치 보기는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숲가꾸기 예산의 조기집행 또한 임업계와 목재산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우리나라 소나무는 그 정서적 교감이나 특유의 질감 등으로 인해 특정 분야에서는 아주 고가에 팔리고 있는 목재다. 그리고 그 특성상 동절기에 베어내서 습하고 더워지기 전에 가공을 마쳐야 하는 수종이다.

하지만 산림청은 최근 정부의 예산 조기집행 기조에 맞춘다고 상반기에 소나무를 모조리 베어내고 있다. 이렇게 베어진 나무는 하절기를 거치면서 곰팡이 슬고 벌레 먹어 못 쓰게 되기 마련이다.

‘에쿠스 가격에 팔 수 있는 나무를 티코 가격도 못 받고 판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남이 장에 간다고 하니 거름지게 지고 따라가는 격인 게 지금 바로 산림청의 모습이다. 산림청은 더 늦기 전에 임업 전문가의 긍지를 되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