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지와 인구의 상관관계’에 대한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뒷방용 이야기를 꺼내려다 보니 서론이 좀 길었다. 만약 누군가 인구수를 놓고 국내 전문분야 미디어 산업의 전망을 타진한다면 진지하게 경청해 줄 수 있을까. 실제 전문지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 인구수가 각 산업분야마다 건강한 전문 매체를 지속시키고 성장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말을 종종 하곤 한다. 물론 산업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건축분야와 같이 비교적 규모 있는 분야도 수많은 잡지와 신문들이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직접적인 경영상의 문제도 있겠고, 시대적 트렌드를 잃어 결국 독자들의 외면을 받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중에는 건축가들이 너무 필요한 매체라는데 공감을 하면서도 떠나보낸 잡지도 많다. 최근 ‘공간’지의 위기만 봐도 그렇다. 정말 필요한 매체들이 체재 논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공존할 만큼 수요가 존재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지는 수치와 논리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생명력을 가지기도 한다. 산업 규모의 변동성이 심하거나 유사 산업분야와의 이해관계가 복잡할수록 전문 매체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전문지는 대부분 자기 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자기 산업분야의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분야 내 의사 소통과 기술 및 정보를 공유하는 창구가 되기 때문에, 분야의 공동 목적이 강해질수록 매체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전사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대변인이 되고, 최신 정보가 필요한 분야에는 정보를 주고, 비평이 사라진 분야에는 비평을 주는 것. 그럼으로써 분야 내 발전 원동력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전문지의 숙명과도 같다.
그런 점에서 보면 목재분야는 매우 행복하겠다. 나무신문도 있지만, 한국목재신문, 목재신문, 우드플래닛 등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신문과 잡지들이 공존하는 다매체 시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것은 아니다. 다매체시대 목재분야 미디어들의 역할에 대한 독자의 고민이 필요하다. 이는 전문지가 비판이나 칭찬 등 팔색의 어조로 분야 공동의 요구에 답해 나가듯 독자들의 역할도 존재한다는 뜻이다.
모든 신문이 똑같은 기사를 반복한다거나 똑같은 포맷으로 이뤄진다면 다매체분야 독자로서 누리는 혜택은 없을 것이다. 절제된 경쟁과 협력을 도모하는 것, 무리한 경쟁을 지양하는 것, 컨텐츠의 차별성을 감시하는 것, 바로 독자들의 몫이다.
나무신문은 지난해부터 목조주택과 조경분야의 작품리뷰, 조경 및 건설 정보의 확대, 목재와 조경분야의 만남이라는 독자적인 전략을 때론 과하게 때론 유연하게 선언해 왔다. 사실 목조주택, 가구, 인테리어, 조경 등 각 분야마다 전문매체가 존재할 정도로 목재와 관련한 유관 분야를 모두 다루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생각해 보라. ‘목재와 목재유관분야라니?’
바다를 헤엄치는 꼴이 아닌가. 그런데 어찌 고작 네 개 매체의 갈 길이 똑같아질 수 있겠는가. 전략적 차원에서가 아닌 다양성의 차원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 나간다면 독자들에게 더 풍부한 컨텐츠를 안겨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남의 것을 엿보고 경계를 허무는 시대다. 목재분야끼리 아무리 교접해봐야 새로울 것이 없다. 그래서 목재 미디어도 이제 하이브리드를 꿈꾼다. 그리고, “젊은 신혼들, 아이 좀 많이 낳아 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