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형 주택전시장 ‘한다움 팀버파크’
체험형 주택전시장 ‘한다움 팀버파크’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5.04.24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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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한다움건설 공강민 대표
공강민 한다움건설 대표.
공강민 한다움건설 대표.

목조건축의 구조적 원리와 기술적 완성도를 직접 보고 만지고 이해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주택 경기는 말 그대로 얼어붙었다. 대형 건설사들조차 수주 물량 감소로 인한 경영 불안 요인을 언급하고 있고 신규 분양도 주춤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기업이 있다. 바로 중목구조 전문 시공사 한다움건설이다. 이들은 경기 양평에 고객 체험형 주택전시장 ‘한다움 팀버파크(Timber Park)’를 조성하며 위축된 건축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공강민 대표를 만나 한다움건설의 도전 배경과 목조건축 산업에 대한 비전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한다움 팀버파크는 어떤 공간인가요.
=
팀버파크는 한다움건설이 약 2년에 걸쳐 기획하고 구현한 종합 전시 공간입니다. 단순히 모델하우스를 보여주는 전시장에서 나아가 고객이 목조건축의 구조적 원리와 기술적 완성도를 직접 보고, 만지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체험형 공간이죠. 예비 건축주가 평소 접하기 어려운 중목구조의 세부 구조나 내화 성능 및 고정 장치 등을 실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전시장 내부에는 ‘TimberPeek Center’라는 이름의 전시동이 있는데, 이는 단독주택을 넘어 공공과 상업용 건축으로 확장 가능한 목조건축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외에도 ‘FlowPeak’라는 실험적 공간과 예약 방문객을 위한 야외 휴식 시설 등이 함께 조성돼 있어, 단순한 견학이 아니라 깊이 있는 체험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체험형 주택 전시장이라는 말이 생소한데, 기존 전시장과 어떻게 다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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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전시장이나 모델하우스는 인테리어나 외관 중심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다시 말해 건축의 표면적인 부분만을 보여주죠. 하지만 건축은 구조와 기능, 재료의 이해가 동반돼야 합니다. 팀버파크는 단순히 보기 좋은 집이 아니라 어떻게 지어지는가, 그 구조는 얼마나 견고한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도록 구성됐습니다. 예를 들어 구조재의 접합 방식, CLT 적용 사례, 화재에 대한 대응력 등 기술적인 부분이 전시의 중심입니다. 국내에서 이처럼 구조 중심의 체험형 전시장은 팀버파크가 사실상 처음이자 유일한 사례라고 자부합니다.

주택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처럼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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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팀버파크를 구상한 시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주택 경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단기적인 경기 흐름만을 본다면 이런 투자는 무모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목조건축의 성장 가능성과 미래적 가치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정책이 가속화되며 목조건축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커지고 있는 점도 주요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목재는 재생 가능한 자원이자 탄소를 저장하는 친환경 건축 재료입니다. 한다움건설은 단순히 주택을 짓는 데서 그치지 않고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목조건축의 역할을 확장하고자 했습니다.

국내에 첫 시도되는 목구조 체험형 전시장 ‘한다움 팀버파크’
국내에 첫 시도되는 목구조 체험형 전시장 ‘한다움 팀버파크’

양평을 전시장 부지로 선택하신 배경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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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후보지를 놓고 고민했습니다. 교통 접근성과 전시장 운영의 효율성을 고려하면서도 고객들에게 전원 속 삶의 본질을 체험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양평은 최적지였습니다. 수도권과 가깝고 동시에 전원주택이 밀집된 상징적 지역이죠. 고객이 단순히 건축 기술을 보는 것을 넘어서 전시장을 찾는 동안 전원에서의 삶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이러한 공간적 맥락이 팀버파크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었습니다.

한다움건설은 그동안 목조건축이 공공 및 상업건축물로 확장되기 위한 기술을 확보하는 일도 남다른 행보를 보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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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중목구조나 경량목구조로는 대공간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긴 처마, 대형 캔틸레버 구조, 개방형 천정 등은 RC조나 철골 구조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죠. 저희는 이 한계를 넘기 위해 일본의 목구조 기술 선도 기업 STROOG와 협력했고, 고난도 구조설계를 위해 Hafnium Architects와도 파트너십을 구축했습니다. 또 대형 목재 제재 및 프리컷 기술을 보유한 츄고쿠목재, 국내의 영림목재 등과도 기술 교류를 통해 고내력 주각철물, 특주재, CLT 등을 활용한 구조 실현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협업은 시공의 정밀도는 물론 건축적 표현의 자유도까지 높여주는 핵심적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공강민 대표(오른쪽)가 시공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공강민 대표(오른쪽)가 시공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목조건축이 대중화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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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제도적 뒷받침입니다. 공공건축물의 일정 비율을 목조건축으로 채우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건물 중 절반 이상은 목조로 시공한다는 규정이 필요합니다. 둘째 탄소저감 효과를 인정받은 목조건축물에 대한 인센티브, 즉 지원금 제도를 체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현재 우리나라의 목재 자급률은 15%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는 구조용 공학목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국책 차원의 대규모 목재 생산기지 구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러한 제도와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목조건축은 친환경 건축의 대표적인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매우 궁금해집니다.
=
한다움건설은 앞으로도 중목구조 전문 시공사로서 기존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영역을 목조로 대체하고 확장하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특히 지금은 주거용 단독주택 중심이지만 향후에는 복합건물이나 상업시설, 공공건축물 등에서도 목조 구조가 선택될 수 있도록 기술력과 시공 사례를 꾸준히 확보할 예정입니다. 제가 항상 마음속에 새기고 있는 말이 있습니다. “안 할 뿐이지, 안 되는 것은 없다.” 지금 한다움건설이 내 딛은 한발짝이 대한민국 건축시장에 목조건축이라는 흐름을 본격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무신문

목조 테크니컬 센터 및 인테리어 쇼룸을 갖춘 전시동 ‘TimberPeek Center’.
목조 테크니컬 센터 및 인테리어 쇼룸을 갖춘 전시동 ‘TimberPeek Center’.
목구조 건축물의 다양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FlowPeak’.
목구조 건축물의 다양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FlowP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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