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에게 듣는다 | 강석구 충남대학교 교수
리더에게 듣는다 | 강석구 충남대학교 교수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5.02.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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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로 건설하는 도시 ‘우디즘 시티 프로젝트’, 그리고 다가온 미래
충남대학교 강석구 교수.
충남대학교 강석구 교수.

콘크리트와 철근이 건축의 전유물이던 시대가 저물고, 목재를 활용한 도시 건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 강석구 충남대학교 교수가 있다. 그는 일찍부터 ‘우디즘(Woodism) 목재이용연구소’를 통해 목재 이용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강 교수는 “목재는 도시와 연결될 때 더 큰 가치를 지닌다”며 “우디즘은 단순한 목조건축을 넘어 하나의 문화와 철학”이라고 강조한다. <편집자 주>

우디즘, 목재 활용의 새로운 패러다임
우디즘은 강 교수가 2015년 창안한 개념이다. 일본의 ‘도시 목질화’ 정책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적 상황에 맞춘 용어다. 

그는 “일본은 2010년 공공건축물의 목재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도시 목질화를 추진했다”며 “하지만 한국에서는 ‘도시 목질화’라는 표현이 너무 딱딱하게 느껴질 것 같아 친숙한 개념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아가 강 교수는 우디즘을 기반으로 한 ‘우디즘 시티(Woodism City)’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도시 환경에서 목재 사용을 늘리고, 건축·가구·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와 연결하는 것이다. 그는 “목재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건축과 가구, 공공시설 등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업계, 학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디즘의 철학은 단순한 목재 사용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강 교수는 “목재는 탄소를 저장하고, 도시 내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지속 가능한 공간을 창출할 수 있다”며 “유럽, 일본처럼 목재 친화적 건축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석구 교수.

도시재생과 목재의 접점
강 교수는 2019년 국토부 도시재생특별위원회에 참여하며 그 누구보다도 빨리 목재 친화 도시 모델을 제안했다. “500개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추진됐지만, 대부분 목재 활용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국토부와 논의 끝에 ‘목재 도시’ 개념을 특화 모델로 포함시켰다”는 설명이다.

이를 계기로 산림청과 국토부가 연계된 정책이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그는 “산림청은 국산 목재 활용을 강조하고, 국토부는 탄소중립 건축을 목표로 한다”며 “두 부처의 방향성이 다소 다르지만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시 재생은 단순한 건물 리모델링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작업”이라며 “목재를 사용한 도시재생 모델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축가는 목재 전문가와 협업해야”
강 교수는 건축계와 목재 산업 간 협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건축가가 아닌 사람이 왜 건축을 논하느냐”는 반발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건축은 건축가가 하지만 목재를 제대로 이해하는 건 목재 전문가다.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디즘 목재이용연구소는 대한건축학회와 MOU를 체결하며 목재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건축과 목재의 융합을 위해 연구소를 운영하고, 목재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 과정을 마련하고 있다”며 “건축사무소에 목재 전문가가 상주하는 것이 앞으로의 방향”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건축가들이 목재를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목재 활용 지침서’ 개발도 진행 중이다. 그는 “목재 건축이 일반 건축과 다른 점이 많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연구와 정보 제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강석구 교수.
강석구 교수.

국산 목재 vs 수입 목재, 해법은?
목조 건축이 확산되려면 국산 목재와 수입 목재의 균형도 필요하다. 그는 “100% 국산 목재를 고집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목재 활용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건축물에 사용되는 목재 비율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국산재 사용 시 세제 혜택 등을 주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의 동상이몽 상태에서는 발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목재 산업이 더욱 성장하려면 기술 개발과 산업 기반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국내 목재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하려면 다양한 공법 연구와 기술 개발이 병행되어야 한다. 목조 건축이 확산될수록 관련 산업도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재 전문가의 역할을 강화해야”
강 교수는 마지막으로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목조 건축이 확대되려면 목재 전문가가 건축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건축학과와 연계된 목재 전문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우디즘 목재이용연구소와 강석구 교수의 비전은 명확하다. 

“목재를 단순한 건축 재료가 아닌, 지속 가능한 도시와 연결하는 매개체로 만들어야 한다. 우디즘이 한국의 건축 문화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또 기후 변화 시대에 친환경 건축이 중요한 만큼 목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도시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할 것이다. 목재를 기반으로 한 건축이 새로운 주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나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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