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캐나다에서 목조건축과 관련된 일을 30년 이상 해오고 있습니다. 퍼시픽홈즈(Pacific Homes)에서 프로젝트 컨설턴트(Project Consultant)로 근무하며 주택 및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과 내화 성능을 높이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습니다. 20년 이상 한국 목조건축 시장과 함께해 왔고 한국의 목조건축이 성장하는 과정을 직접 지켜봤습니다.
퍼시픽홈즈는 목조 건축의 에너지 효율에 있어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CLT(Cross Laminated Timber), 글루램(Glulam) 등 매스팀버(Mass Timber) 건축에서도 독보적인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내화 성능을 강화하는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목조건축이 더욱 널리 보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20년 전부터라면, 한국 목조건축 시장의 시작부터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한국 목조건축 시장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한국 건축 시장은 여전히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목조건축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제한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글로벌 트렌드를 보면 한국 역시 목조건축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탄소 저감과 친환경 건축이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한국에서도 목조건축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목재는 탄소를 저장하는 친환경 자재로 지속 가능한 건축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이미 25층 규모의 목조 빌딩이 건설되는 등 고층 목조건축 분야에서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한국에서도 적용할 수 있으며 한국 시장이 목조건축을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캐나다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북미식 투바이포(2×4) 공법이 목조주택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본식 중목구조(기둥보 방식)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일본식 중목구조가 북미식 경골목구조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도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투바이포 공법(경골목구조)과 기둥보 방식(중목구조)은 각각의 개성과 장점을 가진 건축 방식입니다. 한 방식이 다른 방식보다 절대적으로 우수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캐나다에서는 북미식 투바이포 공법뿐만 아니라 중목구조 건축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중목구조 건축 기술은 일본은 물론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캐나다는 전통적으로 강한 내구성과 정밀한 가공 기술을 활용한 중목구조 건축을 발전시켜 왔으며 기둥과 보를 활용한 구조 방식에서도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식 중목구조가 세밀한 가공과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한다면 캐나다식 중목구조는 더욱 견고하고 현대적인 설계 기법과 결합해 높은 내구성과 안정성을 갖춘 건축 방식을 구현합니다.
북미식 경골목구조와 일본식 중목구조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어떤 방식이 우수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건축 목적에 적합하냐가 중요합니다.
한국 시장에서 목조건축이 더욱 확대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선, 목조건축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목조건축이 화재에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고정관념입니다.
최근 목조건축 기술은 내화 성능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CLT와 글루램 같은 매스팀버 자재는 불이 붙어도 천천히 타며 표면이 숯처럼 변하면서 내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매스팀버 건축물은 강철 구조물보다 오히려 더 오랜 시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 정부 차원에서도 목조건축을 장려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캐나다와 유럽에서는 친환경 건축 장려를 위해 목조건축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정책이 도입된다면 목조건축의 도입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입니다.
퍼시픽홈즈가 한국 시장에서 목표로 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저희는 단순히 목조건축 자재를 공급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퍼시픽홈즈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에너지 효율과 내화 성능을 고려한 목조건축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한국 시장에서도 단순한 자재 공급을 넘어 건축 설계 및 시공 방식 개선, 기술 지원,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목조건축이 더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고층 목조건축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기술 협력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캐나다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서도 안전하고 효율적인 목조건축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시장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한국 시장과의 인연을 이어온 지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한국의 건축 환경과 소비자들의 요구를 지켜보며 목조건축이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목재는 단순한 건축 재료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선택입니다. 탄소 저감을 위한 친환경 건축이 강조되는 지금 목조건축은 건축 산업의 중요한 대안이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목조건축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퍼시픽홈즈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시장과의 협력을 이어가며 더욱 발전된 목조건축 솔루션을 제공하겠습니다. /나무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