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계획부문 최우수상 / 기석현(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건축학전공)
‘2024 제22회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공모전’ 참가 접수가 4월26일 시작됐다. 올해 주제는 ‘기계 나무 시대의 짓기와 잇기’. 준공부문과 계획부문으로 각각 진행되는 공모전은 산림청이 주최하고 한국목조건축협회가 주관하며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 수상작들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대지위치▷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북아현동 56 외 5필지
지역지구▷제2종일반주거지역, 재정비촉진지구
대지면적▷598㎡
연면적▷720㎡
건폐율▷58% (법정 : 60%)
용적률▷120% (법정 : 200%)
유기체인 사람들은 모여 살며 더 큰 유기체인 마을을 만든다. 마을은 성장하고 변화하는 연속적인 생애를 가지며, 그 안의 유기체들과 지속적인 관계성을 형성한다. 본 프로젝트는 재건축이라는 시점을 마주한 아현 가구거리의 한 골목을 다룬다.
경제성이라는 명목 아래 사람들이 삶을 영위했던 작은 골목들이 사라지고 육중한 콘크리트 건물들이 들어서는 현 상황에서, 기존의 사람들, 나무, 가구, 거리가 다시금 만들어낼 수 있는 대안적인 도시재생을 제안한다.
SITE
아현 가구거리는 미군 부대 판자를 수리해 팔던 중고가구점에서부터 시작했다. 80년대에는 웨딩타운과 함께 사람들의 일상들이 꾸려지던 곳이었으나 최근에는 침체와 더불어 재건축이 진행되며 곳곳에 오피스텔 등이 들어서고 있다.
SITE ANALYSISE
본 프로젝트의 대지는 외부인과 상인들이 지나다니는 아현 가구거리와 동네 사람들이 살아가는 북아현동의 골목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대지 내 필지들에 있는 5~60년대의 개량한옥들은 90년대 이후에 지어진 다세대주택들 사이에 끼어있으며, 좁은 골목으로 인해 합필이 아닌 이상 재건축이 힘든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삶의 흔적들과 길을 지우는 재건축이 아닌, 동네의 정체성을 남기고, 가구거리의 의미를 살리며, 사람들과 시간을 잇는 새로운 공간을 찾고자 한다.
CONCEPT
가구거리와 동네를 잇고, 그 흔적을 남기는 방법을 모색한다. 기존 건물들이 있었던 장소들을 보이드로 구성하며 그를 감싸는 구조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고, 길과 길을 잇는 공간을 시도한다.
두 나무 부재들은 ‘이음’을 통해 연결되며, ‘맞춤’을 통해 견고한 구조를 만들어낸다. 사람들이 만나 마을을 형성하듯, 나무와 나무로 만들어지는 작은 연결로부터 시작해 가구에서부터 목구조, 그리고 목구조가 만들어낼 수 있는 건축적 공간들까지 이끌어 내려한다.
PLAN
지상층의 공간들은 본래 삶을 담는 장소였다. 기존 개량한옥의 대청, 안방, 부엌, 마당은 다시금 사람들의 일상을 담을 가구들이 들어오는 공간이 된다. 또 새롭게 만들어지는 상층은 가구거리의 정체성과 연속성을 위한 공간으로, 상인 교육과 주민 프로그램들이 열리며 이 장소에서의 이어짐을 도모한다.
PROCESS
SECTION
작고 가벼운 나무 조각들은 합쳐져 벽, 바닥, 지붕이 되고, 공간과 덩어리를 만들어낸다. 이때 만들어지는 매스는 콘크리트 덩어리와 같이 육중하고 막힌 매스가 아닌, 겹쳐진 조직들이다.
모듈들이 쌓이면서 만들어지는 빈 공간들은 내부에서 아현동을 바라보는 창이 되고, 반대로 밖에서도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아카이브가 된다. 골목 군데군데 놓여 자연스러운 휴식과 대화가 오가는 낡은 의자들처럼, 사람과 사람을 이어줄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을 상상한다.
또 이러한 공간들은 손으로 만들어질 수 있음에 더 의의가 있다. 더 큰 유기체인 환경에 영향을 적게 끼칠 뿐 아니라 사람들, 마을의 지속을 가능하게 한다.
마치 가구가 만들어지는 방식처럼 사람의 손에 의해 가능한 건축은 골목의 모습과 닮았다. 작고 약한 것들이 모여 서서 자리를 지킬 수 있게 함으로 커뮤니티에 더 가까이 가는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STRUCTURE
600×90×30㎜의 각재들은 반턱맞춤을 통해 십자의 부재를 이루고, 6개의 십자 부재들의 연결로 하나의 모듈을 만든다. 모듈들의 결합을 통해 하중을 견디는 구조와 기존 건물의 형태를 남기는 지붕을 형성한다. 자료제공=한국목조건축협회 / 정리=김오윤 기자 /나무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