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에게 듣는다 | 김영진 ㈜삼익산업 전무

젊은 그대 삼익산업, 아주 오래 전 시작된 미래 김영진

2025-07-17     서범석 기자
삼익산업

삼익산업은 언제나 업계의 맨 앞줄에 서 있었다. 국내 최초로 목조주택 자재를 전문 유통하며 시장을 이끌었던 기업 중 하나였다. 이후 ‘목재’라는 단어를 걷어내고 주택자재, 건축자재로 외연을 넓히던 업계 전반의 시대 흐름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중목구조 목조건축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도 한발 앞선 행보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지근거리에는 늘 김영진 전무가 있었다. 누구보다 가까운 자리에서 삼익산업의 변화를 지켜본 그는 이제 회사를 이끄는 새로운 리더가 됐다. 그는 회사를 ‘더 단단하게, 더 유연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이자 동시에 가장 젊은 회사를 향한 첫걸음이 시작됐다. 다음은 김영진 전무와의 일문일답.

 

삼익산업

삼익산업은 전통적인 목조건축 자재 분야의 대표 기업입니다. 하지만 사업 외연을 목재에 국한하지 않고 누구보다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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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익은 오랫동안 목조주택 자재 시장을 이끌어왔지만 내부적으로는 시장의 한계를 일찌감치 감지했습니다. 그래서 전체 건축 시장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눈을 돌렸고, 그 결과 인테리어 자재와 고급 마감재 중심의 전략을 새롭게 수립했습니다.

삼익은 본래 미장합판이나 석고 같은 인테리어 자재에 강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를 고급화하고 특화해 인테리어 시장에 본격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창호, 중목구조 등으로 사업을 자연스럽게 확장해온 것이 지금의 모습입니다.

최근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슈코’ 브랜드로 고급 창호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시장 반응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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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C 창호로는 고급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슈코와의 협업을 통해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라인업을 확보함으로써 하이엔드 시장 진출의 길이 열렸습니다.

경기도 덕평에 전용 공장을 설립해 생산 기반을 갖췄으며 ‘루시아 청담’이나 ‘르엘 어퍼하우스’ 같은 고급 주거단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단가와 브랜드 신뢰도가 중요한 시장인 만큼 향후 삼익의 핵심 포트폴리오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업 확장과 함께 조직 구조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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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는 단일 영업조직 체계였지만 현재는 세 개의 사업부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건제(건축자재) 사업부, 인테리어 사업부, 창호 사업부가 각각 독립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구조입니다.

인테리어 부문에서는 이탈리아 고급 주방 브랜드 ‘로토첸토’를 런칭했고, 건제 사업부는 중목구조 분야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각 사업부가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면서도 삼익이라는 하나의 브랜드 아래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 큰 강점입니다.

덕평, 논현동, 3번 국도 등 삼익의 여러 거점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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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국도는 삼익산업의 뿌리입니다. 지금도 본사 기능을 수행하며 회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고, 여전히 중심 거점입니다.

덕평은 중목구조와 디크닉 제품의 생산·유통을 담당하는 주요 거점입니다. 또 창호 전용 공장도 별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창호사업의 생산 허브로 더욱 확대할 계획입니다.

논현동은 인테리어 사업부의 쇼룸이자 고급 자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공간입니다. 각 거점이 단순한 판매 매장이 아니라 사업부별 기능을 수행하는 전략적 자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삼익산업은 빠르게 움직이기보다는 묵직하고 길게 가는 회사라는 인상을 줍니다. 이런 장기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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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익은 한 번 시작한 사업을 쉽게 접지 않습니다. 이건 회장님께서 오랜 시간 동안 지켜온 경영 철학이기도 합니다.

물론 시장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단점도 존재합니다.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하던 목조주택 시장이 급속히 축소되면서 신사업 투자에 따른 부담이 커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슈코 창호나 고급 인테리어 자재 등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삼익은 항상 시장보다 반 발짝 먼저 고민해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그 점이 지금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삼익산업

삼익산업은 ‘가장 오래된 회사’이자 ‘가장 젊은 회사’라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새로운 리더’ 김영진 전무의 등장으로 생긴 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행보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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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급격하게 바꾼다기보다는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세 개의 사업부가 각자의 시장에서 ‘가장 신뢰받는 1위’가 되는 것, 그게 제 목표입니다. 어떤 시장이든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중심에 서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조직을 더욱 젊고 유연하게 바꾸고 있습니다. 구성원 각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의지가 있어야 변화하는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삼익은 그 어느 때보다 활력이 넘치고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삼익산업의 미래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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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익의 모습이 근본적으로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입니다. 다만 시장이 정체된 분야에서는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는 더 깊이 들어갈 계획입니다.

저는 거창한 비전을 내세우기보다는 각 사업부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익은 앞으로도 건축자재 시장의 흐름을 세심하게 읽고 따라가는 동시에, ‘때가 됐을 때마다’ 그 흐름을 이끌 수 있는 회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래된 전통과 새로운 젊은 감각, 이 두 축이 삼익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