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마 문화시장: 과거를 품은 나무의 미래 | 2024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계획부문 장려상

김태원, 고근욱, 오승규(원광대학교 건축학과)

2025-07-07     서범석 기자

과거를 품은 나무의 미래
백제 무왕이 천도를 위해 터를 마련한 금마는 경주, 부여 등과 함께 고도지구로 지정된 곳이며 향후 복원이 예정된 지역이다. 1872년 제작된 지방도에 따르면 시장 아래에는 익산 관아가 묻혀있는데, 복원이 시작되면 시장으로서 역사는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현재가 없다면 과거와 미래는 이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시장의 역사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랐고, 나무를 통해 관아와 시장을 잇기로 했다.

나무는 뿌리라는 ‘과거’에서 시작해 ‘현재’인 잎과 줄기를 지나 열매라는 ‘미래’로 나아간다. 미래를 향한 희망은 뿌리가 다시 양분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반복의 원동력이 된다. 시장을 한 그루의 나무라 보면 뿌리는 역사를 보여주는 관아, 현재는 시장, 미래는 새로운 공간으로서 시장이 나아갈 지향점이 된다.

우리는 이 요소들을 모듈화 하고 이를 그리드 안에 반복시켜 하나의 나무로 이어냈다.

구획으로 보존된 관아터는 뿌리이며 땅의 역사를 대변하고 시장에 문화적 성격을 부여한다. 모듈은 잎이다. 상점, 난전, 관아터, 스마트팜으로 구성되며, 생산과 소비 활동의 무대가 된다. 3×3m의 크기로 대지를 나누는 그리드는 줄기이며 필요에 따라 분리되거나 결합하여 있는 모듈을 하나로 이어준다.

스스로 자라나는 나무처럼 시장 안의 활동은 순환적이다. 시장에서 얻은 에너지로 재배되는 스마트팜의 농작물은 시장에서 소비된다.

관아터는 시장 안과 밖을 이어주는 문화 공간이자 소비공간이다. 생산, 소비, 문화가 한 공간 안에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장의 모델이 우리가 나무를 매개해 얻고자 하는 새로운 열매이다.

1층

모듈과 공간 배치
스마트팜 플랫폼 중앙의 광장을 중심으로 북측에 지방도에 따라 발굴된 관아터가 위치한다. 우측으로 과거부터 남아있던 일제창고를 보존하고 전시와 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한다. 원래 시장이 있던 남측과 좌측에 시장과 상점을 배치한다. 중앙광장과 시장이 만나는 경계를 중심으로 오일장이 열리는 공간을 배치한다. 오일장이 열리지 않을 때는 휴게공간으로 사용된다.

3×3m 사이즈의 기본 모듈을 바탕으로 스마트팜, 상설시장, 오일장, 관아터 등의 확장 모듈이 파생된다. 상설시장 근처에 스마트팜을 배치했으며 몇몇 스마트팜은 건물 내부에 내장되어 있다.

스마트팜에서 사용하는 물과 에너지는 관아터 옥상의 태양광 발전기와 저수시설을 통해 공급된다.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