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림청은 왜 목재를 쓰레기 취급하나
사설/산림청은 왜 목재를 쓰레기 취급하나
  • 나무신문
  • 승인 2012.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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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를 열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이른바 ‘녹색에너지산업’이 정작 녹색산업의 본류인 목재산업을 불태워 없애려 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미 전국에 골리앗처럼 들어서 있는 목재펠릿 공장이 그렇고 동서발전의 목질계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그렇다. 또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열병합발전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처럼 화석연료 고갈시대를 대비한 미래의 청정에너지 산업들이 하나같이 목재산업을 사지로 내몰 수 있는 요인은 딱 한 가지다. 그리고 이 천인공로 할 이유를 산림청이 나서서 조장했다는 점에서 통탄할 일이다.

이들이 거리끼기는커녕 오히려 정부 지원이라는 응원까지 받아가며 멀쩡한 목재를 땔감으로 쓸 수 있는 이유는 ‘버려지고 있는 나무’라는 수식을 달고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산에 버려지고 있는 나무’를 이용해 화석연료를 대체할 목재펠릿을 만든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바 있다. 여주의 아주 작은 목재펠릿 공장 하나가 마치 미래의 우리나라 에너지를 책임지기나 할 것처럼 나팔을 불어댔다.

하지만 임업과 목재산업에 대한 조금의 식견만 있어도 여기에 투입되는 나무들이 결코 ‘버려지는 나무’가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 엄연히 목질보드류 생산업계 등에서 귀중한 원재료로 사용되는 ‘목재’이기 때문이다. 설령 버려지고 있었다고 해도 비용 등 여건이 안 돼서 가슴 아프게 버린 원자재들이었을 뿐이다.

이처럼 멀쩡한 나무를 ‘폐기물’로 분류한 잘못된 행정체제를 바로잡을 생각은 안 하고, 인기에 영합한 산림청의 목질계 바이오매스 정책은 일파만파 번지면서 지금은 목재산업의 근간을 불태워 없애려고 하고 있다.

이제는 ‘가슴 아프게 버려지던 나무’뿐 아니라 목재산업계의 곶간까지 먹어치우고 있다. 그리고 이게 다 ‘폐기물’이라는 꼬리표를 제때에 떼어내지 못한 산림청의 책임이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산림청은 이제라도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적극적으로 부딪쳐 싸워야 한다. ‘폐기물’로 분류되고 있는 ‘목재’를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