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목재산업 위협하는 ‘우리의 손’
[사설]목재산업 위협하는 ‘우리의 손’
  • 나무신문
  • 승인 2012.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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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수입목재를 배제하고는 목재산업 자체가 불가능한 현실 속에서 인천의 원목야적장 절반이 아무런 대안도 없이 하루아침에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인천은 우리나라 목재산업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명실공이 목재산업의 메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단순한 계산으로 우리나라 원목야적장의 사분의 일이 없어진다는 얘기다. 하지만 원목 수입항이라는 입지적 환경으로 볼 때 이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원목야적장이 사라진다는 것은 원목수입이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여기에서 뻗어나가야 할 제재 및 가공산업 전반이 허물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입원목을 이용한 가공산업이 붕괴되면 국산재를 이용한 가공산업도 맥을 추지 못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에서 목재산업 근간이 흔들린다고 말하는 것은 이와 같은 사정을 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과연 우리 목재산업계에 산업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의지가 남아 있는지 의심이 가기 때문이다.

인천시를 비롯한 인천항만공사, 한진중공업 등의 북항 개발계획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진행돼 오고 있는 사안이다. 북항은 특히 목재전용부두라는 타이틀을 달고 시작됐다. 하지만 우리 목재업계의 무관심과 방치 속에 일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더욱이 이 지경에 이르고 난 다음에도 우리 업계는 ‘나만 살면 그만’이라는 극도의 속 좁은 이기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목수입을 하지 않는 업체들은 백이면 백 강 건너 불구경이다. 해당 업체들의 태도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나 하나 살아날 궁리에만 몰두해 있지, 협력해 문제의 근본을 해결하려는 기미는 찾을 수 없다는 게 일부 지각 있는 관계자들의 한탄이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도 거의 유일한 관계기관과의 소통창구인 대한목재협회는 운영비에 허덕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원목야적장 해결을 위한 특별회비는커녕 월회비도 변변히 걷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래서는 인천 땅 절반이 원목장으로 쓰여도 목재산업의 건전한 발전은 요원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