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직까지도 ‘벅찬’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
[사설]아직까지도 ‘벅찬’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
  • 나무신문
  • 승인 2012.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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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이 땅에 목재산업의 역사를 기록한 이래 가장 가슴 벅차고 기대되는 날을 맞고 있다.”

지난 2010년 4월3일 오전 11시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 발족식에서 이전제 당시 총연합회장에 의해 낭독된 발족선언문은 이렇게 시작됐다.

하지만 이와 같은 벅찬 출발과는 달리 연합회는 곧바로 내홍에 휩싸였다. 목재업계 전체를 대표하기 보다는 특정 소수에 위해 좌지우지 되고 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또 부회장 등 일부 임원의 자격논란으로까지 번졌다.

그러나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목재업계를 대표해 업계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강한 힘’에 대한 열망으로 총연합회의 결성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가로막기는커녕 총연합회의 이후 행보는 전광석화처럼 거침이 없었다.

갖가지 논란과 의혹을 겪으면서도 4월3일 발족한 총연합회는 불과 3개월도 안 된 그해 7월1일 산림청장과의 면담까지 이끌어 냈다. 그야말로 완장에서 휘발유 냄새도 빠지지 않은 상태였다.

이와 같은 일이 가능한 데에는 당시 이전제 회장의 결단이 한몫 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일부 협회의 총연합회 탈퇴선언까지 등장하던 때 이 회장은 ‘목재 한마당’을 내놓았다. 목재문화포럼에서 주최하고 있는 우드락페스티벌과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에 목재인의 날 등을 신설해 합쳐서 목재인 전체가 한 데 어울리는 장을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것이 바로 ‘목재산업박람회’다.
하지만 이전제 회장은 올해 초 총연합회장에서 물러나면서 은근슬쩍 목재산업박람회를 목재문화포럼으로 되가져가려 했다. 문제가 제기되자 그때서야 ‘내년에는 꼭’ 총연합회에 이관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고 일부만 넘기겠다는 게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이다. 속된 말로 ‘반띵’ 하자는 얘기다.

아니 할 말로 총연합회의 재정적 안정을 위해 산림청 지원 사업을 내놓겠다는 약속을 믿고 완장을 채워줬더니, 막상 떠날 때가 되자 때묻은 완장만 벗어놓고 간다는 비아냥이 아주 틀린 소리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전제 전 회장은 지난 2010년 4월3일 오전 11시의 그 벅찬 기억을 되새겨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