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림청의 손바닥으로 민심 외면하기
[사설]산림청의 손바닥으로 민심 외면하기
  • 나무신문
  • 승인 2012.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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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놔두어도 살기 힘든 사람들인데, 왜들 그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예전 한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한 장애인이 이 사회를 향해 던지 말이다. 그는 또 도와주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열심히 사는 사람 방해만이라도 하지 말아달라고 마른 눈물로 호소했다.

최근 산림청이 목제품수출협의회를 대하는 태도를 보고, 한해 두해 전도 아니고 어림잡아서도 이십여 년 가까이 지난 그때의 이 장면이 또렷이 기억났다.

산림청은 수출협의회는 목재업계에서 자발적으로 구성된 기구이기 때문에 산림청이 여기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할 지원계획을 먼저 세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수출협의회 지원을 위한 세부계획을 왜 산림청에 와서 묻느냐는 태도다.

번지수가 잘 못 됐다는 말이다. 세부 사업계획은 어디까지나 자발적 기구인 수출협의회에서 자발적으로 세우고, 산림청은 이를 심의해 타당한 사업에 대해 지원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알량함도 이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서류상으로는 수출협의회가 어떻게 해서 자발적으로 꾸며졌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수출협의회 회원사 아무 곳이나 들어가서 ‘자발적’ 운운했다가는 그 집 개가 나서서 웃을 일이다.

심지어는 ‘힘에 부쳐서’ 수출을 접을까 고민하고 있는 사람의 이름이 사전 논의도 없이 협의회 임원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수출협의회라는 것이 이처럼 ‘힘에 부치는’ 수출업체에 힘을 되찾아 주자는 취지 아닌가. 사정이 이러니 “가만히 놔두어도 살기 힘든 사람들인데, 왜들 그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다”는 십수 년 전 장면이 단박에 떠오르는 것이다.

산림청이 서류작업이나 대충 해서 상부에 보고나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수출협의회를 구성한다고 하면서 수출업체에는 나와 보지도 않고 어떻게 목제품 수출을 활성화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인천에 다녀갔다고 서류에는 기록했겠지만, 솔직히 산림청 사람들이 인천에 와서 한 것이라고는 좋은 식당에 가서 밥이나 X먹고 간 것 밖에 없다.” 목제품수출협회 회원사 한 관계자의 말이다. 그리고 이 말이 지금의 민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