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야적장 확보 “집단행동도 불사”
원목야적장 확보 “집단행동도 불사”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2.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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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공감은 하지만 구체적인 움직임 없어”

한진중공업의 인천 북항 원목야적장에 대한 퇴거통보 등 인천 목재업계의 원목야적장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인천시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관련업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시위 등 실력행사도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한진은 지난 6월 인천 북항 한진중공업 보세장치장에 원목야적장을 운영하고 있는 일부 목재업체에 오는 9월30일까지 원목장을 비우라는 퇴거 통보서를 보낸 바 있다. 이를 시작으로 다른 업체들도 곧 퇴거가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때문에 당장 퇴거 통보를 받은 업체들부터 수입 업무에서 손을 놓는 등 업무마비 상태에 빠지고 있는 분위기다. 원목 수입은 주문에서부터 선적, 항해기간 등 통상 3개월여의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지금 주문을 내면 입항이 이뤄지는 9월 경에 야적장이 없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한진보세창고 원목야적장 대체부지로 △인천발전연구원이 제시한 원창동 항만보호시설구역내 15만평 △현재 입주예정이 잡혀있지 않은 미개발 원형지인 원창동 435번지 인근 로봇랜드 부지 18만평 △인천항만공사 청라 투기장 5만평 △경인 아라뱃길 투기장 24만평 등을 요구하고 있다.<관련기사 나무신문 7월16일자. QR코드>

하지만 인천시는 ‘대체부지 마련에 공감은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그러나 목재업계로서는 당장 코앞으로 닥친 문제를 언제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입장.

대한목재협회 양종광 회장은 “인천시에 원목야적장 부지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하대와 인천발전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그 타당성이 입증된 사안이다”며 “인천시에서도 우리의 요구에 대해 공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양 회장은 또 “당장 수입을 중단하는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원목야적장 대체부지 확보는 우리 목재업계로서는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라며 “인천시의 움직임을 촉구하기 위해 곧 관련 간담회를 개최해 우리 업계의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아울러 필요에 따라서는 시위 등 집단행동도 불사한다는 게 우리 협회의 입장이다”고 밝혔다.

한국목재공업협동조합 이경호 이사장은 이 문제를 놓고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경제위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비해야 하는 지금 상황에서 야적장 문제로 목재업체들이 문을 닫는다는 것은 국가 경제에도 치명적”이라며 “기반산업이면서 친환경 산업인 목재산업이 후퇴하지 않도록 정부와 업계의 배려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한목재협회는 인천을 중심으로 한 제재 및 원목 수입업체 등 150여 회원사를 거느린 국내 최대의 목재관련 단체다. 인천은 또 우리나라 목재산업을 대표하는 도시로 한때 80~90%를 점유하기도 했다. 지금도 우리 목재산업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