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국임산물협회 한국사무소 안 경 호 소 장
인터뷰 미국임산물협회 한국사무소 안 경 호 소 장
  • 서범석
  • 승인 2007.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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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타결…진단과 전망

정책에서 소비시장으로 ‘조준점 변경’

- 한미FTA가 타결됐다. 그에 대한 평가를 부탁한다.

큰 틀에서 양국 모두에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결과를 자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대미수출의 증가와 국내에서는 고용효과의 증대 등이 기대된다. 목조건축 및 목재산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지난해 목조건축 허가동수가 5000동에 달했다. 한 채당 2억원만 잡아도 1조원이 넘는 시장이다. 이와 같은 관련시장의 성장은 자재나 설계 노임 등 전체를 따지면 국내 경제에 더 큰 효과를 줄 것이다.


- 한미FTA가 한국과 미국 간의 목재관련 교역에 어떠한 영항을 미칠 것인지 전망해 달라.

분명히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품목별로는 차이가 존재할 것이다. 예를 들어 침엽수 분야는 당장의 큰 기대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현재 미국산 침엽수 제재목의 관세는 5%다. 당장 관세가 철폐된다고 해도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침엽수 수입국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한미 간의 침엽수 교역에는 큰 영향이 없을 듯하다.

하지만 활엽수 제재목이나 창틀 문틀 등 건축자재 분야는 상당한 기대를 할 수 있다. 이 분야에는 현재 5~8%대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이들 제품에 대한 한미FTA 타결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분명하리라 본다. 그러나 교역량 확대에 대한 산술적 전망은 어렵다.

왜냐하면 이들 제품의 국내 수입 확대는 관세보다는 건축이나 가구 인테리어와 같은 국내 관련시장의 여건과 더욱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시장에서 플라스틱 등 저가품 대신 목재와 같은 고급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있다.

 

- 본격적인 FTA 시대에 따른 미국 업계의 한국에서의 시장확대를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지금까지는 어찌보면 시장기능을 저해하는 즉 정책이나 빌딩코드 등 법제도적 측면이나 기술적인면 등을 개선하는 데 활동의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FTA체결을 통해서 이와 같은 문제들이 해결됐다. 시장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시장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한 활동을 강화할 것이다. 이를테면 미국산 제품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나 장점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모델하우스 등을 들 수 있다.

아울러 건축가나 디자이너, 제조업자 등 목재사용에 관련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다. 또 전시회 참가 활성화와 새로운 자료와 정보의 보급 등 소비자 중심의 홍보에도 초점을 둘 예정이다. 중요한 점은 활동의 방향을 그간의 정책 위주에서 시장 쪽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 지금까지 한국 목조건축 시장에서 한국사무소의 역할이 상당히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활동이 위축돼 있다는 평가다. 그 요인과 앞으로의 역할 확대를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

그동안 미임산물협회 한국사무소에서 국내 목조건축 분야의 활성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 미국 침엽수협회에서 그런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미국산 침엽수의 국내시장에서의 실적이 미미하고 전망 또한 부정적이어서 몇 년 전부터 침엽수 협회의 역할을 줄인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역할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또 앞으로 목조건축 시장이 커지고 저급 중급 고급 등 시장이 다양해지면 미국에도 기회가 올 것이다.

현재 국내시장은 가격 중심의 저급시장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침엽수 구조재의 경우에도 최소기준에 해당하는 자재들만 쓰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시장이 발전하면 반드시 고급재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발생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산 활엽수의 접목뿐 아니라 그레이드 높은 미국산 소나무 구조재 등을 필요로 하는 고급시장이 특화될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과 같이 가격이 지배하는 시장과 품질이 지배하는 시장이 반드시 생겨날 것이다. 또 이 두 시장은 분명히 구분돼 발전할 것이기 때문에, 양자 간의 시장에서의 마찰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 가격 위주의 시장은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나.

정부의 법제도적 규제가 관건이다. 현재는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무관심한 게 사실이다. 국내의 관련법은 공동주택 중심으로 관리 감독이 이뤄지고 있으며 단독주택에 대해서는 허점이 많은 구조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시장규모가 커지면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현재 3층 이상 목조주택은 된다 안 된다 정도의 규정만 있지, 어떻게 지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단독주택의 경우라도 20번 정도의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국내시장은 현재 지나친 가격경쟁으로 치닫고 있으며 무경험자들에 의한 시공이 만연하고 있다. 정부의 적정한 규제가 시행되면 이와 같은 시장은 더 이상 설자리가 없을 것이다.

 

- 최근 한국형 목조주택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식이라고 하면 일단 말은 좋은데, 구체적으로 무엇이 좋은지 모르겠다. 자재부터 설계 시공에 이르기까지 한국형이면 한국형에 맞게, 경골목구조면 그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 얘기되고 있는 한국형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한국형인지 불분명한 상태다.

이는 분명한 타깃과 목표가 없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시 말해 자재부분을 말하는 것인지 집의 구조나 외형을 말하는 것인지 분명치가 않다.

아울러 한국형이라고 해도 분명한 타깃을 가지고 시장을 특화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경골목구조와 경쟁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현재 국내 목조건축 시장은 경험 자재 기술축적 등이 미숙하고 가격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문제는 누구나 알고 있다. 이는 누구나 원하지 않는 구조다. 하지만 이처럼 누구나 알고 있고 원하지 않고 있음에도 문제 해결 또한 못하고 있다.

관련 업계 및 협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이들이 이제 경쟁관계가 아니라 서로 협조관계를 공고히 해야 할 시점이다. 예전 시장규모가 작을 때에는 경쟁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한해 3000동만 해도 특정 협회 회원사들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로 발전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협조와 소통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