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건축박람회에서 목재가 사라지고 있다
사설/건축박람회에서 목재가 사라지고 있다
  • 나무신문
  • 승인 2011.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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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축자재 전시회들이 연달아 열렸다. 2월 초에는 MBC건축박람회와 SBS국제건축자재박람회가 세텍과 코엑스에서 나란히 열렸고, 말에는 지난해부터 통합개최로 열리는 경향하우징페어+하우징브랜드페어가 킨텍스에서 진행됐다.


최근의 건축경기 침체를 반영한 듯 참여업체와 관람객들의 수가 예년만 못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또 이들 세 개의 대표적 건축박람회들이 회를 거듭하면 할수록 특징 없이 엇비슷해진다는 비판도 있다. 어딜 가든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혹평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개최 측에서는 부스를 채우기 위해 자격미달 업체까지 출품시키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다. 심지어는 전시회가 ‘잡화 상인들의 점포’로 전락했다는 비아냥 소리도 들린다.


그런데 전시회가 모두 마무리된 3월 초 목재업계에서 들려오는 전시회에 대한 올해의 촌평은, 이러한 예년의 평가와 사뭇 다르다. 전시회의 질적 저하나 주최 측의 부당한 처우 등에 대한 불만보다는 목재업계 자체의 피동적인 태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강하게 들린다.


한 업체 관계자는 ‘목재를 둘러보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30분이면 족했다’며 우리 업계의 출품부진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국목재공업협동조합 이경호 이사장 역시 최근 열린 한 협회의 정기총회 축사 전, 시간을 따로 할애해서 ‘목재업계의 보다 적극적인 전시회 참여’를 주문한 바 있다.


사실 ‘좀 보여줄 만한’ 전시장을 꾸미기 위해서는 부스임대료에서부터 디스플레이 비용, 홍보물 제작비용, 인건비 등 수천만 원의 비용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실정이다. 더욱이 신생업체가 아니고서야, 이미 고정거래처가 정해진 업체 입장에서는 신규 거래선이 생기는 일도 드물다.


하지만 “목재하는 사람들이 목재를 알려야 한다”는 한 참가업체 대표의 말을 깊이 새겨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나무보다 좋은 나무”라는 카피가 선명한 WPC만을 욕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방법은 서로 협력하면 찾을 수 있다. 업체당 한 부스만 나간다고 해도 열 개 업체가 모이고 스무 개 업체, 서른 개 업체가 모이면 비용은 줄이고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다. 지레 겁먹고 포기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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