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관심과 협력 속에 길이 있다
사설/관심과 협력 속에 길이 있다
  • 나무신문
  • 승인 2010.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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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어느 구름에서 비가 내릴지 모른다’고 하더니, 목재업계의 숙원사업처럼 흘러가고 있는 인천 북항 목재산업단지 부지확보 문제가 딱 그 짝이다.


목재업계는 그동안 생태계 보호 및 시민안전 등을 이유로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에 원목야적장을 포함한 목재산업 집적화 단지 조성을 끊임없이 요구해오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업계의 이와 같은 요구는 공허한 메아리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목재산업단지 조성은 뜻밖의 지원군을 만나 급물살 타고 있다는 소식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주관으로 열린 인천시장 초정 간담회에서 송영길 인천시장이 목재산업단지 조성에 대한 긍정적인 검토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송 시장은 과거 노동운동 하던 시절에 인천의 모 가구생산업체에 위장취업 했고, 이때의 경험으로 지금 목재업계의 주장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역적이 충신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그런데 일의 속내를 한 꺼풀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이번 일은 결코 우연이나 요행으로 이뤄진 게 아니다. 목재단지에 대한 절박한 관심과 업계의 긴밀한 협력이 이뤄낸 성과물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주관 행사에 발언권이 있는 한국목재공업협동조합과 인천 지역을 주요 기반으로 결성된 대한목재협회 간의 긴밀한 협조가 돋보인 결과다. 소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게 아니라는 말이다.


조합 이경호 이사장이 사전에 발언권을 확보한 다음, 차례가 왔을 때 지체 없이 관련단체로 참석한 협회 양종광 회장에게 마이크를 넘긴다는 게 사전 시나리오. 이 계획이 송 시장의 ‘과거 전력’과 만나면서 적중한 것이다.


그러나 이 절묘한 성과를 보면서 아쉬움 또한 감출 수 없는 게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 현재 17만평으로 축소된 북항 목재단지의 당초 계획은 29만평이 넘는 규모였기 때문이다. 원목야적장 또한 당연히 포함돼 있었다.


목재업계의 무관심 속에 지금은 실질 사용면적이 4만평으로 축소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해 있다. 공동의 이익을 향한 관심과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웅변하고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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