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재 재고 예년의 1/3 이하로 줄었다”
“남양재 재고 예년의 1/3 이하로 줄었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0.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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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가격 상승세 당분간 계속될 것…국내 수요 없어 ‘원가판매’
“섣불리 구매하기는 애매한 시기”…“자금여유 있으면 재고확보”

 

   
남양재 시장이 심상치 않다. 지속적인 산지가격 상승과 국내 경기침체로 인한 수입량 감소가 한계점에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좀처럼 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쇼트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작은 계기에도 심리적 기대로 인한 ‘가수요 쇼트’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라왕 및 천연 데크재 등 대표적 남양재 제품의 산지 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반해 국내 수요는 계속되는 건설경기 침체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때문에 주 수입업체들의 수입량은 예전에 비해 많게는 삼분의 일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합판보드류 수입업계를 중심으로 남양재 수입에 뛰어든 업체들 또한 대부분 시장에서 철수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관련제품의 국내 재고 역시 예년의 삼분의 일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데크재의 경우에는 수종별 재고량이 턱없이 부족하고, 라왕 집성제품은 ‘이 빠진’ 규격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게 업계 전반의 사정이다.


산지가격 상승의 주요인으로는 달러 약세와 해상운임 상승이 지목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지난해 말 1달러당(이하 같은 기준) 3.5링깃이었지만 최근에는 3.08링깃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루피화 역시 8400루피에서 지금은 9000루피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또 해상운임 역시 매월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지난해 말 대비 30~40% 정도 인상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재’ 라왕집성목의 ㎥당 산지가격은 같은 기간 480달러 정도에서 550달러까지 인상됐으며 데크재 역시 10% 가까이 상승했다. 이와 같은 가격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보통 3개월 이상 장기계약으로 진행되던 산지 생산업체와의 공급계약이 최근에는 1개월 단위 단기계약으로 전환되고 있다. 매달 가격 상승분을 반영키 위한 생산업체의 요구 때문이라는 게 수입업체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계속되는 가격상승은 국내 경기침체와 겹치면서 급격한 수입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비싼 가격에 물건을 들여와도 국내 수요가 없어 원가 수준에 판매해야 한다’는 게 수입업계의 고민이다.


때문에 올해 관련제품의 수입량은 적게는 예년의 절반 수준에서 많게는 삼분의 일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재고량은 이보다 더 심각해 삼분의 일 이하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으며, ‘이 빠진’ 수종과 규격이 상당하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금이 재고를 확보해야 하는 시기인지에 대한 전망이 확실치 않다는 데 업계의 고민이 있다. 재고량 감소가 바닥에 다다른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재고량을 늘리기에는 국내 경기가 여전히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림목재 이정복 대표는 “산지 가격은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라왕 집성목의 ㎥당 ‘한국재’ 가격이 80달러 정도 오른 시기에 미국이나 유럽향 제품은 150에서 200달러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데크재나 후로링도 마찬가지다”면서 “올해 국내 경기침체로 수입량을 절반 이하로 줄이면서 집집마다 재고도 없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풍산목재 유승근 대표는 “라왕 집성판재의 경우 특히 30mm 제품은 공급이 원활치 않으며, 데크재 역시 큰 양을 확보하고 있는 집이 거의 없다”면서 “인기품목의 경우 예전에는 보통 1만평 이상 재고를 확보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3000여 평에 그치고 있으며, 1000평 규모로 재고 운용하던 수종 또한 같은 수준으로 재고가 줄어든 상태”라고 분석했다.


인터우드 이남희 대표는 “원목가격 자체가 올라가고 있으며, 산지 생산업체도 단가가 맞지 않아 생산을 많이 줄였다. 세계적인 달러약세 또한 가격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섣불리 구매에 나서기도 애매한 시점이다. 산지단가 역시 지금처럼 경기가 없으면 내려갈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고, 특히 원화환율이 유동적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쇼트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은 아주 높은 게 사실이지만, 시점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문제”라고 전제한 뒤, “쇼트는 첫째, 산지 단가 인상으로 제품생산이 안 되고 둘째, 국내 수요가 없어서 수입이 중단되고 셋째, 도매상들도 발주를 안 해 수입상도 더 이상 수입을 하지 않았을 때, 수요가 촉발되면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지금은 세 번째 단계에 다다른 상황이지만, 수요촉발 단계는 불투명한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구일특수목재 박준범 대표는 “현지 공장들도 지난 2000년 정도부터 채산성이 맞지 않아서 많이 문을 닫고 있다. 예전엔 자금만 있으면 공장을 가동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자금과 산판과의 관계, 정부와의 관계 등 삼박자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가격은 계속해서 강세로 갈 것이다”면서 “하지만 지금이 재고를 확보할 시기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확답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데크재를 전문으로 하면서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재고확보에 나서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 대표는 또 “현재 데크재 시장은 특판 위주로 편성돼 있어서,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판시장으로 저변이 확대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홍보활동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이우드앤옥토버상사 나재호 대표는 “원활치 않은 원목 공급으로 인한 산지가격 상승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경기 또한 지난 2년여 동안 계속 위축돼 있는 상황이다”며 “경기 회복 이전에,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로 인한 가수요 쇼트가 발생할 개연성은 충분해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