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목재서 중금속·환경호르몬 검출
합성목재서 중금속·환경호르몬 검출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0.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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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목보다 심각…“유통 금지하고 유해성 평가해야”

‘친환경’, ‘그린’, ‘환경인증마크’ 등으로 치장돼 팔리고 있는 플라스틱목재합성재(WPC, 일명 합성목재)가 납, 비소 같은 중금속과 환경호르몬 추정물질인 프탈레이트, 유해 휘발성유기화합물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 유해물질 대부분 함량이 지금까지 합성목재 업계로부터 ‘비친환경’ 제품으로 지목되고 있는 방부목재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들 합성목재들이 관급 조경공사와 어린이 놀이터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 생태계 파괴와 어린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강원대학교 환경과학과 김희갑 교수는 최근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6개사 10개 제품과 천연목재, 방부목을 대상으로 함유량 검사와 용탈실험을 실시해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합성목재 10개 제품 중에서 7개 제품에서 천연목재와 방부목에서는 검출되지 않은 납이 검출됐다. 많은 것은 kg당 납 함유량이 20.3mg(이하 같은 기준)에 달하는 것도 있었다. 카드뮴 역시 천연목재와 방부목이 보통 0.2~0.4mg에 그친데 비해 합성목재는 보통 6~7mg으로 높게 나타났다. 크롬은 적게는 11mg에서 많게는 27mg까지 나타났다. 비소는 방부목의 경우 천연목재에서 나타나는 4mg 수준이었던 것에 반해 합성목재는 많게는 52mg까지 나타났다.<표1 참조>

프탈레이트 역시 대부분 제품에서 광범위하게 검출됐다. DMP는 0.3mg~14.2mg까지, DEP는 1mg까지, DBP는 0.2mg~49.1mg까지, DEHP는 11.1mg~271mg까지, DNOP는 11.2mg~13.8mg까지 나타났다.<표2 참조>

특히 프탈레이트는 용탈실험 결과 상당수 제품에서 우리 자연환경에서 용탈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결과 적게는 1%에서 많게는 14% 이상 용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은 우리나라 강우의 연평균 산도와 비슷한 pH3.7 시약에 20일동안 담가 놓는 방법으로 실시됐다.<표3, 표4, 표5 참조>

톨루엔 에틸벤젠 자일렌 등 유해 휘발성유기화합물 또한 대부분 합성목재에서 높게 나타났다. 천연목재와 방부목은 모두 1mg 이하를 기록한 반면, 합성목재의 상당수는 두 자릿수 이상 수치가 검출됐다. 많게는 178mg까지 검출됐다.<표6 참조>

   

김희갑 교수는 “플라스틱은 합성물질인 고분자로서 그동안 프탈레이트, 비스페놀 A, 비닐 클로라이드, 스타이렌 등 내분비교란물질(일명 환경호르몬)을 함유하고 있어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였던 재질이다. (합성목재가) 플라스틱이 그렇게 많이 함유돼 있는데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그것도 우리가 가까이 생활하고 있는 공원, 놀이터, 산책로, 목교, 등산로, 파고라 등에 사용되면서 접촉이 빈발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교수는 또 “사람들의 유해화학물질 접촉우려와 용탈로 인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평가가 필요하다”며 “평가와 기준이 마련되기 전에 유통을 임시 유보하고 상세한 인간 및 생태계에 미칠 영향과 품질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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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탈레이트[phthalate]는 탈산염이라고도 한다. 플라스틱은 고분자화합물이라, 그 자체는 매우 딱딱하기 때문에 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해 주기 위해서는 첨가물이 필요하다. 프탈레이트는 바로 플라스틱, 특히 폴리염화비닐(PVC)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성분으로, 193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즉, 폴리염화비닐을 만들 때 사용하는 화학 첨가제로, 화장품·장난감·세제 등 각종 PVC 제품, 목재 가공 및 향수의 용매, 가정용 바닥재 등에 이르기까지 아주 광범위한 용도로 쓰인다. 종류는 다이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다이뷰틸프탈레이트(DBP), 뷰틸벤질프탈레이트(BBP),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세계 각국은 DEHP 등 6종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잠정결정을 내리고 1999년부터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환경호르몬 추정물질로 관리해 왔다. 2005년 유럽연합(EU) 독성·생태독성 및 환경과학위원회는 프탈레이트 6종의 위해성 평가를 통하여 DEHP·DBP·BBP 등 3종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발암성과 변이독성, 재생독성이 있는 물질임을 확인하였다.


이에 따라 이 3종의 가소제가 사용된 완구와 어린이용 제품에 대하여 유럽연합 내에서 생산 및 수입을 금지하기로 하였다. 나머지 3종인 DINP·DIDP·DNOP의 경우에는 입 안으로 들어갈 여지가 있는 장난감 및 어린이용 제품에 대하여 사용 금지된다. 아이들이 입으로 빨 때 침과 접촉되어 이 물질들이 입 안으로 방출되며, 간·신장 및 고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2003년 4월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 수입 및 국산 화장품에서 프탈레이트 성분이 검출된 뒤, 2005년 3월에도 PVC 장갑에서 DEHP가 검출되는 등 프탈레이트로 인한 파동을 겪었다. 이로 인하여 식품용기에 프탈레이트의 사용이 금지되었고, 2006년부터 모든 플라스틱 재질의 완구 및 어린이용 제품에 DEHP·DBP·BBP 등 3종의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다. 
 출처=네이버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