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주, 집 짓고 싶지만 “부담 반 우려 반”
건축주, 집 짓고 싶지만 “부담 반 우려 반”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0.05.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실 시공 막는 목조주택 품질인증제도(5-star 프로그램)

   
아버지가 목수였다는 ‘바람꽃’이라는 다음(Daum) 아고라의 한 토론자는 “백층짜리 빌딩 짓는 것도 아니고 일이 층은 눈대중 경험 약간만 있으면 누구나 지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누가 집 짓는데 이억 든다 일억오천 든다 그런 소리를 하는데, 우리 부모님도 30평 짜리 집 준공 검사 후 5500만원에 지었고 벽돌보다 비싼 나무라도 예쁜 나무집, 8000만원이면 짓는다고 아는 목조주택업자가 말하던데 직접 일을 챙기면 돈을 아낄 수 있다”고 했다.


반면에 직접 집을 짓는다는 것 자체를 쉽게 생각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어떤 건축주는 누구나 같은 품질이면 싸게 짓고 싶지 않겠냐며 “시장에서 셔츠 하나만 팔아도 절반은 남기는 게 장사”라며 “그렇다고 기성 제품 수준의 옷을 만들어 입을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된다”며 “직접 짓고 싶은 꿈은 있어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부실 시공에 대한 우려도 건축주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직접 지을 수는 없지만, 소위 ‘날림 공사’를 하지 않는 믿을 수 있는 시공 업체가 건축주에게는 선택의 문제로 남게 된다.
최근 목조주택을 짓는 한 건축주는 “시공사 말을 빌면 베이스 없어도 바닥에 콘크리트 처리를 해놔 괜찮다고 한다”며 “그렇지만 베이스 없이 데크 아래 콘크리트를 붓고 데크 포스트를 묻으면 포스트가 썩지 않냐”며 목조주택을 짓는 중인데 데크 시공이 부실 같다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고 있다.


이 같은 문의는 인터넷 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하나같이 업체의 시공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국목조건축협회(목건협)와 캐나다우드 한국사무소가 불량 주택에 대한 건축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목조주택 제대로 짓기 차원에서 도입한 목조주택 품질인증제도(5-star 프로그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목건협과 관련 전문가들은 품질인증제 시행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시행업체와 건축주 간 신뢰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시공사의 신청으로 개시… 현재 7호까지 인증 진행
인증 신청은 시공사가 의뢰하는 것이 원칙이다. 건축주는 부여된 품질 인증 마크로 품질을 확인하는 것.
이 제도를 통해 목건협은 △시공사마다 축적된 기술의 체계적 정립 및 보급 △목구조 건축물의 보편 타당한 기술력 구축 △목구조 건축물 품질 향상 △목구조 건축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 회복 △목구조 건축물 시장 확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인증을 위한 기술 자료는 시공사나 건축주에게 제공된다.


목건협에 따르면 현재 인증 절차를 신청한 업체는 4월 30일까지 총 7개사다.
목건협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인증제도에 참여할 업체 신청을 받았다”며 “지난 12월부터 2개사가 참여했고, 1월에 1개 업체가, 2월에 2개사가 더 시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올 4월 말까지 접수한 업체를 포함하면 총 7개사가 이같은 인증제도에 참여했다. 현재 경기도 양평군에 위치한 1개사는 3월에 실사를 완료, 인증서와 명판을 부여했다.
동백지구, 강원도 양구, 남양주시 평례동 3개사는 이미 완료해 명판을 붙일 예정. 여주읍 금사면 등 3개사는 진행 중이다.

 

설계도면 구조 확인부터 2~3차례 현지 점검 거쳐 인증 
인증 절차는 시공사가 목건협에 신청하면, 먼저 설계도면을 검토하고 협의한다. 이 과정에서 제출된 설계도면의 목구조와 세부의 적합성을 검토한다.
구조를 승인 받은 후에는 현장 공정에 따른 방문 일정을 협의하고 캐나다우드 한국사무소에서 1인, 목건협 관련자 1인, 캐나다우드 현지 기술자 1인 총 3인이 현장을 방문, 시공 상태를 확인하고 점검 항목에 의한 개선 사항 등을 협의한다. 이같은 현지 점검은 골조 완성 후와 타이벡 시공 후 총 2~3차례 진행된다.


목건협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현지 실사를 위해 캐나다우드 한국사무소의 최원화 기술이사와 최재철 팀장, 그리고 캐나다우드 중국사무소의 케리 학비스트가 참여해왔다”고 전했다. 
인증을 요청한 주택에 ‘현수막’을 붙여놔서 인근 주민들도 알게 되는데, 이같은 시행과정에서 주변으로부터의 반응도 좋다고 한다.


캐나다우드 한국사무소 관계자는 “구조, 수분침투, 단열 3개 측면을 중심으로 현장 실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 방문 후 시공사에 중간 보고서를 제공하며 개선사항을 확인한다.


목건협과 지난 4월 MOU를 체결하고 기술 지원을 맡은 캐나다우드 한국사무소의 점검 항목은 기초, 바닥, 벽 등 총 10개 분야로 외장 마감자재 시공법이 올바른지, 외벽과 지붕 방습지 시공 상태 및 레인스크린의 적정 시공 여부를 확인하며, 단열재 충진 상태를 점검해 인증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이를 종합한 최종 보고서 제출을 끝으로 시공 기준(품질 인증을 위한 점검 항목)에 맞게 시공된 건축물에 인증 명판 ‘5-Star’를 부여하게 된다.
목건협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결로가 생기면 결국 나무가 썩게 되니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며 “외벽과 내벽 사이에 단열재가 들어갔는지, 환기 여부 등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3~4개월의 시공과정에서 2차, 3차 현장 점검을 하는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비용은 회원사의 경우는 100만원, 비회원사의 경우는 200만원이다.

 

‘제대로 된 목조주택 짓기 운동’의 계기될 것
목건협 이원열 부회장은 “5-star 프로그램은 그간 난립해온 주택 시공에서의 부실을 없애려는 민간 차원의 노력”이라며 “100여개 넘는 목조건축 회사에서 50여개 우리 협회 회원사부터라도 객관화된 품질 인증제로 제대로 집을 짓자고 시작했다”고 인증제의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노력은 아무런 검증 없이 너도나도 지어 발생한 하자나 불량 문제를 해소하고 누구나 좋다는 것에 공감하는 목조주택의 이미지를 제고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집 짓기 운동’으로 확산 되도록, 향후에는 정부로부터 공인 인증을 받도록 정착 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5-star 프로그램 점검 항목>
기초
▷건물 외부 콘크리트는 토대나 서브플로어 둘 중 낮은 구조물보다 표면이 낮아야 한다.
바닥
▷장선 굽은 부분을 위로 배치
▷블로킹보다는 브릿징 시공
▷장선 걸이(Hanger)에는 장선걸이용 못 사용
▷덮개재를 결합할 때 건축용 접착제 사용
▷벽받침(Backer)은 도면대로 시공
지붕
▷드립 플래싱(Drip Flashing) 사용
▷지붕펠트(최소 30b) 수평으로 설치 후 지붕 마감재 시공
▷골 플래싱 사용
창문과 문
▷도면대로 설치
▷방습지는 반드시 플랜지 위에 봉합
▷방수 쐐기 위에 지지되고 있는지
▷창문 주위로 단열재가 시공됐는지
▷창문 하단에 배수 공간이 있는지
단열
▷벽 단열 최소 R-12
▷천장 단열 최소 R-20
▷옆막이 장선에는 반드시 시공해야
화염막이
▷허용되는 어떤 재료도 사용할 수 있음
▷중공은 반드시 분리(막힘)돼야 함
석고보드
▷구조부재에 확실하게 고정
▷나사못이 적절하게 박혔는지
▷허공에 나사못이 박히지 않아야 함
플래싱
▷창문 받침에 사용
▷창문과 문 위에 사용
레인스크린
▷다음과 같은 곳에는 요구되지 않음 : 비닐 사이딩, 빗물 노출이 제한적인 곳, 최소 600mm 처마로 시공된 단층 구조물
▷스트래핑은 방부 처리목으로 시공
▷플래싱 위에 방충망을 포함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