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 성공 개최 문제없다”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 성공 개최 문제없다”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0.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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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세계산림과학대회 조직위원장 맡은 최 완 용 국립산림과학원 원장

110개국 산림분야 석학·국제기구 인사 총 3000여명 참석
국제행사로는 최대 규모 학술대회, 총 9개 분야서 학술주제 발표


   
일반인에게는 익숙지 않은 IUFRO(International Union of Forest Research Organizations) 세계산림과학대회는 5년마다 개최되는 산림 분야 학술행사로서 이제껏 대한민국이 유치한 국제행사 중 최대 규모다.


IUFRO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전 세계 산림연구기관이 연구정보를 교환하고 협력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출범한 비영리 민간기구로, 1982년 설립된 이래 110개국 700여개 연구기관과 대학 등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1만5000여명의 과학자, 정부관료 및 국제기구 전문가들이 활동 중이다. 우리나라는 1996년 총 26개 기관을 회원으로 IUFRO-KOREA를 결성한 이래 그간 IUFRO와 활발히 교류해왔다. 93년도 IUFRO 서울국제학술대회부터 97년 제2차 IUFRO 동북아 산림보호국제학술회의, 98년 IUFRO 서울국제학술대회, 2007년 IUFRO 경관복원 서울국제학술대회에 이르기까지 많은 학술행사를 치러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02년 IUFRO와 연구협력 MOU를 체결한 이래 2004년도에는 IUFRO 이사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올 8월23일부터 28일까지 6일간 코엑스에서 열리게 될 ‘제23차 IUFRO 세계총회’ 조직위원장으로 선임된 국립산림과학원 최완용 원장(56). 최 원장이 근무 중인 과학원 오후의 뜰은 마침 내린 비로 주변 나무와 꽃들이 한층 푸르렀다.
 <편집자 주>

 


“관·학·산업계 및 시민단체 지도급 인사 24명으로 구성된 제23차 IUFRO 세계총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총회의 범사회적 지원을 확보할 것입니다”
만면에 환한 미소를 띤 최 원장은 “대한민국이 이처럼 큰 국제 행사를 개최하게 돼 기쁘다”며 “우리나라 임학과 임업사에서 한 획을 긋는 이번 IUFRO 서울 총회에서 조직위원장이 된 것은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라고 서울 총회 조직위원장으로서의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한편으로는 밖으로는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국내적으로는 국민들에게 잘 알려 행사를 성공리에 치뤄내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밝혔다.

 

“서울 총회의 학술주제는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등 전 세계적인 산림 현안과 연계된 9개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쉽게 만날 수 없는 세계 석학들의 기조 연설도 준비했습니다”
이번 총회 주제는 ‘사회와 환경, 그리고 미래를 위한 산림’이다. 특히 동북아시아의 산림현안인 황사저감, 산림 황폐지 복구 및 사막화 방지 등을 세계 현안으로 부각, 산림 분야 국제 논의뿐만 아니라 산림과학기술개발 분야에서 우리의 위상을 높이고 역할을 증대하는 전기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총회 9개 주제에 대해 최 원장은 “우선 산림과 기후변화라는 주제를 통해서는 산림관리자와 정책입안자들이 생산성 높은 산림을 육성하는데 필요한 과학적 모델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생물다양성 보전과 산림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 주제에서는 광범위한 산림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 토대로서의 생물다양성과 과학적 진보를 조명할 예정이다.
‘산림 환경 서비스’ 주제에서는 산림생태계의 사회적 혜택을 위해 경관 관리와 관련한 산림 환경 서비스에 대해 다루며, ‘미래를 위한 아시아 산림’ 주제에서는 이 지역 산림의 중요 역할 및 미래 아시아 산림의 모든 측면을 조망한다.


‘산림 생산물과 녹색 미래를 위한 생산과정’에서는 환경 부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산림의 부가가치 창출 관련 논의들을 다루며, ‘산림부문 신기술’에서는 산림 경영과 제품 생산 및 바이오 재료 활용 측면에서 수목 성장, 바이오 에너지를 위한 임산물 이용, 인간 건강에 기여할 유망 신기술에 초점을 둔다. ‘산림 미개척 분야의 수목 건강’ 주제에서는 병충해, 공해 등 수목 건강 관련 최근 연구동향을 다룰 예정이다.


‘산림, 지역사회 및 문화’에서는 지역사회에 혜택을 주는 산림 및 산림지대에 대해, 마지막으로 ‘산림, 인간건강, 환경안보’에서는 전쟁, 제어 되지 않은 벌목 등 산림을 훼손하고 인간 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들, 특히 여성, 유색 인종 등 취약계층에 끼칠 영향 등을 다룬다.


여기에 일반인의 산림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프로그램들도 마련돼 있다.
‘녹색성장을 위한 세계산림과학전시회’, 우리 산의 계절별 모습 50~60점을 전시하는 ‘하늘에서 본 아름다운 대한민국 산하’ 기획사진전 등이 바로 그것.


또한 이번 총회에서는 시인 고은 씨에서부터 공유재(common-pool resources) 분야 석학이며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인디애나대 엘리노 오스트롬(Elinor Ostrom) 교수, 지난 2009년 식물학 린네 메달을 수상했고, 열대림 생태연구로 저명한 미국 하버드대 피터 애쉬톤(Peter Ashton) 명예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들이 참석해 5일 동안 기조 연설을 맡게 된다.

 

“이번 학술 대회에서도 그간 학계의 큰 흐름인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입니다. 특히 산림의 신기술 문제에 초점이 두어질 것입니다”
최 원장은 “이번 총회는 문화 및 환경, 경제 모든 분야를 아우를 것”이라며 “목재 이용을 포함, 자원 조성 및 그 관리까지도 다룰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후 변화와 에너지 문제 차원에서의 중심 주제는 나무 이용”이라고 지적했다.
기후변화 측면에서 목제품에 대한 연구는 학자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다뤄온 주제다.


최 원장은 그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는 나무만이 흡수하는 데다, 벌채된 나무가 건축물로, 또는 하천 방틀 등으로 사용돼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림에서 자람을 정지해서 성장이 더딘 나무는 벌채해 주고, 백합나무처럼 성장 속도가 빠른 나무로 대체해 심어줘야 한다. 이렇게 나무를 교체해주는 것만으로도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3~4배 가량 증대시킬 수 있다. 이런 방향이 현재 학술 분야의 큰 흐름이다.


이번 총회에서 산림의 신기술 문제는 특히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주제다. 학계에서는 그간 바이오 생산품으로서의 목제품 즉 HWP(Harvested Wood Products) 등 바이오 에너지로서의 나무 이용을 중점적으로 연구해오고 있다. 주목 받는 목재 펠릿은 단기적인 차원에서의 이용이며, 좀 더 장기적인 차원에서 나무를 이용하는 것은 대체 에너지 분야다. 그 중에서도 넓은 땅을 필요로 하는 태양광 에너지, 또는 여러 환경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고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지열 에너지보다도 안정적이고 청정한 나무를 이용해 에탄올을 만드는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선진국에서 곡물이나 감자 등으로 만드는 에탄올은 기아에 허덕이는 지구촌에서 여러 윤리 차원의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이런 것을 고려하면 나무를 활용한 에탄올 제조 기술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최 원장은 또 “현재 제약 분야에서도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합성하지 못하는 나무로부터의 성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버드나무로부터의 아스피린 주요 성분인 살리실릭 엑시드 등을 일례로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총회에도 참석할 일본의 경우 학자들은 목재 이용 분야가 산림 자원 분야보다 많고, 핀란드도 숲 가꾸기보다는 그 이용에 초점을 두고 연구 중이라며 이곳 학자들의 방문이 우리 산림 이용에 있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외 학자들의 관심 분야는 바이오 에너지 부문이다. 향후 산림에 대한 연구 방향은 산림 이용에서 목제품 이용과 생물 다양성과 관련한 논의다.


최 원장은 “이는 특히 생물 자원에 대한 우리 주권과  관련한 문제”라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그는 과거와 달리 선진국에게 호락호락하게 자원에 대해 양보하지 않을 만큼 우리도 그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고 대응 중이라고 요약했다.

 

“이번 총회를 우리나라가 개최하게 됐다는 것은 산림 분야에서 우리가 이룩해낸 녹화 성공을 세계인이 인정해줬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번 총회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1981년 일본, 2000년 말레이시아에 이어 세번째 개최국으로서 아시아에서도 뜻 깊다.


최 원장은 “전 지구촌 차원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한 현안으로서 산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번 총회 성공에서 호재”라며 “우리에게는 국가발전을 주도하는 새 성장 동력으로 산림과 임업이 활용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로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과거에는 전문인과 관련 업계 정도만이 관심을 가졌을 뿐이지만 이제는 모두가 산림이라는 주제를 현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지난 연말까지 접수된 논문 수, 4월 말까지 등록 현황 등에서 국내외적으로 높은 관심을 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의 산림과학기술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훼손 산지 복구 및 조림 녹화 기술은 세계 일류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최 원장은 우리의 조림녹화기술을 바탕으로 동북아 산림 RD&D 허브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개도국 산림개발 분야 지원 및 협력 사업도 추진 중”이라며 “미얀마 산림녹화 사업, 내몽골 사막화 복원 조림기술 전파, 열대림 임목종자 사업, 한-인니 산림분야 기후변화 대응능력 강화사업 등에 과학원이 중심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우리나라 산림의 성장을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이 중요하다며, 우리도 세계적인 추세에서 산주의 경제적 측면과 지역민의 고용 및 소득창출, 그리고 환경 기능 증진을 위해 산림 관리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산림 활용에 대해서도 “우량 국산재 공급이나 청정 먹거리 생산, 산주의 산림소득 창출, 그리고 저탄소 녹색성장 기반으로서의 산림에 대한 국민적 기대 또한 적지 않다”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 국민의 꾸준한 관심 및 이러한 필요성에 대한 정확한 인식 아래 숲 가꾸기 사업을 지속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