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영역에서 경쟁력 갖춰야 생존한다”
“모든 영역에서 경쟁력 갖춰야 생존한다”
  • 유상기 기자
  • 승인 2007.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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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흐름도 결국 기술 소재 디자인에서 판가름

일산 KINTEX에서 2월 28일부터 3월 5일까지 열린 ‘2007 경향하우징페어’가 많은 업체 참여에 이은 세미나, 강연회, 체험행사, 특별전 등의 활동을 펴고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신기술이나 신소재, 양식과 유행을 선도할 디자인,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영역임을 새삼 느꼈다는 것이 전시회 주최측의 평이다. 2007 경향하우징페어는 많은 참여 업체만큼 동종업체들이 지척에 부스를 마련하고 서로를 비교하며 특.장점을 관람객들에게 어필하는 진검승부 경쟁장이었다. 전시회 관람시간이 종료되고 돌아가는 참여 업체 관계자들은 녹초가 된 듯이 말없이, 또는 비교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듯이 왁자지껄 빠져 나가는 킨텍스 저녁풍경도 펼쳐 놨다. 누가 승자인지는 ‘즉시 또는 더디게’ 나타나겠지만 결국 기술과 소재, 디자인 영역에서 어느 기업이 발군의 실력을 뽐내느냐가 관건임을 제시하는 전시회가 됐다는게 참여업체들의 이야기다. 첨단기술이 예술적 디자인에 녹아 친환경적 자재로 구현돼야 주거의 본래 목적인 ‘쾌적하고 행복한 공간’이 된다고 전시회 개최 관계자들은 말한다. 즉 어느 한 분야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각각 거대 어젠다로 이미 정착됐음은 물론, 각 요소가 공간문화에 대한 기준이 된지 오래라는 설명이다. 전시품목과 참여업체, 전시 의도도 다양했다는 평이다. 시공, 자재, 디자인, 유통뿐만 아니라 목재, 석재, 스틸, 복합재업체 등 모든 업종이 참여하고 남미, 유럽, 북미, 아시아 모든 제품과 바이어, 관련 거래처들이 찾아왔다는 설명이다. 어떤 것을 부각시킬지, 같은 제품을 전시하더라도 표출시킬 핵심 아이템을 어떤 것으로 할지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는게 경쟁업체를 바라보는 전시업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세계 각국의 마루제품 집합

국내 강화마루 업체들과 여러 합판마루 업체들도 참여했다. 인도네시아 떼카(TEKA)나 우드베이의 일본 혼다 원목마루, 혜종건업의 독일 벰베(BEMBE) 원목마루 등이 해외원목마루로 전시됐다. 해외 마루제품 유통사들은 대개 시공까지 해주는데, 평당 30만원을 넘어서는 가격으로 국내 원목마루보다는 비교적 고가다.

마루가 판매가 아닌 난방까지 확장돼 여럿 전시됐는데, 금동은 건식온돌시스템으로 풍산마루에서 여러 규격과 수종을 들여오고 목모보드를 알루미늄 프레임 사이에 부착해 마루와 온돌까지 시공하며 이번 전시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판매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난방필름을 마루 밑에 깔아 기존 보일러에 비해 난방비를 30%이상 절감 할 수 있는 제품들도 참여했다. 한화종합화학과 이건마루도 부스를 크게 꾸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포닉스는 도포재료로 옻을 이용한 옻칠마루를 선보이고 천연성분 마감임을 강조했다.


목조건축 시공업체 다수 참여 - 본격 경쟁 돌입

   

목조건축 시공업체들도 국내외 할 것 없이 부스를 차렸다. 동화SFC도 모델하우스를 막 완공하고 본격적인 홍보전에 돌입했고, 스튜가도 대화와 함께 원목 구조물로 부스를 꾸며 눈길을 끌었다. 홈뉴잉도 일본목조건축의 노하우와 JAS, JIS 규격을 획득한 자재를 사용한다는 전략으로 부스를 만들었다.

브이비코리아는 일본 톳토리현과 강원도의 자매결연 협력관계를 통해 톳토리현에 위치한 여러 일본 목조건축 설계, 시공, 자재업체들을 묶어 코모레비(KOMOREBI)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한국시장 진출을 알렸다. 이 회사는 자재와 설계에서 일본식을 표방하는데 디자인에 관한 정서적 측면에서는 한국적 장점을 충분히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도 밝혔다. 코모레비나 홈뉴잉은 ‘2X4 방식’과 ‘기둥-보’ 방식의 장점을 융합한 축조로 목구조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건축포럼은 남미 아마존의 그라피아(GRAPIA) 천연목재를 이용한 목조건축을 표방해 전시회에 참가했는데 구조재나 내장재로 쓰이는 남미산 목재에 화학제품을 전혀 칠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면을 강조했다. ‘나무와 좋은집’도 단가, 목재, 디자인을 전적으로 국내 시장 눈높이에 맞춰 설계시공 함을 무기로 삼았다. 목조건축 시공으로 참여한 업체들은 역시 단가와 목조건축 열기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단가 측면에서는 ‘자재을 어떻게 꾸밀 것인가, 평당 시공단가를 어떻게 맞추고 조절한 것인가’에 대해 고민이 역력했다. 목조건축 열기에 대해서는 업체들이 대체로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 낙관적 전망을 내놨는데, 환율과 국민소득 등 보편적 근거를 댔다.


   
해외 관련업체들 국내 전시회 눈길

세계의 이목도 집중됐다. 몽골 건설부장관 개막식 참여를 시작으로, KOTRA 주최의 러시아·CIS 바이어단 수출상담회도 개최됐다. 캐나다 Straight Line Designs Inc의 ‘Bending the Rules’라는 주제로 열린 앵콜 초청강연회에서는 가구디자인에 대한 통념을 깬 독창적 강연이 펼쳐졌다.

건식무늬목 전문업체인 인목도 거래처인 이탈리아 Tabu 등을 초청해 전시회 열기를 알리기에 바빴는데, 건식무늬목의 친환경적인 면과 여러 제품과 다양한 디자인으로 부스를 화려하게 꾸몄다.

3월 2일에는 가고시마현 목재업체들의 목조주택 세미나도 열려 일본 목재와 목조건축 기술의 국내 참여열기를 보여줬는데, 국내 많은 자재업체들도 세미나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해외 우수 자재를 이용한 제품들도 여럿 참여했는데, 핀란드 자작나무 합판을 이용한 엘시의 가구, 일본 히노끼(편백)를 이용한 서경히노기종합목재와 에펠콜렉션의 욕조와 서랍장 등이 대표적이다.


공기관 정책소개 아쉽다-산림청 방임자세 ‘옳지 않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도시·주택 특별전’을 가졌는데, 전시공간만 대거 점유하고 관람객들의 눈길을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관람객들은 “공익목적의 공공기관 본질상 많은 전시공간을 점유했을지 몰라도, 이에 준하는 관람유도와 적극 정책홍보가 없어 실망스럽다”고 말해 공공기관 전시회에 준비에 대해 대부분 성토 일변이었다.

산림조합유통센터는 그나마 국산 용재 몇 점을 들고 나와 전시했는데, 품목을 일목요연하게 전시 못하고 ‘국산재가 왜 좋으며, 이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정보제공이 없는 등 전혀 채비가 없어 보인다는 지적도 있었다. 때문에 “국내 목재와 국산 목재를 이용한 전시품이 너무 보이지 않는다. 해외전시장에 온 것 같다”는 일부 관람객들의 불평도 있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국산용재 시책을 총괄하는 산림청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산용재 수급 활성화 시책이나 임산물풀질인증제도 등에 발맞춰 일반 국민에게 적극 홍보하지 않는 이상, 국산용재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산림청이 산림정책을 처음부터 일괄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느냐는 산림관계자들의 의견도 여럿 도출됐다. 산림청이 국산용재에 대한 지속적 정책에 대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의구심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산림청이 이번 전시회에서 국산용재에 대해 방임자세를 보이는게 국산용재에 정책 변화를 도모하지 못한 것보다도 옳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실질적 매출증대, 국제적 마케팅효과 ‘거품 여전’

전시 참여업체들은 말 그대로 ‘참여하는데 의의’가 있는 것 같다는 견해다. 즉 참여하는 업체는 전시장 현지에서 할인이나 이벤트 등으로 실질 매출을 위한 창구를 마련했음에도 ‘전시 효과 없음’은 여전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전시회 주최측이 참여업체들의 이익도모를 위해 할인율적용에서 지원이나 매출증대를 위한 기반 시설, 인터넷 연계 프로그램 등이 미비하다는 지적으로 구체화된다.

해외 관련업체의 참여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인데, 해외업체들이 소폭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나 매출과 관계없는 참관 목적 또는 오히려 시장을 뺏기 위한 참여가 대부분이라는 견해다. 전시 참여업체들은 주최측이 해외 관람객 및 참여업체에 대해 국내 기업의 제품이나 용역, 서비스에 대한 계약이 현지에서 이뤄지도록 구체적인 전략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