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
고급주택, 신분의 상징을 넘어 정보·문화재로 진화하다
재건축 못지않게 올 상반기 부동산시장에 등장한 이변현상은 고급주택, 고가주택의 반란이다. 올해초 분양한 서울지역 고급, 고가주택의
인기는 예상을 뒤엎고 남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예컨대, 보증금 25억원, 월임대료 430만원짜리 “한남더힐” 임대아파트 고가분양이 지난 2월 평균 4.3대1(최고 51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순위내 마감됐다. 용산 효창파크푸르지오와 판교 푸르지오-그랑블도 20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로 그 맥을
이었다. 부산지역의 고급주택인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주상복합아파트도 3.3㎡당 최고 4천만 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청약이 몰렸다.
특히, 지난해 미분양이 넘쳤던 대표적 고급주거단지인 반포 자이 아파트는 어떠했는가. 미국, 일본 교포들이 청약에 참여하고 부자수요가
몰리면서 최근 집값 급등에 한 몫했다. 이런 현상은 한마디로 시장의 대이변 혹은 부자들의 반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경기에 역세권 소형주택이나 도심권 오피스텔 등 소위, 작고 가벼운 부동산이 뜨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국민소득이 1만5천불을
넘어서면 주택은 단순한 숙식공간을 넘어 “복합문화 오락공간”으로 탈바꿈된다. 과거의 주택이 잠자고 밥먹는 단순한 주거기능에 충실했다
면, 현재의 주택은 문화와 오락기능이 중추를 이룬다. 특히, 부자들에게게 문화와 오락기능이 생략된 주택의 가치란 삶의 질 차원에서 보면 무의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주택이란 재화는 본래 소비재, 투자재 성격뿐 아니라 신분의 상징이다.
한편, 소득의 양극화가 주거수요의 양극화를 동시에 심화시킨다. 미래의 주거문화, 주택재화의 특징, 금리 등 금융여건, 정책기조,
소득양극화요인 등을 감안할 경우 입지적 가치가 높은 특정지역의 고급주택에 대한 수요는 어쩌면 경기호·불황과 무관하게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똑똑한 수요자가 분양시장의 양극화를 주도한다
올해초 분양에 나선 ‘청라SK뷰’ 212㎡형이 1순위에서 최고경쟁률 297대1을 기록하는 등 지금까지 이곳에서 분양한 대부분의
아파트가 순위 내 마감됐다. 내년 이후에는 전매가 가능한데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아 시세차익이 가능해 실수요자와 투자수요가 몰린 때문이다.
서울지역도 달아 올랐다. 지난 7월 15일 용산 ‘신당e편한세상’ 모델하우스 현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1순위 당첨자 190가구가
이날 발표됨에 따라 분양권을 매입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에다 한동안 사라졌던 떴다방업자들마저 재등장했다. 분양가격에다
2,000만~3,000만원정도의 프리미엄도 붙었다.
올해 서울 재개발단지 분양아파트도 '신당래미안2차’를 비롯해 1순위에서 높은 청약경쟁율로 마감되는 청약과열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에, 대규모 분양이 예정된 김포한강신도시 청약현장은 상대적으로 썰렁하기만 하다. 예컨대, 지난 16~20일 일반청약을 받은
김포한강신도시 ‘KCC스위첸’ 아파트는 청약 1순위에서 대거 미달되었다. 앞서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올해 처음 분양된 ‘우미 린’ 아파트도
3순위에서 겨우 모집정원을 넘어섰다. 우미건설이 지난 17일 인천 청라지구에서 분양한 ‘청라 우미 린’ 아파트가 1순위에서 4.68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된 것과 대조적이다.
지방도시 분양사정은 어떠한가. 더욱 심각하다. 지방은 40개 단지(1만1134가구)를 공급했지만 대전 학하지구 1개
사업장(704가구)을 제외하고는 39개 단지가 모두 청약 미달됐기 때문이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