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국립산림과학원 화학미생물과 이 성 숙 연구사
기고 / 국립산림과학원 화학미생물과 이 성 숙 연구사
  • 나무신문
  • 승인 2009.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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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질계 바이오에탄올 상용화 시대 앞당길 리그닌 분해력 탁월한 유전자변형 미생물 개발

지구촌은 지나친 화석연료 사용으로 자원고갈과 지구온난화 현상이 야기됨에 따라 재생 가능한 청정 에너지 자원인 바이오매스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 수요는 향후 30년간 연 2.3% 증가가 예상되고, 현재 약 97%인 에너지 수입의존도도 지속될 것이며, 지구온난화의 가속화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인 태양력, 원자력, 수력, 풍력을 이용한 기술과 바이오연료 산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바이오연료 연구 선두주자들은 바이오에탄올 생산을 위한 원료로 옥수수나 사탕수수(1세대)와 같은 전분계 식량자원을 이용해 왔다. 그러나 바이오에탄올 제조로 인한 전분계 자원의 급격한 수요 증가는 식량 부족과 원가 폭등으로 이어져 멕시코나 이집트 등 일부 개도국에서는 식량부족에 항의하는 사회적 폭동도 일어났다.

따라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구미 선진국들은 지구환경과 식량자원의 보호를 위해 2세대 원료인 목재나 옥수수대와 같은 목질계 바이오매스(lignocellulosic biomass)로부터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기술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목질 바이오에탄올은 목재 내 주요성분인 리그닌을 최대로 분해하고 셀룰로오스 당화율을 높여야 생산 수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따라서 목질계 바이오매스 이용 시 목질부분이 쉽게 분해되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식물 또는 리그닌 분해 등 전처리를 촉진시킬 수 있는 기술이 확립되면 현재 목질계 바이오에탄올 생산 단가보다 저렴한 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분해효소 생산/투입비용(0.42달러/1ℓ)을 낮추고자 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국립산림과학원은 옥수수, 콩과 같은 식량자원을 원료로 하여 바이오에너지 생산 시 야기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도 방지하고 전 국토의 64%인 산지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한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바이오에탄올 생산 공정의 주요 병목요인(bottle neck)인 리그닌의 분해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 즉 리그닌 분해 촉진 유전자가 조작된 식물 또는 목질 성분의 분해를 촉진시킬 수 있는 GMO 생산을 위한 생명공학적 접근을 시도하게 됐다.

전자의 경우 포플러 등 식물체에 직접 리그닌 분해효소 활성 유전자를 삽입한 형질전환체 유도는 바람이나 미생물의 공격으로부터 수목의 생장을 지탱해 주는 리그닌 파괴로 인해 형질전환 식물체의 줄기 부분이 약하고 생장이 느린 단점이 있다. 이를 실용화 하기 위해서는 본래 식물이 가지는 바이오매스 양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간접적인 방법이지만 산림 내에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는 백색부후균의 능력 즉, 리그닌을 분해하는 능력을 최대로 강화시킨 형질전환체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목질계의 주요성분인 리그닌은 쉽게 분해가 되지 않는 고분자물질 상태로 셀룰로오스와 결합되어 있으므로 목질계 자원을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있어 효율적인 리그닌 분해는 목질 바이오에탄올의 경제성 향상과 직결된다.
따라서 백색부후균의 리그닌 분해효소 유전자를 활용한 형질전환체를 개발하는 연구를 2005년에 착수했다.

백색부후균으로 알려진 겨울우산버섯(Polyporus brumalis)에서 리그닌분해효소인 락카아제(Laccase) 유전자(pblac1, pblac2)를 분리해 유전자 발현 조사를 통해 리그닌 분해능이 증가되는 검정을 거쳐 2007년 미국 NCB에 등록했다.
그 다음 상기 유전자를 이용해 식물이나 자낭균류의 형질전환 연구에 주로 이용되는 아그로박테리움법(Agrobacterium Mediated Transformation)보다 겨울우산버섯의 경우 형질전환 확률이 높은 원형질분리법(Transformation by Protoplast Isolation)을 적용했다. 이 방법은 아그로박테리움법을 이용한 백색부후균 형질전환 방법(미국 임산물연구소)보다 형질전환 효율이 약 5배 향상됐다(국제특허 출원 준비).

락카아제 활성을 측정한 결과 새로 개발한 GMO(T23, T25, T26)계통은 겨울우산버섯이 배양 후 7일 이전까지는 락카아제 활성이 거의 없었는데 반해 형질전환된 균에서는 배양 후 4일부터 락카아제 활성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락카아제의 활성도 겨울우산버섯보다 3~4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개발된 GMO는 목질계 리그닌의 분해능 증진뿐만 아니라 환경호르몬인 노닐페놀(nonylphenol)을 야생종에 비하여 4배까지 더 빨리 분해해 환경정화용 미생물 상용화의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현재 목질계 바이오매스는 옥수수나 사탕수수로부터 생산되는 바이오에탄올 대신 2세대 원료로써 크게 기대된다. 하지만 목질계의 경우 셀룰로오스와 결합된 리그닌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분해하느냐가 에탄올 생산 공정에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바이오에탄올 생산과정 중 전처리 과정에 리그닌 분해효소나 리그닌 분해효소를 생산하는 GMO를 처리하여 에탄올 생산단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면 목질계 바이오에너지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다.

본 기술에서 개발된 리그닌 분해 효소 및 GMO를 대량생산해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적용한다면 현재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원료로 해 생산하고 있는 바이오에탄올 보급에 따른 식량난과 화석연료 대체로 인한 지구 온난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개발된 형질전환 기술 부문을 특허 등록했으며, 앞으로 본 기술을 기반으로 리그닌 분해, 셀룰로오스 당화, GMO의 대량생산 공정 개발 등 목질계 바이오에탄올 상용화 시대를 앞당길 수 있도록 관련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