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벌재를 이용한 토목구조물 공법
간벌재를 이용한 토목구조물 공법
  • 나무신문
  • 승인 2008.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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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 흡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

 <지난호에 이어>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자연에 가까우면서 친환경적인 하천 만들기의 하안 공법은 치수(治水) 기능을 확보해야 함은 물론 생물의 생식, 생육환경의 보전 및 복원을 고려하여야 함이 매우 중요하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친환경 하천조성 토목공사에 콘크리트 이외의 재료가 사용되고 있으며, 종래의 호안과 비교하여 다양한 구조를 갖는 것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즉 「자연에 가까운 하천」을 목표로 「식생으로 이루어진 하천」,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은 하천(돌이나 목재이용 등)」, 「콘크리트가 보이지 않는 하천(콘크리트를 복토하는 등)」으로 점차 변해가고 있다.
▷ 생태계의 다양성 유지
하천생태계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다양한 생물체가 살아갈 수 있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공간이다. 그러므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식물 플랑크톤의 증식이 가능한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천연소재는 인공소재보다 수생생물의 부착 생물막이 많으며, 식물 플랑크톤의 증식이 쉬운 환경을 제공한다. 천연소재인 화강암이나 목재는 식물 플랑크톤의 증식을 도와주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부착 생물막 등의 효과로 식물 플랑크톤이 증식되고 하천에서 1차 생산이 일어나며, 그 생산이 활발해지면 하천에는 자연적으로 다양한 생물종이 출현하게 된다. 생물종이 다양해지면 하천은 스스로 자생력을 갖추게 되므로 「생물다양성」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러므로 식생블록이나 호안자재로 간벌재를 이용한 목재나 화강암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화강암은 호안재료로 많이 사용하고 있으나, 아직 목재를 사용하는 곳은 많지 않다. 

▷토목용재 이용은  「도시 속의 숲」이다.
목재는 습도를 조절하는 조습기능이 우수하고, 단열성이 높으며 안락감을 주는 등,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소재일 뿐 아니라 재생가능한 자연소재이다. 여기에 목재를 이용하는 것은 산림이 가진 다양한 기능을 발휘하도록 하여 지구온난화 방지나 자원순환형 사회를 형성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또한 지역 산림에서 생산되는 목재를 지역의 건축물이나 공공시설 또는 토목시설 등으로 폭넓게 이용할 수 있으므로, 지역의 산림 정비에 도움이 되고 지역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 물고기가 좋아하는 하천
은어 등의 하천 물고기가 제일 좋아하는 먹이는 규조류라고 한다. 은어 등의 물고기는 실리카(SiO2)가 많고 유속이 있는 하천을 좋아한다. 이러한 곳에서는 물고기가 좋아하는 부착된 규조류가 자라기 때문이다. 천연소재인 목재와 화강암은 많은 실리카를 공급해주므로 물고기가 좋아하는 하천이 된다.
해산물이 풍성한 바다를 만드는 데는 하천으로부터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규소의 량이나 영양분의 밸런스가 필요하다. 자연석이나 목재에서 만들어지는 부착생물막은 규소를 만들며, 인간이 배출하는 유기물을 줄여 준다. 그러므로 수계의 영양 밸런스를 조절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러한 효과로 바다의 생물은 하천으로부터 공급되는 밸런스를 갖춘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으므로 어군이 형성되고 풍성한 바다를 이룰 수 있다.

 목재로 반든 식생방틀이나 호안방틀은 자연석을 채우므로 내부에 공간이 생기며, 그 공간은 수서곤충이나 물고기가 쉬어가는 공간이나 집이 되므로 소생태계(Biotop)를 이룰 수 있다. 특히 자연석의 경우는 하나하나가 형태나 색상이 다르고,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자연석이 만나 만드는 공간은 식물이나 생물이 좋아하는 생태공간이 된다.
하천에 있는 돌의 이면이나 돌 틈새에 붙은 낙엽을 보면 작은 벌레 같은 것이 여러 종 붙어있다. 흐르는 하천에 자연석이나 목재를 사용함으로 그곳에는 수서곤충이 살아갈 수 있고, 물고기를 비롯한 많은 동물류의 먹이가 될 수 있다. 자연석과 목재는 작은 물고기의 휴식장소나 집이 되므로 생태계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 pH가 변하지 않는 소재
pH란 물의 산성 또는 알칼리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pH가 7일 때 중성, 7보다 클 때는 알칼리성, 7미만일 때는 산성이라고 한다. 수서생물의 서식은 pH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서식 pH범위의 폭이 매우 좁다. 하천 생물생태계에 적당한 환경기준은 pH 6.5이상에서 pH 8.5이하이다. 이 기준을 벗어난 환경영역에서는 한정된 생물 밖에 살아갈 수 없다.
호안 식생블록으로 주로 사용하는 콘크리트는 본래의 pH가 12에서 13정도의 알칼리 물질이다. 콘크리트가 물에 잠기면 칼슘성분이 녹아나오므로 pH가 높아진다. 그러나 천연소재인 목재는 물론 자연석은 콘크리트와 달리 알칼리 성분의 유출이 거의 없고 pH를 상승시키지 않는 재료이다.

▷ 환경적 측면에서 하천 치수(治水)공법하천조성 토목공사는 각 공법의 구조, 기능, 적용 장소를 파악하고, 치수와 환경적인 면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공법을 선정해야 한다. 특히 치수를 위하여 각 공법의 내구성이나 소재의 내구성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하안 침식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곳은 주변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다소의 하안 침식이 예상되는 곳이라도 자연환경보전을 충분히 고려한 공법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재 말뚝을 사용하는 공법은 썩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버드나무, 갯버들·달뿌리풀과 억새 등의 수변식물을 심어서 하안 공사를 할 필요가 있다. 이 때 버드나무나 갯버들 등의 지나친 성장으로 유수 능력을 저하시키거나 방해하지 않도록 유속조절에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
하안의 강도를 확보해 가면서 생물의 생식·생육환경을 보전하면서 복원하는 방법으로 하안의 강도를 확보하는 공법과 복토 등의 공법을 조합할 필요가 있다. 강도 확보는 외력에 견딜 수 있어야지만 필요이상으로 강도가 있는 강고한 호안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생물의 생식·생육환경을 보전·복원하는 공법은 대상으로 하는 생물이 필요로 하는 환경조건을 정비하고,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공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의 하천조성 공법은 돌을 철망에 채우는 가비온(gabion) 공법이나 콘크리트 호안에 표토를 현지에서 복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갈대나 버드나무 등의 식생이 물가에 있으면 수변의 자연환경을 풍족하게 만들고, 자연환경에 적당한 식생의 보전?복원을 가능하게 해준다. 더욱이 이와 같은 공법은 작은 홍수로부터 떠내려가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목재나 돌을 이용하는 공법이나 식생토 덮기 등이 필요하다.

▷ 어소(魚巢) 블록
어류의 생식환경을 고려하여 수생동물이 살아가는 집을 만들 목적으로 목재나 돌과 같은 자연소재를 이용하여 조성하는 호안공사이다.
어소 블록은 물이 들어오기도 하고 빠지기도 하는 투수성 구조물이기 때문에 수서 생물의 생식 및 생육환경에 적당하다. 또 내부의 공간이 크고 넓으므로 토사 유입이 비교적 용이하며, 어소로 적당하다. 블록 내에는 물 빠짐이나 태양광선이 들어오므로 수초, 조류 및 플랑크톤도 잘 자란다. 블록 내부로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 다환경적인 자연환경에 근접한 어패류의 어소가 형성되므로 생물의 활동이나 산란 등에 적당한 환경이 된다. 또 블록 하부의 공간은 하천이 건천으로 변한 후 당분간 어패류의 대피 장소가 될 수 있다.
한편 블록을 구성하는 목재의 내구성에 대하여 염려를 하지 않을 수 없으나, 물속에 잠기는 부분에 대해서는 산소의 부족으로 목재가 잘 썩지 않는다. 물속에 완전하게 잠기는 목재는 방부처리를 하지 않아도 10년 이상은 충분히 견딘다. 그러므로 내구성 감소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소 블록은 조립식으로 만들어진 틀재 블록이고, 내부에는 자연석으로 채우고 하부로 자연석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든 중력구조체의 토목구조물이다.
또 목재로 만든 구조물과 구조물은 서로 물린 상태에서 연결되어 있으므로 전체가 하나로 구성된 어패류의 보금자리가 된다. 하부에 방틀과 연결이 쉽고, 일체화되므로 하안의 세굴을 방지할 수 있다.

▷ 물에 잠기는 목재는 잘 썩지 않는다.
목재가 썩는 데는 적당한 산소와 수분, 온도 및 영양분이 필요하다. 이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목재는 잘 썩지 않는다. 물속에 잠기는 목재는 수분이 과도하게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균이 이용할 산소가 부족하다. 그러므로 방부처리를 하지 않아도 잘 썩지 않는다.
간벌재 이용에서 박피, 제재, 원주가공 및 방부처리의 비용이 원목비용을 상회한다. 물에 잠기는 하천 식생방틀이나 식생블록은 건조와 방부처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방부제 주입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므로 간벌재의 수종 구분이 필요 없다. 그러므로 방부제 주입이 곤란한 낙엽송을 이용하여도 된다.
간벌재를 이용함으로 건전한 산림을 육성할 수 있다. 산림이 황폐하는 것을 막아주고 토사의 유출을 줄여주며, 산불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또 숲 가꾸기 사업으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하천꾸미기에 간벌재를 사용함으로 산림생산물에서 최종 폐기물이 없도록 하는 제로에미션(zero emission)을 실현할 수 있다. 하천 생태계를 보호하고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수서공간을 만드는데 간벌재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 치수·수리·환경이 공생하는 하천
최근 사회경제의 변화에 의해 하천제도에 대한 상황도 크게 변화되고 있다. 하천은 단지 치수, 수리의 역할 뿐 만아니라, 친환경적인 수변공간이나 다양한 생물의 생식·생육 환경으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풍토와 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그 지역만의 개성을 살린 하천만들기를 국민들은 요구하고 있다. 아마 한반도를 운하로 연결시키고자 하는 공약에도 이러한 요구가 반영되어 있어야 하고 반드시 반영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미 일본에서는 1996년 하천 심의회에서 사회경제의 변화에 기초한 하천제도에 대한 제언이 있었고, 건설성은 이에 근거하여 지금까지의 치수, 수리를 중심으로 규정된 하천법 개정의 검토를 하게 되었고, 1997년 국회에서 하천이 가지는 자연 환경, 하천과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생활환경 등 「하천환경」에 명확히 목표를 부여할 수 있는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