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첨단주택 수퍼-E 하우스 ③/건강주택이 갖춰야 할 조건
캐나다의 첨단주택 수퍼-E 하우스 ③/건강주택이 갖춰야 할 조건
  • 나무신문
  • 승인 2008.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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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재완 국제목구조교육센터 원장

‘건강주택’ 이라는 용어는 과연 어떻게 정의하는 것이 옳을까? 병에 걸린 사람을 낫게 하는 주택이란 말인가? 사람마다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 주택”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우리는 열악한 생활환경 속에서 살기 때문에 ‘건강’ 혹은 ‘웰빙’이라는 단어에 큰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상업화 된 사회에 사는 우리 소비자들은 상업적 목적으로 위장한 잘못된 광고에 의해서 무의식 중에 세뇌될 뿐만 아니라 판단력을 잃게 된다. 이와 같은 문제는 우리나라의 주택문화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과연 아파트 이름을 외국어로 ‘건강’이라고 짓는다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주거환경이 건강에 특별히 더 좋은 것일까?

우리는 공해 없는 주거환경을 간절히 추구하지만 사실상 건강에 100% 무해한 주택을 짓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주택을 건축하려면 매우 다양한 자재들을 사용하게 되는데, 소비자 혹은 건축업자가 그 자재들의 품질이나 공해물질의 사용여부를 정확히 판단해서 선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와 같은 어려움은 식품을 선택할 때에도 경험하게 되며, 국가에서 품질검사와 인증제도를 엄격하게 체계화해야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수퍼-E 하우스에는 무공해 자재들을 최대한 사용한다. 제재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공학목재는 목질과 접착제를 주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무공해 내지는 저공해 자재를 선별해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퍼-E의 인증에 필요한 조사서에는 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카펫(carpet)의 면적이나 건물의 바닥면적과의 비율까지도 항목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주택에 사용하는 자재들에 대한 철저한 선별이 중요하다. 

수퍼-E 하우스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건물외피(building envelope)를 고도로 단열하고 밀폐함으로써 실내의 공기질(IAQ)이 일반주택에 비해서 더 쉽게 악화된다. 아무리 고도로 단열을 해도 건물외피에 수많은 구멍이 존재해서 많은 공기가 건물 내부로 유입되거나 건물내부에서 외부로 유출된다면 건물의 에너지 효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에는 에너지 효율이 50%까지 손실이 생긴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와 같은 건물에서는 실내의 공기질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수퍼-E 하우스에서는 실내의 공기질을 항상 신선하게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우리는 흔히 신축 혹은 개축 건물에 사용한 건축자재에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을 사용했는지 여부와 그것들의 배출가스로 인한 실내공기의 오염을 걱정한다. 그 문제를 걱정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지만, 환기설비가 없는 건물에 살면서 적절하게 환기를 하지 않는 생활습관도 건강에 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수퍼-E 하우스에는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환기를 할 수 있는 열 회수 환기장치(HRV-Heat Recovery Ventilator)를 설치한다. 이 환기장치는 외부로부터 흡입하는 신선한 공기와 외부로 배출하는 옥내공기와 사이에 열 교환이 이루어 지도록 함으로써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한다. 창문이나 문을 열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환기가 가능하며, 환기장치에 부착된 필터가 옥내로 유입되는 공기에 포함된 먼지를 상당량 제거하기 때문에 실내를 자주 청소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그 밖에도 건강에 도움이 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주택을 짓기 위해서 가능하면 건물의 방위를 남향이 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며, 방의 용도에 따라서 창문의 위치와 크기를 적절히 설계해서 겨울에 충분한 햇빛을 실내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건강주택의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는 물이다. 주택에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은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