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벤텍퍼니처
클로즈업/벤텍퍼니처
  • 유상기 기자
  • 승인 2008.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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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무늬목 조명

벤텍퍼니처 사무실에 들어서자 사무실 천정에 무늬목을 이용해 형형색색 빛을 발하는 조명이 눈길을 끈다. 자세히 보니 특별한 가공이나 정교한 기교를 부리지 않고 무늬목을 활처럼 휘게 해서 여러 겹으로 조명등을 감싸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조명등을 감싼 무늬목을 통해 각 조명등의 색깔이 그대로 외부로 은은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무늬목 자체가 주는 나무결에 조명에서 나오는 여러 색채의 빛이 어우러져 조명등은 매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저 조명이 사무실보다는 오히려 고급 매장이 일반 가정의 침실에 있으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한기만 대표에게 상품 출시가 됐는지를 묻자 아직은 상품 출시를 생각하고 만든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는 “유럽에서 무늬목을 이용해 만든 조명등으로 수입된 완제품이 사실 많다. 그것들을 자세히 보면 매우 화려한 기교와 조형미를 뽐내고 있지만 사실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들의 제품과 동등한 경쟁을 할 제품을 국내에서 제작하기란 사실 큰 무리가 따른다”고 전한다.
그런데 천정에서 눈길을 끄는 저 무늬목 조명등이 이러한 고가의 무늬목 조명등보다는 무늬목 자체의 나무 질감을 최대한 살리면서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벤텍은 고주파를 이용해 여러 모양으로 제작된 자작나무 합판 위에 무늬목을 붙여 제품을 생산해 왔을 것이다.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고 또 상품개발을 염두치 않고 무늬목만으로 제품을 완성한 것은 저 조명등이 유일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또한 벤텍이 전쟁 같은 제품개발 각축에서 한걸음 물러나 홀가분한 기분으로 만든 제품이 디자인과 시장성에서 경쟁력을 갖게 된 유일 한 경우가 아닐까.

어쩌면 디자인 개발에 대한 창의성은 이러한 홀가분한 마음에서 양산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계획하고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여유로워야 제품도 이를 좇아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한 마음이 들게 하고 여백의 정서를 자아내게 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