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신원티앤피는 뉴송을 직거래로 들여와 건축가설재만 만든다.

대개 대형 제재업체들은 도매를 한다. 이유가 여러 가지겠지만 우선 직거래를 함으로 수입상들보다 저렴한 단가로 들여와 그 마진폭을 이용해 판매하청의 기본적인 구조부터 만들 수 있다. 다른 이유는 리스크다. 현금거래가 아니면 소매업자들이 물건을 가져갈 수 없도록 관행도 만들었다. 그 밖에 업종간의 알지 못할 입김도 있다. 시공사나 건축주들을 상대로 소매를 직접 할 경우, 자사에서 물건을 내어 간 유통업체들과의 경쟁으로 대립각이 서기 때문이다.

신원티앤피는 직거래를 해서 제재를 하지만 시공사나 건축주를 상대로 소매전략을 펴고 있다. 지금처럼 유통망이 복잡해지기 전에는 모든 제재업이 소매였을 것이다. 그래서 고전적이다.

그렇다면 리스크가 문제다. 보통 어음이 돌고 신용만으로도 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여간 힘든게 아닐 것이다. 최재혁 부장은 “사실 리스크를 안고 간다. 하지만 중간 도매를 하지 않고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라고 말한다. 여기에는 장점도 있다고 한다. “대형 제재업체들은 현금을 받고 제재목을 판매하지만 무수히 많은 도매업체들을 상대하다 보니 마진폭이 적다. 도매업체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거래 업체가 유통업체처럼 소매를 한다면 중간 단계가 없어져 마진폭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리스크를 안는 것은 신용으로 물건을 넘겨줄 정도로 자금회전이 허용되는 조건이나 마케팅면에서 혁혁한 노력과 남모를 숨은 비결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간 크고 작은 제재업체들을 취재하면서, 많은 중소 제재업체들이 날카로운 유통마진의 각축장에서 한가닥 외길로 내몰려 걷는 ‘도매반 소매반’ 전략을 너무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신원티앤피 수익 전략은 고전적인데, 사정을 듣고 나니 복잡한 유통망에 포함돼 애정을 불러일으키는 다른 업체들에 비해 해방감을 느끼는 상대적 홀가분함은 떨쳐 버릴 수 없다.